2017-05-12 인민화보
2016년 8월 4일 충칭(重慶)시, 창장(長江) ‘황금수로’에 다시 생기가 돌아 춘탄(寸灘)항이 분주하다. 사진/IC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제시된 이후 ‘일대일로’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사람들이 새로운 발전 협력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둘째, 공론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대일로’는 지역협력 구상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넓은 의미의 협력 아이디어 및 플랫폼으로 확대됐다.
중국 서부,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다
‘일대일로’는 육·해상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라는 광활한 지역을 연결해 인프라·산업단지를 건설하고 항구 경제지대 및 항구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지역간 호연호통(互聯互通, 상호 연결과 통합)을 실현하는 것이다. 나아가 투자, 상품, 서비스, 자금, 기술 및 인력의 편리한 유동을 촉진함으로써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창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중국이 이런 구상을 내놓은 이유는 물론 자체적인 고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첫째는 경제 전환에서 새로운 발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1980년대 초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동부 연해지역은 지리적 우세 덕분에 경제 발전의 중심이 됐고 각종 자원과 노동력이 몰렸다. 반면 서부 지역은 발전 활력이 부족하고 지역간 발전 불균형이 심각해져 지역 발전 불균형이 전체 사회 경제 안정과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위협적 요소가 됐다.
중국 정부는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그중 영향력이 가장 컸던 것은 지난 2000년부터 시행한 ‘서부대개발 전략’으로 12개 성, 구, 시가 해당됐다. 중앙정부는 이 지역의 각종 인프라 건설(도로, 고속도로, 철도, 전력, 천연가스 사업 등)을 대대적으로 지원했고, 동부의 자원을 서부로 옮기기 위해 우대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났건만 서부 지역의 경쟁 우위는 뚜렷하게 높아지지 않았고 중국 동부와 서부의 지역간 발전 불균형도 해소되지 않았다. 중요한 이유는 서부가 지역적으로 ‘내부적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부대개발 전략이 국내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일대일로’는 서부 지역의 국내·국제 발전 전략을 결합해 보다 개방적인 시장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육지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러시아-유럽, 중국-동남아시아-남아시아를 연결해 개방적인 새로운 발전 벨트를 건설하는 것이다. 해상 실크로드는 중국-동남아시아-인도양-아프리카-유럽, 중국-대양주를 해상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해 바다를 뛰어넘은 협력지대를 건설해 공동 발전하는 것이다. 중국과 ‘일대일로’ 구상의 연선국가를 연결하면 새로운 경제공간 마련에 도움이 되고, 중국 서부지역에 새로운 지대가 창출될 뿐 아니라 중국 전체에 새로운 발전협력 공간이 생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중국 쓰촨(四川)자유무역시범지구 사진/CFP
개방적·공동적 지역주의
기존의 개발원조와는 달리 ‘일대일로’는 공동 참여, 공동 계획, 공동 건설, 성과 공유의 협력 방식을 채택해 참여국은 평등한 파트너가 된다. 지역적 범위를 살펴보면 ‘일대일로’는 많은 국가를 커버하기 때문에 협력 파트너간 적극적인 참여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참여자의 이익 만족을 전제로 협상을 통해 공동선을 건설하고 모든 참여자의 국가발전전략을 통합한다는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30여 년의 고속성장을 거친 중국 경제는 ‘뉴노멀’이라는 국면에 진입했다. 즉 고속성장에서 중등 속도의 성장으로 전환되면서 중국의 제조업은 생산 장소를 다시 물색하여 원가를 낮추고, 기술 수준을 높임으로써 경쟁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일대일로’ 협력 메커니즘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거대한 발전 공간 및 비용 우위를 통합하지만, 과거 시장비용을 고려해 한물 갔거나 오염을 유발하는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시키는 것과는 달리 현지 국가와 협상하고 신산업 설계 및 구축에 중점을 둔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산업의 확장과 향상이다.
‘일대일로’ 연선국가와 지역은 대부분 개도국 경제체로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평균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독자적으로는 양질의 인프라 네트워크 건설이 어렵다. 인프라 발전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공자금이 필요하고 금융기관의 협력과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인프라 발전협력 융자의 새로운 모델로 장기 투자의 병목현상 및 제약 해결에 도움이 된다. 회원 자격은 AIIB에 진정한 관심이 있고 공헌을 희망하는 모든 국가에게 개방돼 있고, 운영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해 회원국이 공동으로 정책을 결정한다.
현재 세계 경제는 험난한 조정기에 놓여 있다. 소득 분배 격차가 커지고 발전 불균형이 심해졌으며 무역 및 투자 성장률이 둔화되고 보호주의가 성행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개방, 협력, 발전의 새바람을 몰고 왔다. 또한 정부의 지원과 국제기관의 참여가 있어 공공 및 개인 투자가 매력적이게 됐다. 이는 내·외부의 무역 및 투자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경제성장 잠재력을 자극할 것이다.
물론 각국의 상황이 복잡하고 이익이 다르기 때문에 ‘일대일로’ 건설에 힘을 모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국가별 정치 리스크, 투자 리스크, 테러 리스크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해 진지한 연구와 종합적인 대책, 이해득실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일대일로’ 건설은 장기적인 발전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 단기적인 행동은 아니기 때문에 추진과 건설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경중과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 ‘일대일로’ 건설의 제안자인 중국은 각국의 이익을 조정하고, 비지니스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평가하며, 양자간 경제무역협정 및 규칙을 강화하고,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촉진 및 확대하며, 핵심적인 창업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각국간 경제 발전·정치 협력·안보 보장·인적 교류에서 접합점을 찾아야 한다. 동시에 ‘일대일로’ 건설의 5대 우선 분야인 정책 소통, 시설 연동, 무역 활발, 자금 융통, 민심 상통에서도 효과적인 협력시스템을 마련해 경중 완급을 잘 조절하고 각국의 이익 균형과 공동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또한 ‘일대일로’ 구상은 협력과 상생의 지역 및 국제 신질서 구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전세계 경제가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대일로’ 구상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고, 참여 열정 자극과 자원 투입을 통해 개도국의 종합적인 발전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때문에 세계 경제가 불황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발전 단계로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계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반응과 대책이 있다. 최근 미국의 새 정부가 ‘미국 제일주의’라는 보호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개방 협력 및 공동 발전을 기반으로 한 ‘일대일로’ 구상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일대일로’는 협력 구상이지 전략 경쟁이 아니다. ‘일대일로’는 협력 정신을 높이고 운명공동체 의식을 강화함으로써 협력과 평화를 지역 및 세계에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글|장윈링(張蘊嶺),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와 한국 국립외교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 아주경제신문사가 협찬한 ‘중한 미래발전 싱크탱크포럼’이 2017년 12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