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6 글|장진원(張勁文)
“인공지능의 신속한 발전은 인류사회 생활을, 세계를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다.” 중국 국무원이 2017년 7월 8일 발표한 <국가 차세대 인공지능발전규획(國家新一代人工智能發展規劃)> 첫 머리에 등장한 문구다. 현재 제조업, 농업은 물론 물류, 교통, 환경보호에서도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과 밀접한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바로 스마트시티(智慧城市)다.
스마트시티란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 도시의 주요 공공기능을 네트워크화한 도시를 말한다. 클라우드·네트워크·단말을 통해 실시간 온라인·스마트 통합·상호연계·빅데이터 구동을 실현함으로써 공간을 확장하고 뉴 거버넌스를 업그레이드하며 생활방식을 혁신, 인간과 서비스·인간과 도시·인간과 사회·인간과 자연환경·인간과 미래관계가 지속 적으로 발전 가능한 경제사회발전의 새로운 형태를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상호연계, 스마트 서비스, 편의성 및 효율 제고, 기업 및 민생 이익 도모, 데이터 구동, 협동혁신, 지속가능한 발전’이 신형 스마트시티의 중요한 목표다.
사실 중국에서 스마트시티는 낯선 개념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정부업무보고를 보면 스마트시티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담겨 있다. 이듬해 2016년 9월 국무원이 발표한 <인터넷플러스 정부 서비스 업무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에는 처음으로 ‘신형 스마트시티 건설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것이 명시되었다. 인터넷, 모바일인터넷,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달함에 따라 스마트시티 서비스에 대한 도시 주민들의 요구수준 또한 크게 제고되었다. 2017년 11월 10일 열린 중국 사물인터넷총회 중 ‘신형 스마트시티와 스마트 생활’ 섹션회의에서 공업정보화부 산하 중국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스마트시티연구실 류펑위(劉鵬宇) 부주임은 현재 총 386개 도시가 스마트시티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스마트시티에는 거대한 성장 잠재력이 숨어 있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은 이 분야에서 알리바바, 화웨이(華為) 등 유수의 IT기업들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3대 통신업체는 최근 몇 년간 300개 도시와 스마트시티 건설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전역의 25개 성(시·구)정부 352개 도시와 신형 스마트시티, 인터넷플러스 정무서비스 등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행정처리, 의료서비스, 교통, 세금납부 등 9개 부문 59개 서비스를 출시해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시티 건설이 완비되고 다양한 유형의 스마트시티가 보급됨에 따라 참여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편하고 여유로워진 생활
베이징 펑타이(豐臺)구 류리차오(六里橋) 남서쪽에는 ‘인(人)’자형의 건축물이 있다. 바로 중국 스마트시티의 새 지표 중 하나인 베이징시 행정서비스센터(이하 센터)다.
센터의 총 면적은 20만8000m2에 달한다. 이 곳은 베이징시 전역의 44개 위원회, 판공실, 사무국 및 16개 구·현의 740여 개 항목에 대한 심사 및 비준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총 248개 창구가 개설되어 있으며 모든 창구는 ‘한 입구, 한 출구(一口入 一口出)’, 즉 모든 시민에게 ‘원스톱’ 행정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곳은 물리적인 부분에서만 심사 및 비준업무를 집중시켰을 뿐 실제로는 제 각각인 ‘가짜’ 원스톱 서비스와 확실히 다르다. 센터는 진정한 의미의 ‘일창식(一窗式, 한 창구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 서비스, ‘원스톱’ 서비스,‘일괄적’ 심사 및 승인 서비스, ‘일문식(一門式)’ 수납서비스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센터를 찾은 시민과 기업인들은 단 두 가지 일만 하면 된다. 자료를 제출하고 당일 혹은 며칠 뒤 같은 창구에서 증명서를 받는 것이다. 740여 가지의 심사승인 업무 모두 이와 같다.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시민의 수고를 덜어주는’ 서비스 배경에는 기술지원 및 서비스가 없을 수 없다. 실제 베이징시 행정서비스센터는 베이징 행정클라우드 플랫폼 위에 만들어졌다. 베이징 행정클라우드 플랫폼은 베이징시 부처별 경계를 초월한 데이터 공유 및 업무협력플랫폼이자 데이터공유 및 업무교환 플랫폼, 행정협력 플랫폼이다. 베이징시 행정심사 및 승인·행정협력 등 7개 분야 행정서비스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베이징시 행정서비스능력을 전면적으로 향상시켰다.
스마트행정서비스 외에 안면인식 엘리베이터, 화재자동경보 등 스마트 기술은 중국의 많은 도시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또한 머지 않은 미래에는 스마트보안서비스 또한 정식으로 운영될 것이다. 다시 말해 사물인터넷과 생체인식기술을 통해 안면인식기능을 업그레이드 함으로써 낮에는 또렷하지 않고 밤에는 보이지 않는 기존의 보안체계를 바꿀 것이다.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 연동으로 조명과 에어컨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스마트가구 또한 점점 우리 생활에 다가오고 있다.
‘생각하는’ 도시 교통
오후 4시는 구이양(貴陽)교통경찰이 당일 이동차량 대수를 통계 내는 시각이다. 매일 이 시각,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메뉴를 선택하면 컴퓨터 스크린에 분석화면이 뜨고 그 화면 안에서 실시간 교통상황과 차량 유동량, 심지어 다른 성에서 유입된 차량이 몇 대인지까지 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일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강력한 데이터베이스 분석기술 덕분이다. 교통경찰들은 방대하고 무질서한 교통 빅데이터 가운데서 데이터 분석 및 가시화 과정을 통해 신속하게 중요 정보와 지표들을 확인하고 과학적 해결방안을 도출한다.
스마트교통시스템을 응용한 이후 구이양시 주요 간선도로의 정체빈도는 35% 가량 줄어들었고 정체 시간은 27% 단축되었다. 또한 구 도심 지역 정체율은 50%나 줄어들었다. 이 같은 데이터들을 얻게된 뒤 교통경찰들은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교통경찰들에게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함과 동시에 스마트교통시스템은 법 집행 역시 편리하게 만들었다. 교통경찰들은 불법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에 대해 더 이상 감시카메라나 무작위 검문에 의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 스마트교통시스템이 자동으로 불법 번호판 부착 차량을 발견, 8초 내에 소리와 빛으로 정보를 전달한 뒤 검거작전까지 세워주기 때문이다. 검거 또한 교통경찰이 과속을 해가며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 관제플랫폼에서 자동으로 문제 차량의 주행노선을 추적하고 예측해 가까운 곳의 신호등을 ‘빨간 불’로 설정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문제 차량은 교통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신호에 걸려 어디로도 도망갈 수가 없다.
인공지능과 도시교통의 결합방식은 다양하다. 일례로 2016년 윈치대회에서 알리클라우드는 항저우에 ‘대뇌’를 만들 것이라고 선포했다. 도시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스스로 처리하는 인공지능시스템, 이것이 바로 알리클라우드의 ‘ET시티 브레인’이다. ET 시티 브레인의 첫 번째 목표는 항저우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2017년 10월 11-14일 열린 윈치대회에서 시티 브레인은 1년 간의 성적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티 브레인 1.0은 정식으로 항저우 128개 신호등을 대체했고, 시범지역의 통행시간을 15.3% 단축시켰으며, 고가도로 이동시간을 4.6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내에서는 일평균 500회 이상 경찰에 신고를 했고 정확도는 92%에 달했다. 샤오한(蕭山)구의 경우 120 구급차가 사고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지금 항저우에서는 데이터가 도시를 더욱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고 있다. 마치 물, 전기, 도로 같은 인프라처럼 말이다.
알리바바 기술위원회 왕젠(王堅) 주석은 스마트시티의 앞날을 밝게 점친다. “도시가 오늘날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나타난 많은 문제들은 더 이상 인간의 머리로는 해결할 수 없다. 반드시 기계에 의존해야만 한다. 2050년의 항저우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도시는 100만배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을 것이다. 물과 전기를 기존의 10%만 사용하게 되어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또한 도로자원은 부단히 업그레이드되어 옛날 같으면 도로나 길을 깔아야 할 땅은 공원이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생활은 더욱 쾌적하고 편리해질 것이다.”
글|장진원(張勁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