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발전 기회를 잡아야

1978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의 개혁개방 역사는 근 40년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세계 제조업 규모는 총 12조5800억 달러로 나라별로 보면 중국 3조7100억 달러, 유럽연합(EU) 2조5700억 달러, 미국 2조700억 달러, 일본 9000억 달러, 독일 78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어 한국,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4000억 달러를 넘는다. 중국의 제조업 규모는 전세계 1/3에 달하고 이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공업 규모 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공업 기술 수준과 공업 제품 구조, 환경 영향 분야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독일인의 구분에 따르면 전세계의 산업 발전은 4단계로 나뉜다. 18세기는 제조설비 기계화 단계다. 20세기 초의 전기화와 자동화는 산업 2.0이다. 1970년대 일어난 정보화는 산업 3.0이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를 기반으로 한 시대는 산업 4.0이다. 2013-2014년 중국의 학자들과 산업계는 중국 공업 기술의 전반적인 수준이 산업 2.5 시대에 머물러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전기화와 자동화가 산업 정보화로 가는 과도기다. 중국의 공업은 정보화 단계를 거쳐 스마트화로 순차적으로 나가야 할까, 아니면 다른 지름길로 가야할까? 2015년부터 우리는 해답을 조금씩 봤다.

2015년 5월 8일 중국 정부는 제조 강국 전략의 첫 번째 10년의 행동 강령인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했다. 핵심은 차세대 정보기술과 제조업 융합에 박차를 가해 스마트 제조를 추진하는 것이다. 행동 강령의 목표는 첫 단계인 2025년까지 제조 강국 대열에 합류하고, 두 번째 단계인 2035년까지 중국의 제조업을 세계 제조 강국 진영의 중등 수준까지 올리며, 세 번째 단계인 신중국 성립 100년이 되는 해에 종합적인 실력이 세계 제조 강국의 선두에 서는 것이다.

2017년 7월 20일 중국 국무원은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핵심은 AI의 빠른 발전이 인류 사회 생활과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중국이 AI 발전의 중요한 전략적 기회를 잡고 새로운 국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AI의 핵심 기술, 정상급 인재, 표준 규범 등 분야에 힘써 AI 응용에 박차를 가하고 AI 산업을 육성해 중국 경제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월 15일 중국 국가과학기술부는 차세대 AI 개방 혁신 플랫폼 리스트를 발표했다. 바이두(百度)가 구축한 무인운전 국가 AI 개방 혁신 플랫폼,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구축한 도시 대뇌(城市大腦) 국가 AI 개방 혁신 플랫폼, 텐센트(騰訊)가 구축한 의료영상 국가 AI 개방 혁신 플랫폼, 커다쉰페이(科大訊飛)가 구축한 스마트 언어 국가 AI 개방 혁신 플랫폼이 선정됐다. 관련 대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AI 분야에서 강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비약적인 발전’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계획과 행동은 제조업 강국을 향한 중국의 야심과 책임을 보여준다. 잘 알려진 대로 산업혁명은 낡은 생산 방식을 바꿔 경제를 빠르게 발전시켰으며, 인간의 생활 방식과 사회 면모를 바꾸고 삶의 수준을 높였다. 동시에 지나친 자원 개발, 환경 파괴, 살상 무기가 전쟁 등에 사용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재난을 가져왔다. 세계에서 제조업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인 중국은 보다 효율적인 생산 방식과 사회 수요 변화에 부합한 생산 구조 및 공업 부작용 감소 등 분야에서 마땅한 책임을 지고 성공 경험을 나눠야 한다. 책임을 진다는 것의 전제는 공업 기술 진보의 맥락을 잘 잡는 것이다. AI 시대에 혁신형 국가 건설을 핵심으로 한 중국은 기회를 잡고 새로운 비약적인 발전을 시작해야 한다.

‘군사와 말이 떠나기 전에 군량과 마초가 먼저 간다’는 옛 말이 있다. 현재 중국 기업과 투자계는 AI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각급 정부도 수백억 위안 규모의 다양한 계획을 시작했다. 국가적·민간적 차원의 투자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져 AI 창업기업, 중요 프로젝트, 학술 연구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AI 연구개발(R&D)과 산업 투자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딥 러닝, 로봇, 스마트 자동차, 기계번역, 증강현실, 음성 뜻 식별, 얼굴 식별, AI 컴퓨팅 플랫폼 등에 분포되며 제조업, 교통 및 물류, 농업, 의료, 금융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른다. 심지어 각종 업계에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플러스’ 모델의 기술 서비스 기업도 등장했다.

넓은 시장·인재·R&D가 중요 요소

중국 대륙의 광활한 시장이 AI 기술의 실용화, 상품화에 강력한 기반을 제공했다. 필자는 중국 시장이 신기술을 상품화·규모화시키는 대규모 인큐베이터라고 생각한다. 이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14억 소비자와 연구자, 각종 생산 및 서비스 설비가 언제 어디서나 막대한 양의 생산과 소비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막대한 양의 데이터는 AI 기술 응용의 결정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중국은 AI의 발전과 응용 시장 환경이 전세계에서 제일 좋다고 할 수 있다.

시장 요소 외에 인재도 중국이 앞으로 AI 분야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거뒀고 국제 과학기술 논문 발표 양과 특허 양이 세계 2위다. 중국은 AI 분야에서 세계 선두의 혁신 기지 건설을 추진했다. 기존의 AI 관련 국가 중점 실험실, 기업 국가 중점 실험실, 국가 공정 실험실 등 기지를 이끌고 차세대 AI의 선도적 연구를 진행해 AI 기초의 선진 이론과 핵심 공통 기술을 획득했다. 중국은 완벽한 AI 실험실을 하나씩 건설하고 있고, 그곳으로 젊은 연구원과 박사생이 집결하고 있으며, 연구 자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과학기술 R&D 분야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해 2011년 중국의 R&D 총액은 1조 위안(약 164조9800억원)을 넘어 GDP의 1.98%를 차지했다. 하지만 과학기술 자원 배치가 불합리하고 이용 효율이 낮아 과학연구 성과가 응용기술로 전환되지 못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의 과학기술 성과 전환율은 10% 내외에 불과해 선진국의 40%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과학연구 성과 전환율이 낮다는 것은 체제와 메커니즘이 복잡하고, 법률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기업이 주체가 된 혁신 제도 건설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국가는 산학연 협력을 촉진하고 AI 관련 기술과 산업 혁신 기지를 건설해 선두기업이 기술 혁신의 시범 역할을 하도록 하여 최신 기술 성과와 자원, 서비스가 정확하게 맞물리도록 할 것이다. 올 11월 국가과학기술부가 AI 개방 혁신 플랫폼을 여러 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을 건설 기지로 삼겠다는 것이지, 과거처럼 대학교나 대학원에 건설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체제 메커니즘 건설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AI 산업은 과학연구 성과 전환, 인력 및 자본·자원의 효과적인 운용, 공평·공정한 시장경제 메커니즘 구축, 법률 환경, AI 산업 상품의 지식재산권, 세계 무역, 투자 협력 등 분야에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과 개방은 미래를 향한 두 다리

개혁과 개방은 지난 40여 년 동안 중국이 경제 진보의 길을 걸어온 중요한 두 다리였고 미래를 향한 두 다리이기도 하다. 중국 AI의 전반적인 수준은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따라서 중국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 기초 이론, 핵심 계산법, 핵심 설비, 고급 칩, 주요 제품 및 시스템, 기초 소재, 소자와 부품, 소프트웨어 및 인터페이스 등 분야의 국제 협력에 힘써야 한다. 중국은 국내 AI 기업 및 R&D 기관과 해외의 기업·대학·연구소·팀과의 협력을 지원할 것이다. 국내 AI 기업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실력있는 AI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주식 투자·창업 투자·해외 R&D 센터 설립 등에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 AI 기업이나 과학연구기관이 중국에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장려할 것이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이용해 AI 국제 과학기술 협력 기지, 공동 연구센터 등 건설을 추진하고, AI 기술이 ‘일대일로’ 연선 국가에 응용되도록 할 것이다. 또한 AI 국제조직 설립을 추진하고 관련 국제표준을 공동 제정할 것이다. 관련 업계·협회·연맹·서비스 기관이 AI 기업의 세계화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지원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AI 생산 현장, 무인 농장, 무인 운전, 무인 물류, 무인 주유소, 무인 마트, 무인 호텔, 무인 영화관에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로봇과 무인 정부 서비스 기관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생활에 파고들 것이다. 이는 새로운 산업혁명일 뿐 아니라 사회생활 형태와 문화 관념 등에 있어 역사적인 변혁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더 나아가 전세계가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AI R&D 생태권과 산업사슬을 함께 만들어 신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혜택을 주게 하자는 것은 의미있는 주제다.

AI산업, 3단계로 발전

첫 단계는 다음과 같다. 오는 2020년까지 AI의 전체적인 기술과 응용이 세계 선진 수준에 도달하고, AI산업이 새로운 경제 성장포인트가 되며, AI 기술 응용이 민생 개선의 새로운 방법이 되어 혁신형 국가 대열 진입 및 샤오캉(小康)사회 전면 건설이라는 분투 목표를 강력하게 지원하도록 한다.

-차세대 AI 이론 및 기술에서 중요한 진전을 거둔다. 빅데이터 지능, 크로스 미디어 지능, 스웜(Swarm), 혼합-증강 지능, 독립 지능 시스템 등 기초 이론과 핵심 기술에서 중요한 진전을 거둔다. AI 모형 방법, 핵심 부품, 첨단 설비, 기초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상징적인 성과를 거둔다.

-AI산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진입한다. AI 기술 표준, 서비스 체계, 산업 생태사슬을 기본적으로 구축하고, 세계적인 AI 기업을 육성한다. AI 핵심산업 규모가 1500억 위안이 넘고 관련 산업 규모가 1조 위안이 넘는다.

-AI 발전 환경을 보다 최적화해 중점 분야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응용하며, 수준 높은 인재와 혁신 팀을 모아 일부 분야의 AI 윤리 규범과 정책 법규를 기본적으로 마련한다.

두 번째 단계는 다음과 같다. 오는 2025년까지 AI 기초 이론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고, 일부 기술 및 응용이 세계 선진 수준에 도달해 AI가 중국의 산업 업그레이드와 경제 전환의 주요 동력이 되도록 하며, 스마트 사회 건설에서 긍정적인 진전을 거둔다.

-차세대 AI 이론 및 기술 체계를 기본적으로 구축하고, 자체 학습 능력을 지닌 AI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거두며, 여러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낸다.

-AI산업이 전세계 가치사슬의 최고 수준에 진입한다. 차세대 AI가 스마트 제조, 스마트 의료, 스마트 도시, 스마트 농업, 국방 건설 등 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되도록 한다. AI 핵심 산업 규모가 4000억 위안이 넘고 관련 산업 규모가 5조 위안이 넘는다.

-AI 법률 법규, 윤리 규범, 정책 체계를 기본적으로 마련하고 AI 안전 평가와 통제 능력을 갖춘다.

세 번째 단계는 다음과 같다. 오는 2030년까지 AI 이론, 기술 및 응용이 전반적으로 세계 선두 수준에 도달해 세계 주요 AI 혁신 센터가 되고, 스마트 경제·스마트 사회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혁신형 국가의 선두권에 들어가고, 경제 강국 건설에 중요한 기반을 다진다.

-비교적 성숙한 차세대 AI 이론 및 기술 체계를 형성한다. 뇌유사(Brain-Like Intelligence), 독립 지능, 혼합 지능, 스웜 등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거둔다. 국제 AI 연구 분야에서 영향력을 가져 AI 과학 기술의 우위를 점한다.

-AI 산업 경쟁력이 국제 선진 수준에 도달한다. 생산 생활, 사회 관리, 국방 건설의 각 분야에서 AI의 응용 범위를 넓히고 깊이를 더해 핵심 기술, 핵심 시스템, 지원 플랫폼, 스마트 응용을 커버하는 완벽한 산업사슬과 첨단 산업군을 형성한다. 이에 따라 AI 핵심 산업 규모가 1조 위안을 넘고 관련 산업 규모도 10조 위안을 넘는다.

-전세계 선두의 AI 과학기술 혁신 및 인재 양성 기지를 마련하고 보다 완벽한 AI 법률 법규, 윤리 규범, 정책 체계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