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따르면 중·한 쌍무무역액은 수교 초기 50억 달러에서 수교 25년 뒤 2905억 달러로 늘어나 3000억 달러에 근접했다. 양국의 쌍무무역액은 중·한 통상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중·한 관계가 급냉됐고, 민간 교류도 큰 영향을 받았다. 때문에 중·한 통상 협력 촉진이 이번 문재인 대통령 방중의 중요 의제 중 하나였다.
2017년 12월 14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017중-한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의 타종식 장면 사진/ CFP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방중 행사 중 일환으로 2017년 12월 14일 베이징에 위치한 차이나내셔널컨벤션센터(CNCC)에서 열린 ‘2017중-한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하고 축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가들의 진심과 열정 속에서 양국의 굳건한 우정과 밝은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개막 타종식에서 문 대통령은 “우렁찬 종소리처럼 어두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한·중 관계가 보다 긴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중-한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에는 170여 개 한국 기업과 500여 개 중국 기업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중·한 기업 1대1 무역상담회, 기업 온라인 플랫폼 입주 상담회, 글로벌 파트너링 상담회, 중·한 혁신기업 포럼 등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 한류문화홍보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등이 참가했다.
기업 간 매칭 수요 높아
“우리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입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해 화장품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길 바랍니다.” 한국의 한 기업 대표가 중-한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회사를 소개했다.
중·한 양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경제·무역 행사인 이 행사에는 화장품, 의약품, 영·유아용품, 패션, 농산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 분야는 물론이고 로봇, 무인기, 3D컴퓨터 등 첨단 스마트 제조업과 양로·의료 분야 서비스업 기업,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기업 등 다양한 기업이 참가했다.
토지 소독기, 스마트 키, 마사지 팩, 한국 식품 등 전시관에는 다양한 상품들로 가득했다. 제품 전시존 외에 기업들은 상담존도 마련했다. 의자 100여 개가 놓인 전시장에서 중·한 양국 기업가들이 1대1 상담을 했고,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가운데 열띤 토론을 벌여 회의장 분위기가 뜨거웠다.
한국 기업 대표들은 파트너십 대회 시작 후 오전 동안에만 여러 중국 기업과 상담했고, 일부 기업은 협력 협의를 체결하기도 했다. 1994년 설립된 한국 교육기업인 이퓨처(e-Future)는 이날 오전 중국의 교육기관인 신항다오(新航道)와 계약을 맺고, 신항다오에 이퓨처가 연구 개발한 300종 이상의 영어 교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기현 이퓨처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과 한국 모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로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국의 어린이 영어 교재는 대부분 서양 영어권 국가가 개발한 교재여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의 어린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이퓨처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에 적합한 영어 학습 교재와 영어 교육시스템을 개발해 현재 전세계 30개국에 수출했다고 소개했다. 기자와의 인터뷰 중간에도 중국의 모 온라인 영어 교육 회사가 이퓨처와 상담을 진행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중-한 경제·무역 파트너십에 참석해 혁신기업들과 대화를 나눴다. 사진/ CFP
양국의 혁신창업, 새 기회를 맞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중·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중·한 경제 협력이 새로운 25주년을 맞았다면서 이에 맞는 3대 원칙과 8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그중 8개 협력 방향에서 리스크와 창업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중국과 한국 모두 전세계에서 혁신과 창업을 장려하는 대표적인 나라다.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衆創新)’ 철학을 기반으로 혁신 기업이 중국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중요한 엔진이 됐고, 한국도 최근 들어 창업을 통한 취업 확대를 장려하면서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이번 중·한 경제·무역 파트너십 현장에는 수많은 혁신 제품들이 현장 참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장에 있던 양(楊) 여사는 기자에게 “한 바뀌 돌았는데 괜찮은 제품이 많다”며 그 중 한국 페이콕(Paycoq)사의 결제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페이콕은 빠른 속도의 결제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는 회사로 제품의 최대 장점은 단말기 대신 스마트폰 카메라로 신용카드를 찍어 결제하는 것이다. 양 여사는 기회가 있다면 이 회사와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트너십 현장 한쪽에서 기자는 대형 화물물류 운송 앱 회사를 발견했다. 이 회사의 왕량(王亮) 최고경영자(CEO)는 “간단하게 말해 우리는 대형 화물차의 디디다처(嘀嘀打車, 택시예약 앱)인 셈이다. 우리는 화물차 차주 대부분이 개인이고 물류 회사들은 이런 개인 차주에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분야에서 중·한 양국 시장의 기본 환경이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 한국 기업과 양국 시장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체결했고, 앞으로 중·한 양국 시장에서 동시에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번에 파트너십 대회를 통해 플랫폼에 흥미를 보이는 중·한 투자 기업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신제품 연구 개발로 중·한 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혁신창업 기업 외에 양국의 혁신창업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힘쓰는 기업도 있다. 타이쿠(太庫, Techcode)과학기술도 그 중 한 곳이다. 2015년 설립된 타이쿠 엑셀레이터 코리아는 중·한 혁신 자원의 연결과 교류를 추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황하이옌(黃海燕) 타이쿠과학기술 글로벌 CEO는 서울 엑셀레이터를 설립한 이후 한국에서 국제 대규모 투자회담 16차례, 현지 혁신 행사 65차례를 진행했고, 한국 창업자 1000여 명을 중국 로드 쇼에 초청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타이쿠과학기술은 중·한 양국을 기반으로 아시아로 뻗어나가 보다 다원화되고 완벽한 아시아 혁신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