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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룡, 홍콩 ‘영웅 영화’의 부흥


인민화보

2017-12-14      인민화보



<추룡(追龍, Chasing The Dragon)>은 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입소문이 가장 좋았던 영화였다. 이 영화는 ‘홍콩 영화 10년 사상 최우수작’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다. 확실히 이 영화는 홍콩 색이 짙은 공동제작 영화로,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과거 ‘나쁜 영화의 왕’이라고 불렸던 홍콩의 왕징(王晶) 감독이다.

10여 년 전 홍콩 영화는 부진의 늪에 빠졌고 공동제작 영화가 붐을 이뤄 많은 홍콩 감독들이 돈을 벌러 북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두 지역은 문화와 경제 등 상황이 달라 공동제작 영화는 홍콩 특유의 색을 살리기 어려웠다.

<추룡>은 관객들에게 오랜만에 홍콩 영화의 정취를 선사했다. <추룡>은 20세기 60-70년대 암흑가 조직과 부패 경찰이 넘치던 홍콩을 재현했고, 갱스터 두목 파호(跛豪)와 수사팀장 뇌락(雷洛)의 스토리를 담아냈다.

마약 밀매 조직의 두목인 파호, 그리고 조직 폭력배와 부패한 경찰 조직을 질타하는 뇌락’은 모두 실존 인물이다. 1991년 전쯔단(甄子丹)은 영화 <파호>에서 주인공 파호 역을 맡았고, 류더화(劉德華)는 1992년 영화 <여락(Lee Rock, 五億探長雷洛傳)>에서 주인공 뇌락 역을 열연했다. 두 사람은 이 영화로 당시 홍콩금상장영화제라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바 있다. 이후 수십년만에 두 영화의 주인공들은 <추룡>에서 자신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다시 만났다. 류더화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 세대 배우들에겐 홍콩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홍콩의 눈부신 시대를 걸어온 배우들에게서 일종의 대입감을 느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두 주인공 외에 최고의 조연인 정쩌스(鄭則仕)와 쩡장(曾江), 홍콩 드라마의 대표적인 배우인 황르화(黃日華)가 가세해 관객들에게 매우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추룡>은 스토리 전개와 배경, 싸움 장면에서 홍콩 영화 분위기를 재현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구룡성채는 낡은 아파트와 길이 어지럽게 뒤얽혀 있고 네온 불빛과 분향이 혼재한 곳이다. 이 곳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섞여있다. 이 세트 건설에 2개월 여의 시간과 1000만 위안(약 17억원)이 넘는 돈이 들었다. 영화 속 조직 폭력배들이 패싸움하는 홍콩 완짜이(灣仔)의 뤄커도(駱克道)는 포산(佛山)의 길 하나를 통채로 다시 꾸며 만든 것으로 상당히 정교하다.

관객은 영화 속 단순하고 거친 강호의 의리, 전쯔단과 류더화라는 두 영웅의 애증을 보면서 전형적인 홍콩 영화의 줄거리를 쉽게 떠올린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돌게 처리해 향수를 더했다.

두 주연의 연기는 매우 뛰어났다. 오랜 경력의 연기파 배우인 류더화는 외모나 연기 모두 여전히 일류였다. 26년 만에 다시 뇌락을 연기한 류더화는 일부러 성숙한 척할 필요가 없었다. 양복을 입고 가죽구두를 신은 그는 자신만만하고 여유있었다. 그는 역사상 가장 기품있고 멋진 홍콩 수사팀장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사람이 뒤섞여있는 ‘고모라’ 같은 구룡성채에 출몰했지만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고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정처없이 거닐 수 있었다. 

전쯔단의 연기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액션극 외에서 이렇게 그의 대단한 연기를 본 것은 오랜 만이었다.

이 영화는 흑과 백이 뚜렷하지 않고, 정의와 불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는 ‘인간성의 회색지대’를 스크린에 펼쳐냈다. 영화 속 두 인물은 전통적인 긍정적 인물은 아니지만 감독은 두 사람의 인격에 빛나는 면을 부여했다. 류더화가 연기한 인물이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일에 규칙을 논하고 마지노선을 설정한 것과 관계가 없지 않다. 전쯔단이 연기한 인물은 인정과 도의를 중요시하고 일에 규칙을 논하지 않으며 은인과 적이 명확하다.

<추룡>에서 조직 폭력배들이 패싸움할 때 전쯔단이 보여준 형제애, 젊은이에겐 마약을 팔지않는 신념, 도움을 받은 아가씨 아화가 커서 보답할 때의 정의로움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인간성의 복잡함을 느끼게 한다.

왕징 감독을 논하면 영화팬의 마음이 복잡해진다. 도박영화, 애로영화 하면 그가 떠오르지만, 무거운 영화인 <금전제국(金錢帝國)>을 연출하기도 했다. 홍콩대학 중문과를 졸업한 이 수재는 자신이 ‘나쁜 영화’를 찍는 이유는 시장에 영합하기 위해서이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단언한 바 있다. <추룡>은 그가 말한 능력을 증명한 영화다. 왕징 감독은 <추룡>은 자기가 ‘가장 많이 신경을 썼고,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으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전쯔단 역시 “왕징 감독은 보통 6개월 이상 찍지 않는다. 그런데 <추룡>은 2년을 찍었다. 이것만 봐도 감독이 이 영화에 거는 기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홍콩 영화의 정수를 잘 복원했기 때문에 10월 중순 기준 박스오피스가 5억 위안을 넘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친스웨(秦時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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