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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이해를, 이해로 감동을

톈진외국어대학교 쑨첸 선생님을 만나다


2021-08-16      글|정메이천(鄭美辰)

쑨첸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지원했다기 보다는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줄곧 중한 교류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시간이 갈수록 양국간 우호교류사업에 대한 마음이 더욱 소중하고 애틋하다.” 올해 46세인 쑨첸(孫倩)은 톈진(天津)외국어대학교 국제교육학원의 당총지부 서기를 맡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쑨첸은 자신의 자리에서 중한 민간 우호교류를 위해 묵묵히 노력해왔다.


“내가 안 가면 누가 가겠나”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지원했다기 보다는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다.” 긴급통역자원봉사대에 참여한 동기를 묻자 쑨첸은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대답했다. 2020년 2월, 학교에서 톈진시 인민정부 외사판공실을 도와 한국 교민들의 방역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통역봉사팀을 꾸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쑨첸은 주저없이 봉사팀에 자원했다.

 

그녀는 1998년 옌볜(延邊)대학교 인문대 조선어학과를 졸업한 후, 톈진외국어학원(현 톈진외국어대학교) 외사처에 입사하여 한국 교류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2012년에는 한국 순천향대학교 공자학원에 파견되어 중국측 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에 있는 6년 동안 경희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주한중국대사관 산하 서울중국문화센터에 파견되어 일하기도 했다. 한국생활을 통해 쑨첸은 자신의 언어실력을 다지고 풍부한 외사업무 경험도 쌓았다.

 

쑨첸은 “예측할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낯선 중국땅에 도착하면 당연히 긴장되고 초조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처럼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중간에서 소통을 돕고 상황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가 안 가면 누가 가겠나”라고 말했다.

 

2020년 2월 29일, 쑨첸을 필두로 총 14명으로 구성된 통역봉사팀이 톈진 빈하이(濱海)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마침 그날 한국-톈진 직항 항공편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하여 승객 및 크루 전원이 집중격리시설로 이송되었다. 쑨첸은 해당 항공편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 92명이 중국의 집중격리조치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자 통역봉사팀이 나서서 차근차근 설명하고 그들을 잘 다독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중국에 파견된 한 무리의 한국직원들이 있었는데 무리 중에서 그나마 중국어가 제일 낫다고 생각한 한 사람이 대표로 다가와 어설픈 중국어로 질문을 했다. 그 사람이 입을 떼자마자 바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며 모국어가 들리자 그 청년의 얼굴에 바로 화색이 돌고 무리 전체에 감돌던 긴장감도 풀렸다고 회상했다.

 

상대방 입장에서 마음 헤아리기

비록 지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그때를 회상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헌신이 있었다. 쑨첸은 방역 일선 의료진과 다름없이 전신방호복을 입고, 마스크, 고글, 장갑, 덧신까지 갖추고 일했다. 톈진공항에서 베이징공항까지, 격리지점에서 지역사회까지,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중심 등록처에서 톈진해관 및 출입국관리처까지 그녀는 10여 곳의 자리를 바꿔가며 수천명의 입국을 도왔다. 그 당시에는 매일 새벽 2~3시에 퇴근하기 일쑤였다.

 

마스크 때문에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입김 때문에 고글에 김이 서려도 그녀는 최대한 큰 목소리와 변함없는 친절한 태도로 한국인들과 교류했으며 안되면 손짓발짓까지 더해가며 소통했다. “사랑에 국경이 없듯이 방역에도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말과 신체언어로 사랑과 포용을 전달하면 모든 두려움과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 이렇게 하루종일 일하고 나면, 쑨첸의 얼굴은 마스크 자국으로 깊게 패이고, 방호복 안은 흐르는 땀으로 가득차곤 했다.

 

그녀가 보여준 사랑은 더 많은 사랑으로 되돌아왔다. “하루는 새벽 3시쯤 한국인들을 막차에 태우고 있었다. 짐을 차에 싣고 이제 떠나려는데 갑자기 한 청년이 차에서 내렸다. 두고 온 물건이 있나 하고 다가가 물어보려던 찰나 그 청년이 모자를 벗더니 허리를 깊이 숙여 우리에게 인사했다. 그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모든 수고와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2020년 2월부터 지금까지 쑨첸은 중국 입국 한국인들의 조율·배치·격리 등 업무를 도우며 그들이 중국 방역이념과 조치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주중한국대사관 총영사 일행 또한 톈진시의 방역업무를 높이 평가하며 긴급통역봉사단의 전문성을 특별히 칭찬하기도 했다.

 

빗물이 모여 바다가 되다

2004년, 쑨첸은 톈진외국어대학교와 한국 국민대학교, 순천향대학교, 경북과학대학교 등 8개 한국대학교와의 교류협의서를 기안 및 번역한 바 있으며 중한 대학교간 학점인정을 추진하였다. 2012~2017년간 순천향대학교 공자학원 중측 원장으로 있을 시기에는 충청남도 아산시 관내 20여 개 초중학교의 중국어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고, 아산청소년문화센터에서 중국문화체험관 ‘산해관(山海關)’을 운영했다. ‘산해관’에서는 정기적으로 현지 주민들을 초청하여 중국의 다도 및 태극권 무료 체험을 진행하고, 함께 중국 경극(京劇) 탈과 연을 만들기도 했다. 그녀는 “아산시에서 ‘산해관’ 중국문화체험관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2013년, 순천향대학교 공자학원은 ‘세계우수공자학원’ 칭호를 수여받았다. 쑨첸 또한 한국 아산시교육청 표창장과 아산시정부 중한문화교육교류 표창장을 받았다.

 

쑨첸은 중국과 한국은 같은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지만 비슷하면서도 사실 다른 부분이 많다며 “국가가 서로 이해하려면 국민들이 가까워져야 하고, 국민들이 가까워지려면 마음이 통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서로의 마음이 통할 수 있을까? 나는 학생들에게 외국어를 배울 때 반드시 그 나라의 문화를 깊이 이해해야 하며, 지역 국가별 연구를 바탕으로 상대방과 소통하는데 필요한 핵심키를 찾아내어 그 사람이 진정으로 알아들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2018년 한국 근무를 마친 후, 쑨첸은 다시 톈진외국어대학교로 돌아와 유학생 교육 및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름방학이 다가오자 그녀는 코로나19로 인해 귀국이 불가능한 유학생들을 소집하여 방학기간 학교 체류 관련 규정과 각종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달리 특별한 것도 없는 당부지만 그녀를 통해서 들으면 왠지 모르게 더욱 따스한 느낌이 든다.

 

쑨첸은 “한 사람의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내 능력범위 내에서 한명 두명씩 영향을 미치다 보면 그 영향이 점점 쌓여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세계의 우호교류사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게 바로 앞으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마무리지었다. 

 

 

 

글|정메이천(鄭美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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