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3
최근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廣東)·홍콩·마카오 대만구, 이하 ‘대만구’)에 살고 있는 두 명의 한국인 창업자가 인터뷰에 응했다. 그들은 대만구의 혁신적인 창업 환경에 매료돼 대만구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고 있다.
선전에서 창업 기회를 발견한 김윤석 대표(왼쪽에서 세번째)는 현재 한중 창업팀을 꾸리고 대만구에서 자신의 사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사진/김윤석 대표 제공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
‘90허우(後, 1990년대 출생자)’인 김윤석 대표는 진바바(金巴巴)바이오테크유한공사의 창립자다. 그는 2013년 베이징(北京)으로 유학을 왔다. 유학 자금 마련을 위해 2014년부터 학업과 병행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무역 등 창업을 했고 교육, 농업, 물류 등 분야에 투자하기도 했다.
김윤석 대표는 선전이 창업의 메카라는 말을 듣고 선전으로 향했다. 선전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고 선전의 잠재력도 발견하게 됐다. 2020년 졸업 후 베이징을 떠나 선전에서 창업하기로 결정했다.
선전에서 살면서 김윤석 대표는 우연히 고양이를 키우게 됐고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게 됐다. 그는 반려동물 검사와 치료비가 매우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국에서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평균 500위안(약 9만원) 정도이고, 수술이라도 하면 5000위안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중국의 반려동물 산업은 시작이 비교적 늦어 동물에 대한 일상적인 건강 관리 의식도 비교적 낮았다.” 김윤석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 점에서 김윤석 대표는 창업 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반려동물의 신체 검사를 해서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동시에 반려동물 주인의 경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즉시 반려동물 시장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선전에 있던 김동현과 창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됐고 바로 의기투합했다. 기술 개발 인재를 찾는 과정에서 김윤석 대표는 천다오가오(陳道高)를 알게 됐고 그를 회사의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초빙해 모바일 앱(App) 개발을 담당하도록 했다.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윤석 대표는 자신만의 한중 창업팀을 구축해 나갔다.
김윤석 대표의 창업팀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반려동물 의료시장을 결합해 ‘원셀프(Oneself)’라는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이는 AI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체크하는 것에 집중한 제품이다. 30위안 상당의 소변 검사 면봉과 모바일 앱을 결합해 40초 만에 10가지 항목의 반려동물 건강 지표를 체크하여 의심 질병을 도출할 수 있고, 정확률이 98%에 달한다. 제품이 출시되자 반려동물 주인의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진바바 타오바오(淘寶)상점의 반려동물 소변 검사제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오프라인 문의도 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반려동물 수는 1억 마리 이상이고, 반려동물 의료서비스는 반려동물 식품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김윤석 대표는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모두 스마트화시켜 인간이 누리는 모든 것을 흡사하게 누리게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회사로 성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후이저우에서 창업 중인 현지영 대표 사진/현지영 대표 제공
B2M 업계 선두주자를 향해
2004년, 현지영 대표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 그는 한국의 휴대전화 생산 기업의 제품개발팀 팀장이었다. 회사가 톈진(天津)에 공장을 설립하고 그를 중국으로 파견한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중국을 알기 시작했다. 현지영 대표가 두 번째로 중국에 온 것은 2013년으로 후이저우(惠州)에 위치한 한 중국 휴대전화 부품 기업에서 기술총감을 맡았다. 도전 정신이 투철한 그는 회사의 총경리(總經理)가 된 이후 퇴사해 창업하기로 결정했다.
현지영 대표는 인터넷이 전 세계 산업을 움직이고 산업 조직 모델, 서비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추진한다고 본다. 2017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2년여 동안 제조업 무역 대행 사업을 했다. 그는 제품 설계 경험과 제조업에 대한 기본지식이 풍부해 고객과 기술 문제를 협의할 때 강점을 발휘했다. 소통과 문제 해결 능력 역시 고객의 인정을 받았다.
현지영 대표는 블로그를 통한 무역은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블로그만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고객의 문의를 기다리는 것은 회사 발전에 제한적이었다. 그는 보다 체계적인 방법으로 고객에게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관리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징둥(京東)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알리바바 국제버전과 달리, 그가 생각한 플랫폼은 B2M(Business to Manufacturing)이었다. 이는 전 세계 제조 기업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지난해 11월, 현지영 대표는 B2M 플랫폼 개발에 착수해 올 6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지영 대표는 “B2M 플랫폼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각국의 인력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글로벌 협력망을 어떻게 구축할까? 우리 플랫폼이 전 세계 제조업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앞으로 B2M 업계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만구는 중국이 글로벌 산업에 참여한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닌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센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종문 글로벌혁신센터 중국(KIC China) 센터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중국의 혁신 창업은 나날이 성숙해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의 천부적인 자원이 우수한 한국인 창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대만구는 전자정보산업이 비교적 일찍 발전해 산업 기반이 튼튼하고 기술이 성숙하다. 우리는 대만구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에 있는 보다 많은 한국인이 대만구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
글|톈샤오(田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