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8
하이난성 단저우(儋州)시에 위치한 양푸(洋浦)항 샤오찬탄(小鏟灘) 선착장의 모습. 양푸항은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건설 과정에서 ‘선행구(先行區)’로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천위안차이(陳元才)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은 중국의 가장 개방된 모습과 개혁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보여준다. 또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새로운 상황 속에서 개방한다는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이에 체제 통합과 제도 혁신으로 특색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종 제도의 조속한 안착으로 조기에 성과를 내야 한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특징과 의의
중국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을 통해 대외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확고한 결심과 신념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무역국으로서 경제 글로벌화의 흐름에 발맞춰 국제무역과 해외투자의 자유도와 편의성을 높이고,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무역과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개방 확대 정책을 펼침으로써 세계 경제 성장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특히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을 통해 개혁을 한층 심화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중국의 가장 개방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지금보다 더욱 자유로운 국제무역 투자 제도 및 이에 걸맞은 자유로운 자금 이동·세금·데이터의 국가 간 이동 제도를 도입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원활히 시행되기 위해서는 체제 통합 혁신 제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이 같은 제도 혁신 시스템은 그 자체가 중국의 개혁개방이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일련의 전방위적 제도 개혁과 혁신 과정이 될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은 향후 중국의 개혁개방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은 하이난 내지 중국 전역에서 고품질 경제발전의 요구다. 생산요소의 신속하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국가 간 이동이 이뤄지며, 우수한 인재들을 받아들이고 양질의 생산요소를 집결시켜 하이난 특색의 현대 산업 체계를 세운다면 중국 경제의 질적 발전에도 모범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에 주어진 도전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제도 혁신을 실현하는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건설은 단기간에 이루기가 쉽지 않다.
우선 안전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개방 자유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정부의 리스크 식별 능력이 강화되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와 같은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개방에 따른 안전 문제와 리스크의 범위는 과거 무역 환경에서보다 더욱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정부가 한층 완비된 법률 체계와 선진화된 기술로 관리감독 능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안전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세우고 실제 상황에 적용하며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개방은 ‘국경 간 제한’에서 ‘국경 내 제한’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국제통상규범은 상품 영역의 국경 간 제한에서 투자 영역 개방을 전제로 하는 국경 내 제한으로 변해 왔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디지털 경제의 확산으로 비즈니스 영역에서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이 빈번해지자 상업거래와 비금융거래의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이 교차하며 정보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내 법규도 한층 복잡성을 띠게 됐다.
게다가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아직 상대적으로 여러 기반이 취약하다. 하이난은 이도면세(離島免稅, 하이난 섬을 벗어나 중국 본토로 가는 내외국인이 누릴 수 있는 면세 정책)를 위주로 하는 관광업이 빠른은 성장을 이룩했고 정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산업을 필두로 하는 데이터 서비스 산업도 급속히 발전했으며 종자산업·우주항공·심해기술 역시 일정 수준의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산업 규모가 작고 기술 부가가치가 낮아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필요한 현대적 산업 체계와 규모, 질적 수준 면에서는 역량이 한참 떨어지는 실정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향후 건설 구상
첫째,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에 따라 조속히 관련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 상품 무역에서는 일부 수입 품목에 제로 관세 적용을 서둘러 초기 성과가 가시화되도록 해야 한다. 서비스 무역에서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크로스보더 서비스 무역 네거티브 리스트, 해외 투자에서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외국인 투자 시장진입 네거티브 리스트 작성을 가속화해야 한다. 세수 제도에서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에 등록해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 중인 권장 업종 기업에 대한 인정 규정을 하루빨리 제정해 세수 정책에 적용해야 한다. 인적 자원과 관련해서는 각종 우대 정책과 함께 고급 인재와 시급하고 부족한 인재에 대해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둘째, ‘차세대 무역’을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산업 체계 선진화를 이끌어 갈 나침반으로 삼고, 하이난 자유무역항만의 글로벌 산업 분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인 자유무역항이 갖춘 산업 형태의 특징은 물론 관광업과 현대식 서비스업, 첨단 기술 산업을 내세워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업태와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처럼 차세대 무역에서 기회를 선점해야 향후 자유무역항 건설 과정에서 독보적인 특색을 발휘하고 국제 자유무역항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는 채비를 갖추게 될 것이다.
셋째, 체제 통합 혁신 제도로 하이난 자유무역항 조성 계획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하이난 자우무역항은 중국 경제의 가장 개방된 형태를 구현하므로 완전히 새로운 제도뿐 아니라 통합된 형태의 제도 혁신도 필요하다. 체제 통합의 제도 혁신을 완성해야 비로소 국가에 의한 안전과 리스크 관리의 틀 안에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편의화를 실현할 수 있고, 관련 부처 간 관리감독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상호간 마찰을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해 정부 공공서비스의 투명성을 높여 세계 일류의 경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글|선위량(沈玉良), 상하이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