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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뷰티 쇼핑의 즐거운 회상


2024-08-01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많은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처음 서울 거리를 거닐며 아이쇼핑(물건은 사지 아니하고 구경하며 즐기는 일)했던 추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당시 젊은 여성이었던 나는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에 발을 내딛자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린 것 같았다. 쇼핑몰에는 그간 본 적 없는 다양한 해외 브랜드 전문 매장들이 대거 입점해 눈길을 사로 잡았다. 거리에도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직접 운영하는 ‘로드숍’이 우후죽순 생겨나 새로운 쇼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로드숍이란 단일 브랜드가 거리에 개설한 소매점을 말하는데, 고객이 개방형 진열대에서 직원의 방해 없이 자유롭게 화장품을 써보고 선택할 수 있다. 뷰티 마니아에게 이곳은 쌀독에 빠진 생쥐 마냥 보물 창고인 셈이다. 로드숍은 제품 가격이 저렴하고 증정용 샘플을 많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때로는 돈을 주고 산 정품보다 증정용으로 받는 샘플이 더 많아 ‘큰 이득을 봤다’고 느껴지는 매력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요즘 한국의 거의 모든 거리마다 하나씩 들어선 올리브영은 20년 전만 해도 시작 단계였다. 일본, 영국 등의 드러그스토어와 달리 CJ그룹 산하의 올리브영은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고 건강기능식품과 뷰티제품(H&B)을 주력으로 판매하며 올 라이브 영(All Live Young)이라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 또 멀티 편집숍 형태로 운영해 전문 매장과 로드숍이 없는 작은 브랜드들도 소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가끔 올리브영에 방문하면 최신 브랜드 동향과 뷰티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필자는 이 습관을 20년 동안 유지해 왔다.


한국의 K-뷰티 산업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쇼핑의 즐거움도 덩달아 커졌다. 브랜드들이 함께 모여 힘을 발휘하면서 최근에는 로드숍이 더 이상 단독 브랜드로는 활동하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브랜드별로 다양한 등급의 제품을 한 곳에 모은 아리따움을 출시했다. 다양한 연령대와 니즈를 가진 고객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 했다. 더페이스샵은 네이쳐컬렉션으로 변신해 LG생활건강의 산하 브랜드와 함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가면 그룹의 모든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일부 로드숍에서는 과거 고급 전문 매장에나 있었던 전문 메이크업, 퍼스널 컬러 컨설팅, 마사지 피부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아트 사진 촬영이나 VR존 등 체험형 매장도 있다.


최근 10년 동안 인터넷이 한국의 쇼핑 생태계를 변화시켰다. 명동이나 동대문과 같은 전통적 쇼핑 거리도 점차 트렌디한 커뮤니티와 K-POP 전문 코너로 변신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중년이 돼서도 여전히 뷰티를 사랑하며 한국에서 아이쇼핑을 즐긴다. 신구 상권을 막론하고 거리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체험 매장과 콘셉트 스토어, 콜라보레이션 매장과 팝업 스토어 등이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눈이 현란할 지경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필자도 잘 알고 있다. 한철 유행하는 화장품과 계속 새로운 개념을 내세워 진화하는 스킨케어 제품이 영원한 젊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직접 손으로 색채를 만지고 느끼고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이 모든 것이 한국 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며 한국을 떠날 때 늘 생각나는, 곁에 두고 종종 꺼내보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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