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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교육, 교과서와 교실을 벗어나다


2024-06-14      

2011년 9월 13일, 저장(浙江)성 주지(諸暨)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멀티미디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IC


1987년 9월 14일, 중국 최초의 전자우편이 중국에서 독일로 발송되는데 장장 6일이 걸렸다. 전자우편 내용은 “Across the Great Wall, we can reach every corner in the world”였다. 37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전 세계 구석구석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교육 분야도 인터넷 기술이 점차 성장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보다 공평하고 양질의 그리고 평생 지속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 격차 축소, 교육 평등 실현

2011년 류판(劉凡, 가명)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육기관에서 고등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다. 인터넷이 교육 분야에 가져온 엄청난 변화와 함께 그녀의 생활에도 일련의 변화가 생겼다.


2008년 9월부터 홍콩옌아이기금(香港言愛基金)과 중국 지방정부, 기업이 힘을 모아 전국의 빈곤 지역에 쓰위안(思源)공립학교 220여 곳을 설립했다. 류판이 근무하는 기관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연구 조사 기간 그녀는 100여 개의 학교를 방문했다. 고속철과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삼륜차를 이용해서 가야하는 오지도 있었다.


쑹(嵩)현 쓰위안실험학교는 허난(河南)성 쑹현에 위치했다. 202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국가급 빈곤현으로 지정돼 있었으며 면적의 95%가 산지다. 쑹현 쓰위안실험학교는 2016년 교외에 있던 공터에 건설됐다. 학교는 갖춰졌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지식을 잘 배우게 하는 것이다. 현 정부 소재지의 비슷한 학교와 비교하면 쓰위안 교육의 질은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교사 능력이나 학생들의 기초가 모두 부실했고 학생들은 주로 빈곤가정이거나 부모님이 도시로 일하러 나가고 농촌에 남겨진 아이들이었다. 류판은 이곳 아이들의 학구열이 도시 아이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느꼈지만 아쉽게도 양질의 교육 자원이 부족했다.


2017년 여름방학, 학교는 54개의 스마트 교실에 태블릿PC 2600대를 배치하고 우수 학습 자료를 태블릿PC에 저장하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선생님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교육도 실시했다. 더불어 ‘두 교사 교실’ 제도를 도입했다. 베이징(北京) 등지에서 명사들을 초빙해 원격 라이브 수업을 하고, 쓰위안학교는 지도 선생님을 배치해 일상 교육을 진행했다. 다양한 온라인 강좌도 개설해 학생과 교사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수업 소감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예전에는 마지못해 공부했다면 지금은 자기주도학습을 한다”고 답했다.


3년간의 노력 끝에 쑹현 쓰위안실험학교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진학율이 현내 최고 중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아졌고 많은 우수 학생과 교사들이 더 큰 무대로도 진출했다.


류판에게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 있다. 쓰위안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데리고 베이징의 한 학교에서 참관 수업을 했다. 처음으로 산골 마을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모든 게 신기하고 동시에 겁도 났다. 허난성에 돌아온 뒤 선생님은 류판에게 흥분해서 말했다. “반에서 가장 내성적인 여학생이 용기를 내어 반 아이들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하고 반장 선거에 출마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다. 그들이 얻은 지식과 넓어진 시야는 평생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3년 동안 류판은 수많은 학생들의 변화에 감격했고 자신이 교사가 되기로 했던 초심을 떠올렸다.


인터넷 기술 발전에 힘입어 도시의 번화가든 외딴 시골이든 어디서나 인터넷만 연결하면 학생들은 풍부한 학습 자원을 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전국 초중학교(교습소(教學點) 포함)의 인터넷 보급률은 100%에 달해 2012년 대비 75%p 증가했고, 99.5%의 학교가 멀티미디어실을 갖추고 있다. 2023년 6월 기준, 국가 스마트 교육 공공서비스 플랫폼의 누적 조회수는 260억 회, 방문객 수는 19.2억 명을 돌파해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자원풀이 됐다. 중국의 온라인 공개 수업 수는 6만 4500여 개 이상, 학습 연인원은 10억 8800만 명에 달한다.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십여 년에 대해, 류판은 “시대가 우리를 변화시켰고, 우리도 시대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지역 간 격차를 축소해 교육 평등 실현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2020년 2월 16일,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종이접기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CNSPHOTO

 

개성화된 교육 강조, 교육의 질 향상

중국의 인터넷 강국 건설 10년은 인터넷 교육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10년이기도 하다. 인터넷 기술은 학생의 개성화된 성장에 더 큰 교육의 장을 제공했고 중국이 교육 평등 촉진을 통해 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루도록 했다.


궈샤오둥(郭曉東) 베이징 즈디(職遞)교육과학기술유한공사 총경리는 직업 교육계에 몸담은 지 올해로 11년째다. 인터뷰를 기다리는 내내 사무실 밖에서 ‘아이가 몇 살이시죠?’ ‘어떤 분야의 교육이 궁금하신가요?’ 등 직원들의 전화 응대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궈 총경리가 직업 교육계에 갓 들어왔을 때만해도 인터넷 인프라는 교육 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될 정도로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학교 교실에 수강생을 모아놓고 녹화된 강의 영상을 틀어주었다. 수강료는 1인당 1000위안(약 20만원)이었다. 강사는 웨이신(微信) 단체 채팅방에 학습 자료 PPT와 함께 음성으로 설명을 올렸다.” 이러한 상황들이 모두 그가 경험한 온라인 교육이었다. “강의 효율이 낮고 학생의 체감도 역시 떨어졌다.”


“원래 우리는 기업 시험 교육을 했지만, 지금은 직업 교육을 한다.” 궈 총경리는 사업의 개념을 전환한 배경에 개인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직업 교육은 기존 시험 대비나 시험 전 막판 준비식 학습, 전체 학습, 직업 선택, 취업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지속성 있는 작업으로 변했다. 궈 총경리는 또 수강생의 지식 배경이 다르고 기업이 원하는 조건도 다르기 때문에 학부나 석사 과정 선택, 졸업 전 이력서 수정, 필기와 면접 실전 트레이닝에서 취업 후 오리엔테이션까지 각 수험생들을 위한 ‘맞춤형 멘토링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안정적이고 빠른 인터넷 연결, 방대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의 등장으로 온라인 교육은 필수 교육 모델로 자리잡게 됐다. 교육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은 개성화된 요구에 부합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강생들은 온라인 테스트와 평가를 통해 자신의 학습 진도와 수준을 파악하고 학습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강사 또한 온라인 Q&A를 통해 각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과 지도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수업 외에 직업 교육에는 방대한 정보 분석과 매칭 작업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던 작업이 빅데이터 분석 모델이 등장하면서 빠르고 정확해졌다.


더불어 직업 교육의 특수성 때문에 직무 내용과 현장 실습을 결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모 국영기업의 직원 교육을 담당했을 때 궈 총경리는 팀을 이끌고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 기술을 교육 과정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수업을 듣는 수강생의 얼굴 표정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수업 효과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조이스틱과 VR 안경 등을 통해 수강생이 전기 용접 같은 실습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이전에는 실습 과정이 모두 서면 자료로 제공되거나 강사가 시연을 보이는 정도에 머물렀다.


궈 총경리는 인터넷 발전으로 메타버스, 빅데이터 등 신흥 기술이 교육 각 분야에 융합돼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고 있으며 수강생도 자신에게 맞는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교육 인식 변화와 학습형 사회 구축

인터넷이 시간과 공간의 벽을 허물면서, 지식을 얻는 방법이 더 이상 교과서와 교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인민 교육, 평생 교육 개념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장치(張奇)는 공인회계사(CPA) 시험을 준비 중이다. 회계학과를 졸업한 장치는 대학 때부터 취업한 지금까지 CPA 시험에 응시했지만 아직 통과하지 못한 두 과목이 있다. 평소에 일이 바빠 여가 시간에나 시험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매일 2시간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그냥 흘러보낼 수는 없었다. “모두 열심히 한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끼고 각종 인터넷 강의를 보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풍경은 대도시 직장인의 일상이 된 듯하다.


일, 가정, 생활 등 여러 요인으로 현대인의 학습 시간이 분산될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인터넷과 스마트 단말기의 출현은 다양한 환경에서도 학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온라인 학습의 유연성 덕분에 일과 학습 사이의 균형을 잡고 자기에게 맞는 리듬과 학습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풍부한 교육 자원은 개인의 관심사와 요구에 따라 교육 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소후닷컴 창립자인 장차오양(張朝陽)은 인터넷 업계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항상 업계 선두를 지켰다. 2021년 그가 진행한 물리학 라이브 수업에 많은 청년이 관심을 보였고 이 수업은 단숨에 전 사회적 인기로 번지며 화제가 됐다. 그는 물리학의 많은 발전이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상호작용이 활발한 온라인 수업을 통해 이전에는 상아탑 안에서만 머물렀던 어려운 주제들이 대중적인 화두와 언어가 됐다.


궈 총경리는 요즘 <펑탕(馮唐)이 들려주는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는 프로그램을 듣는다. 그는 최근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과 소셜미디어가 성행하면서 교육 장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교육하면 K12(초중고 12년 기초교육)이나 대학 교육만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누구나 배울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길이 있으며 배우고 싶어 한다.”


2023년 5월 기준, 국가개방대학 평생교육 플랫폼이 제공하는 우수한 학습 콘텐츠는 63만 개로 아이치이(愛奇藝), 왕이윈커탕(網易雲課堂), 양스핀(央視頻) 등 유명한 서드파티 플랫폼의 57만 개 과정과 3351개 대학과 교육기관에서 모집한 7705개 과정도 포함된다. 이 콘텐츠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생활 방식에서 직업 기술 더 나아가 취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인 맞춤형 학습 수요를 만족시킨다.


2024 세계 디지털교육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디지털화 과정에서 중국의 학습형 사회 건설 보고서(數位化進程中的中國學習型社會建構報告)>에 따르면, 2035년까지 도농, 가도(街道)의 디지털 지역사회(社區) 학습센터를 설립해 가정 단위의 디지털화, 스마트화된 학습 환경을 계속 보급 및 확대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95%의 가정이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디지털 평생 교육에 빠르게 접속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공부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궈 총경리는 ‘전복(顛覆)’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인터넷+교육’은 기존 교육을 단순히 인터넷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교육 발전의 새로운 단계이고 기술이 교육 혁신을 촉진한 혁명적 변화다. 궈 총경리는 “편리한 교육, 라이브 쌍방형 수업을 시작한 것 보다 인터넷이 가져온 사회 전반에 걸친 교육 인식 변화가 더 중요한 본질”이라고 밝혔다. 


글 | 궈시셴(郭熙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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