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심층보도 >> 본문

인터넷+의료,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의료 스마트화


2024-06-14      

수술용 로봇이 5G 원격 최소절개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CNSPHOTO

“당시 환자는 의식을 잃어 심각한 상태였다.”


2020년 안후이(安徽)성 진자이(金寨)현 인민병원 의사 양친(楊芹)은 응급 중증 저나트륨혈증 환자를 진료했다. 환자는 고혈압과 뇌출혈 병력이 있어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 진자이현 인민병원은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했지만 환자의 상태는 더 악화됐다.


외딴 곳에 위치한 진자이현은 교통이 불편했고 환자 상태도 장거리 이송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속수무책의 상황 속에서 의사 양선생은 인터넷 원격 의료 시스템을 통해 베이징(北京) 중일우호병원에 지원을 요청했다.


모니터 화면 저편, 중일우호병원 내분비과 천샤오핑(陳曉平) 주임이 환자의 병력과 검사 결과를 온라인으로 확인한 후 저장성·만성 중증 저나트륨혈증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두개골 손상 병력을 참고해 자세한 치료 계획방안을 제시했다.


화면 반대편 천 리 밖에 있는 진자이현 인민병원은 천샤오핑 주임이 제시한 치료 계획이 마치 제때 내리는 단비와도 같았다. 의료진은 천샤오핑 주임의 지침에 따라 매일 전해질 검사를 반복하고 중국 전통 의약학을 현대 치료에 적용해 정밀한 방법으로 환자에게 수분과 나트륨을 보충해 주었다. 결국 두 병원은 수차례의 온라인 원격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2020년 3월 26일,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제일병원 심혈관내과 의사가 환자의 고혈압 데이터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CNSPHOTO


한계 돌파: 어디서나 ‘의료 서비스’ 가능

1994년 중국이 국제 인터넷에 본격적으로 접속한 이후 인터넷은 중국에서 급격히 발전하면서 수많은 인민의 생활 방식과 사회 경제 형태를 변화시켰다. 인터넷의 접근성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특히 디지털 정보 기술을 통한 전통산업의 변화와 업그레이드를 가능하게 했고 사용자를 물리적인 공간에서 가상 공간으로 이동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산업에서 더욱 두드러졌으며 인터넷은 의료 서비스 모델 재구성하고 의료 서비스 품질과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2018년 국무원 판공청은 <인터넷+의료 건강 발전에 관한 의견(關於促進“互聯網+醫療健康”發展的意見)>을 발표하고 인터넷과 의료 건강의 깊은 융합을 강조하고 원격 의료 전문 네트워크 구축 장려를 비롯한 중서부지역, 농촌 빈곤지역, 변경지역 의료 건강 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루칭쥔(盧清君) 국가원격의료 및 인터넷의학센터 주임은 ‘인터넷+의료’가 의료 자원 발전 불균형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원격 의료, 온라인 진료 등을 통해 양질의 의료 기술을 기층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일우호병원은 2018년 말부터 진자이현 인민병원에 무료 원격 회진, 원격 케이스 컨퍼런스 등 온라인 의료 서비스를 지원했다. 인터넷 기술을 통해 진료 데이터를 전송해 거리와 자원의 장벽을 뛰어넘고 산간지역 주민이 산에서 내려오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베이징 의료 전문가에게 진료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발표한 ‘디지털 중국 발전 보고서(2022)’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원격 의료 서비스 플랫폼은 전국 31개 성(省) 전체를 포괄해 지(地)급시와 현(縣)급에서도 원격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의료 네트워크의 지원으로 인해 지리적, 경제적 제약으로 제때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던 환자들이 이제는 성(省)급 혹은 국가급 의료 전문가를 원격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소규모 지방도시와 외딴 지역에 있는 환자에게 더 많은 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각 성은 인터넷 의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원격 연합 진료’를 차례로 개통했다. 중난(中南)대학 샹야(湘雅)병원은 후난(湖南)성 화위안(花垣)현 인민병원과 장기적인 인터넷 진료 협력에 합의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샹야병원 전문가팀은 화위안현 인민병원의 병례 진료에 직접 참여해 영상 진단과 병력 분석, 치료 제안 등 원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후난성 소아부인과보건원(3갑 병원, 한국의 상급종합병원)이 출시한 ‘윈상푸유(雲上婦幼, 클라우드 소아부인과)’ 플랫폼은 기층 소아부인과에서 검사를 마친 환자에게 인터넷을 통해 성급 소아부인과 전문의가 무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청창(文呈強) 후난성 소아부인과보건원 원격의료센터 주임은 “‘원격 연합 진료’라는 새로운 모델 덕분에 외지 환자의 진료가 편리해졌고, 진료 시간과 비용이 줄어 기층 환자도 더 우수한 의료 자원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23년 3월 20일, 신장(新疆) 커라마이(克拉瑪依)시 중심병원 직원이 휴대전화 플랫폼을 사용해 환자에게 온라인 진료와 원격 회진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VCG

 

정보 유통: 의학 지식 폭넓게 공유

원격 의료가 의료 자원의 접근성 향상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이후 인터넷 기술은 의학 지식을 공유하고 보급하는 측면에서도 탁월함을 보여 주었다. 난팡(南方)의과대학 임상의학과에 재학 중인 리(李)씨는 온라인 의학 데이터베이스와 정기 간행물 열람을 통해 국내외 최신 의학 연구 성과와 임상 실험 진행 상황을 즉시 알 수 있어 연구의 깊이와 폭을 넓혔다.


난팡의과대학이 발표한 2023년 도서관 이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약 2만 명의 학생들이 도서관의 전자 열람실에서 학습했고 총 누적 이용 시간은 2만 5395시간에 달했다. 리씨는 “학교 도서관의 디지털 의료 자원 외에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전문 포럼 게시판(BBS) 등 네트워크를 통해 지식 검색과 활용이 훨씬 효율적이고 편리해져 의대생에게 풍부한 정보와 학습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대중의 건강 의식 향상과 질병 예방 분야에서 인터넷 기술은 의료 지식 보급의 문턱을 낮췄고 보다 개방적인 의료 생태계를 구축했다. 대중은 글과 동영상 등 수많은 온라인 정보를 통해 건강 지식은 물론 의료 분야 전문 지식도 얻을 수 있어 건강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조미료를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나요?”

판다 인형탈을 쓰고 카메라 앞에서 건강 지식을 설파하는 이 ‘미스터리한 남자’는 쓰촨(四川)대학 화시(華西)병원 정보 바로알리미팀의 일원이다. 정보 바로알리미팀은 800명이 넘는 의학 전문가로 구성된 팀으로 9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복잡한 의학 지식을 쉽고 재미 있는 그림과 말로 풀어 대중에게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한다.


대중 과학 저작물 게시판에서 네티즌들은 식품 영양과 질병 예방, 심리 건강 등 다양한 건강 관련 주제를 토론한다. 정보 바로알리미팀은 정기적으로 누리꾼들의 관심 문제를 선정하고 해당 분야의 의학 전문가를 초청해 답변함으로써 정보의 정확성과 권위성을 보장했다.


저우량(周亮) 화시병원 홍보부 부부장은 2023년 제1회 촨위과학대중화대회(川渝科普大會)에서 정보 바로알리미팀의 온라인 건강 과학 보급 저작물에 천만 명이 넘는 팬들이 관심을 가졌고, 32만 3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4.92%가 해당 콘텐츠들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구동: 스마트한 만성 질환 관리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인터넷 기술의 융합 발전으로 의사는 만성 질환 환자에게 보다 정확한 치료법을 권고하고 환자는 온라인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건강 중국 행동(2019~2030년)’은 만성 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병원과 기층 의료기관이 ‘인터넷+의료 건강’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고 스마트한 예방 및 진료 기술을 보급하도록 장려했다.


아침 7시, 허베이(河北)성 가오양(高陽)현 추이자좡(崔家莊)촌에 사는 장 할아버지는 자신의 혈압을 체크했다. 마을 보건소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스마트 혈압계를 나눠주었다. 이 혈압계는 인공지능 만성 질환 관리 시스템과 연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다. 혈압 이상이 감지되면 환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알려 준다.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고 식습관 조절하며 충분한 수면을 돕는 것 등 이다. 또 가정의학 전문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장 할아버지의 건강 데이터 정보를 조회하고 전문적인 진단을 제공하기 위해 직접 왕진할 수 있다.


“장 할아버지, 최근 며칠 동안 불편한 곳 있었어요?” 추적 진료를 하는 마을 진료소 의료진이 물었다. 의료진은 시스템을 통해 최근 장 할아버지의 혈압 변동이 큰 것을 포착하고 바로 환자에게 휴식을 권하고 건강 관련 주의사항도 알려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이제 마을의 일상이 되었다.


류징양(劉景陽) 가오양현 위생건강국 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약 3만 명의 지역 내 만성 질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인공지능+단계별 만성 질환 관리 모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지능형 하드웨어를 통해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평가 및 분류하며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런 만성 질환 관리 모델은 기층 의료진의 환자 관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후성서우(胡盛壽) 중국공정원 원사는 올해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만성 질환 관리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만성 질환 관리의 효율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환자의 종합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만성 질환 위험성을 적시에 예측하고 조기 경고도 가능했다. 이 밖에 건강 빅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의료를 실현해 환자 중심의 새로운 만성 질환 관리 모델을 구축했다. 가령 전자 건강 기록, 웨어러블 기기 모니터링 데이터, 유전 정보 같은 건강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의료 전문가는 만성 질환 환자의 진료 상황을 이해하고 개별 환자에게 세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일부 온라인 의료 플랫폼은 이미 의료 스마트화를 선도적으로 시행했다. 징둥건강(京東健康) 직원은 자사 플랫폼이 대규모 모델과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처리를 통해 만성 질환 관리 모델의 지능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스마트 의료 기술을 기반으로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만성 질환 치료 효율 향상과 장기 관리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적지 않은 환자들이 여전히 이러한 지능화 혁신 모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개인 건강 정보가 디지털화되어 클라우드에 저장됨에 따라 민감한 데이터가 불법적으로 취득되거나 남용되지는 않을지 대중들이 우려하는 문제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넷 의료 보안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법률과 규정에 따라 질서 있게 공유되도록 보장하며 만성 질환 관리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해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주도록 촉구했다.

글 | 주멍샤오(朱夢曉)

240

< >
001.jpg

남는 건 사진 뿐! ‘뤼파이(旅拍) 경제’가 떴다

지난해 겨울 베이징(北京)의 추위를 피해 윈난(雲南)성 시솽반나(西雙版納) 다이족자치주(傣族自治州)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읽기 원문>>

한국 즉석 사진관의 새 흐름

나는 해마다 생일이면 기념사진을 찍는다. 올해 생일에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바로 셀카로 기념사진을 대신한 것이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