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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진흥의 선두 기러기


2021-08-16      글|저우천량(周晨亮), 란산촨(冉珊川)

왕촨시

촌 전체가 나를 믿어주니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합니다


“촌(村) 전체가 나를 믿어주니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내가 촌 간부가 된 이유는 촌 사람들이 부유해져 도시 사람들처럼 잘 살게 하기 위해서다.”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 란링(蘭陵)현 볜좡(卞庄)가도 다이(代)촌 당지부 서기 겸 촌위원회 주임인 왕촨시(王傳喜)는 이렇게 자신의 신념을 피력했다.

 

구식 촌 개조에서 촌민 소득 증대까지, 촌 미화에서 촌 기풍 개선까지, 20여 년 동안 왕촨시는 촌 간부와 촌민을 이끌고 혼란스럽고 가난한 ‘낙후 촌’을 명실상부한 ‘산업흥왕(産業興旺), 생태의거(生態宜居), 향풍문명(鄉風文明), 치리유효(治理有效), 생활부유(生活富裕)’의 ‘모범 촌’으로 발전시켰다.

 

어깨에 걸린 막중한 임무

산둥성 란링현 현정부 소재지 남서쪽에 위치한 다이촌은 1700여 년의 역사를 지녔다. 현 거주인구는 7000여 명, 면적은 3.6㎢이다. 20세기 90년대 시장경제의 물결 속에서 다이촌은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했고 촌의 집체(集體) 부채가 380여만 위안에 달했다. 당시 왕촨시는 란링현 제2건축공사 사업부의 경리(經理)였다. 1999년 촌 당지부 교체 선거에서 다이촌의 당원 전체가 30살이 갓 넘고 퇴사해 사업을 해서 세상을 잘 아는 왕촨시를 촌 당 지부 서기로 선출했다. 바로 이 선거가 다이촌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왕촨시는 다이촌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취임하자마자 촌 간부들을 이끌고 혼란 수습에 착수해 치안을 바로잡고 빚을 청산하는 데 힘을 쏟아 역사가 남긴 문제를 해결했다. 2005년 다이촌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촌 건설 10년 계획’을 시행해 10년 동안 구식 촌을 개조했다. 이 과정에서 왕촨시는 촌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작은 걸음을 빨리 걸으며 차근차근 진행해 나갔다. 절약한 건설용지는 후속 개발에 이용하도록 하고 향후 50년 동안 증가할 인구를 위한 거주 용지를 남겨두어 토지 점령 제로(零占地), 법규 위반 제로(零違章), 민원 제로(零投訴)를 이뤘다.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왕촨시는 ‘사실대로 말하고 신용을 지킨다, 기간별 단계별 상환한다’는 방침을 제정했다. “촌에 돈이 생기는 대로 바로 갚는다.” 성실한 태도에 과학적인 업무 방식이 더해지자 몇 년 뒤 다이촌은 마침내 채무를 다 갚았다. 현재 다이촌의 면모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초등학교∙중학교, 지역 병원, 지역 서비스센터, 노인아파트 등 부대시설이 갖춰졌다. 현재 60세 이상 다이촌 노인은 모두 노인아파트에 입주했고, 연령대 별로 매월 ‘노년 우대금’을 받는다. ‘노년 우대금’은 나이가 들 수록 많아진다. “나무 그늘이 건물을 드리우고, 공기가 깨끗하고 장수하며, 메탄가스라는 신에너지를 사용하고, 문명적이고 위생적이며 편리하고, 집 앞까지 도로가 정비되어 있어 도시에 버금간다.” 이는 요즘 다이촌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다.

 

당원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촌에서는 필요에 따라 직무를 만들어 당원들이 자신의 업무 특성과 전공에 따라 ‘직무 확인’을 하도록 해 당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2012년 5월, 다이촌은 린이시에 첫번째 농촌사구기율위원회를 설립하고 청렴 정치 감독원 30명을 채용해 촌의 중요한 결정과 당원 간부를 ‘밀착’ 감독하도록 했다.

 

 

구식 촌 개조에서 촌민 소득 증대까지, 촌 미화에서 촌 기풍 개선까지, 20여 년 동안 왕촨시는 촌 간부와 함께 촌민을 이끌고 다이촌을 발전해나갔다. 사진/ 왕윈충(王藴聰)


촌민을 부유하고 행복하게

산업 발전으로 촌민의 일자리가 마련됐고 소득도 증대됐다. 2020년 촌 집체 총생산액이 36억 위안(약 6290억2800만원), 촌 집체 순수입이 1억5000만 위안, 촌민 1인당 평균 소득이 7만 위안을 기록했다. 다이촌이 부유해진 비결은 무엇일까? 왕촨시는 촌 집체와 개인의 소득을 동시에 증대해 공동 부유를 실현한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큰 사업은 촌 집체가 앞장서 시장 법칙에 따라 기업화해 운영한 다음 배당과 보조 등 형태로 촌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했다.

 

왕촨시는 취임하고 얼마 뒤 다른 촌 간부와 장쑤(江蘇)성, 상하이(上海), 허난(河南)성 등 남쪽의 발전한 지역을 견학하고 집체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2007년부터 다이촌은 10억 위안을 투자해 1333.3ha 규모의 란링국가농업공원을 건설했다. 이는 산둥성 유일의 국가농업공원으로 명명된 생태농업여행장원이다. 왕촨시는 “국가농업공원은 향촌 레저와 농업 여행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농업과 여행을 융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란링국가농업공원에는 채소 원예관, 중화 난초관, 농업과학기술관, 화하 채소밭, 우림왕국 등 10개의 테마관이 마련돼 있다. 이 가운데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은 채소 원예관과 농업과학기술관이다. 류옌빈(劉雁濱) 란링국가농업공원 총경리는 “다이촌의 촌 기업인 우리는 집체기업에 속하고 주변 12개 촌의 소득 증대를 이끌 수 있다. 2021년 140만명이 공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여행 종합 수입은 7000여만 위안, 입장료 순수입은 2600여만 위안, 주변 소비 촉진은 5000여만 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와 물류 발전도 다이촌 소득 증대의 또 다른 채널이었다. 2010년, 왕촨시는 도농 연결점에 위치한 다이촌의 지리적 장점을 이용해 다이촌 쇼핑몰을 건설했다. 건축면적 22만㎡ 규모의 쇼핑몰에 현재 3000여 개의 업체가 입점했다. 현대 농업과 향촌 여행이라는 새 명함에 힘입어 다이촌 쇼핑몰은 일자리 1만2000여 개와 집체경제 수입 4000여만 위안을 창출했다. 쇼핑몰에서 조명 매장을 운영하는 푸아이쉐(付愛學)는 “쇼핑몰 위치가 좋고 일괄적으로 관리하며 매장에 임대료, 세금 감면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고객은 이곳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다이촌 쇼핑몰에 입점한 2년 동안 매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촌의 변화는 촌민들의 마음과 200여 권에 달하는 왕촨시의 업무일지에 기록돼 있다. 앞으로도 업무일지는 늘어날 것이고 다이촌 향촌진흥의 ‘새 장’도 계속 기록될 것이다. 

 

 

글|저우천량(周晨亮), 란산촨(冉珊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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