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2일, 톈진(天津) 생태타운 제로에너지 건물의 모습 사진/ VCG 

공업, 교통, 건축물은 세계 3대 ‘에너지 소모처’로 손꼽힌다. 중국의 도시화가 가속됨에 따라 건축업계의 에너지 소비율 또한 매해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녹색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세계적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건축업계는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및 탄소 배출 감축 잠재력을 지속 발굴 중이다. 세계은행(WB)은 2030년까지 전세계 에너지 절약 및 탄소 배출 감축 목표의 70%는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건축업이 탄소 배출 감축의 주력군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탄소 배출의 본거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건축물을 가지고 있으며, 매년 가장 많은 건축물이 새로 지어지는 국가이다. 현재 도시지역 건축물 총면적은 약 650억㎡이며, 2020년 기공 건축물 면적은 22억4433만㎡에 달한다.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통계에 따르면, 중국 건축분야의 탄소 배출량은 전국 총 배출량의 1/3가량이며, 이 중 기존 건물의 단순 사용으로 인한 배출량만 해도 매해 21억톤으로 중국 탄소 배출 총량의 20%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신축 건물 건설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연간 중국 탄소 배출 총량의 18%를 차지하며 주로 철강, 시멘트, 유리 등 건축재의 생산과 운송 그리고 현장 시공과정에서 발생한다.

 건축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남부지역 난방시장이 계속 확대되면서 중국의 건축분야 탄소 배출량은 앞으로 10년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쉬웨이(徐偉) 중국건축과학연구원 건축환경 및 에너지 절약 연구원 원장은 만약 건축물 에너지 절약 관련 현행 정책 기준 및 기술을 유지한다면 중국은 2038년경 탄소 배출 피크 달성이 가능할 것이며, 이는 중국이 선포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 피크에 도달하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중국 건축업의 저탄소 모델 전환은 이미 사회 각계의 공동인식으로 자리잡았다. 제14차 5개년 규획에도 녹색 저탄소 발전을 가속 추진하고, 녹색건물(그린빌딩)을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건축분야의 탄소 배출 감축은 중국이 전방위적 저탄소 사회를 실현하고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오늘날 건축업의 에너지 절감 및 탄소 배출 감축은 중국이 탄소 피크 및 중립 목표를 실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저탄소 및 탄소 배출 감축 관련 중요사업 중 하나가 바로 녹색건물이다. 녹색건물이란, 건축물의 생명주기 전반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오염을 최소화하여 사람들에게 실용적이고 고효율적이며 건강한 사용공간을 제공하고, 최대한도로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실현하는 고품질 건축물을 뜻한다.

린란란(林嵐嵐) 중국 주택도농건설부 표준정량사(司) 건축물 에너지절약처 처장은 “녹색건물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에너지 절감율이 높아 자원 소모가 적으며, 수자원 절약 효과가 훨씬 뚜렷하고, 더 좋은 생태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절약 부분에서 녹색건물은 냉난방, 조명, 전기시설의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고, 태양열 에너지, 지열 등 재생가능 청정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어 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낸다. 자원 소모 부분에서도 녹색건물은 고강도, 고내구성 소재를 사용하며, 녹색 건축재의 응용, 그리고 풀인테리어 및 조립식 건축 등 친환경 건축방식을 사용하여 건축재 소모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건축분야의 에너지 절약 및 탄소 배출 감축 강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20년 7월, 중국은 <녹색건물 조성 행동방안>을 발표하여 2022년까지 도시 신축 건물 중 녹색건물 면적을 7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주택도농건설부가 2021년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2019년 말 전국 녹색건물 누적면적은 50억㎡ 이상을 기록했으며 2019년 한해 도시 신축 건물 중 녹색건물이 65%를 차지했다.

중국의 26개 성(구, 시)에서도 각기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녹색건물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조립식 건물, 초저에너지 또는 제로에너지 건물 등 녹색건물 또한 지속 증가하고 있다. 1985년에 건축된 쓰촨(四川)성 건축과학연구원 건물은 ‘녹색 개조’를 거쳐 동종 건물에 비해 에너지 소모율을 50% 절감하고, 연간 60만kW/h 전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도시에서 200개 가정이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전력에 해당한다. 중국건축과학연구원(CABR) 단지 내 위치한 제로에너지에 가까운 시범건물은 진공절열판을 이용한 보온시스템과 지열원 히트펌프, 중고온 태양광 집열기, 열회수 시스템 등 기술을 적용하여 80%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율을 실현했다. 

속속 조성되는 저탄소 단지

쉬웨이 원장은 분산된 단일 건축물만으로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기에는 공간적·시간적·자원적 제한이 있기 때문에 ‘탄소 제로 배출 단지’나 ‘저탄소 단지’를 조성하면 에너지 상호 보완이 가능해 단일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및 탄소 배출 감축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단지 조성이 미래 녹색건물 발전의 필연적 추세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현재 건축물 에너지 절감의 주체가 단일 건축물에서 단지 종합관리로 바뀌는 추세이고, 녹색건물 시범 운영에서 지역시범 운영으로 전환되고 있다. 쉬 원장은 “저장(浙江) 미래단지의 제로탄소건물, 충칭(重慶) 광양다오(廣陽島)의 제로탄소시범구, 안후이(安徽) 벙부(蚌埠) 태양광도시의 저탄소시범구, 칭다오(靑島)의 제로탄소시범구, 하이난(海南)의 저탄소스테이션, 쑤저우(蘇州)의 저탄소시범도시 등 사업 모두 녹색건물 단지화 추세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시의 제로탄소시범구는 중국 최초의 ‘제로탄소 단지’ 사업이다. 2020년 7월에 시작한 해당 사업은 칭다오 아오판센터(奧帆中心,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요트경기장, 2018년 상하이(上海)협력기구 칭다오회의 주회의장)를 중심으로 건설되고 있으며, 총 건축면적은 22만7000㎡에 달한다. 해수원 히트펌프, 태양열 및 태양광 에너지, 풍력 발전, 오수원 히트펌프, 공업 여열 회수 등 청정에너지 기술을 합리적으로 활용하여 사업지역 내 건축물 10개에 대한 에너지 시스템을 개조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빅데이터 및 인터넷 등 기술을 적용하여 다양한 청정에너지 자원의 상호 보완과 스마트 관리를 실현할 예정이다. 각 건축물의 탄소 배출량이 제로가 될 때까지 지속 감축해 나가는 것이 목표이다. 초보적인 계산에 따르면, 사업 완성 후 매년 직접적으로 절약되는 전력은 약 303만kW/h, 열량은 2만2000GJ, 가스는 5500㎥ 정도이다. 직접적인 탄소 배출 감축량은 8663톤으로 173만3000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진행 중인 ‘저탄소 단지’ 및 ‘제로탄소단지’ 사업은 제로탄소, 청정, 스마트한 단지환경으로 지역 내 생태문명과 거주자의 생활환경을 크게 향상했다. 뿐만 아니라 녹색, 저탄소, 건강을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사회 전반에 전파하여 중국 도시 건설의 녹색발전을 견인하는데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