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重慶)시 펑두(豊都)현 산젠(三建)향 예리핑(夜力坪)촌의 푸르른 유채꽃밭. 펑두현은 생태 환경 보호에 힘을 다해 생태 우선, 녹색 발전의 길을 굳건히 걷고 있다. 사진/ 쉬쉰(徐訊)
2020년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중국은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 피크에 도달하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선언하였다. 같은 해 12월에 개최된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일련의 새로운 자발적 기여목표를 발표하였다. 2021년 중국 양회(两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탄소 배출 피크’ 및 ‘탄소 중립’이 최초로 정부업무보고서에 추가되었으며, ‘녹색’ 및 ‘생태’가 제14차 5개년 규획의 키워드로 제시되었다. 이에 중국의 탄소 중립 실현 노선은 국내외의 큰 주목을 받았다.
체계적 개혁
탄소 배출 피크란 말 그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후 점차 감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 중립이란 일정기간 내 인류의 생산활동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또는 온실가스가 산림 조성과 에너지 절약 및 감축 등 방식으로 상쇄되어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빼기’를 잘 해야 한다. 에너지 발전방식의 전환을 통해 청정에너지의 대규모 개발과 전기에너지의 광범위한 사용을 가속화하여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한편 이와 동시에 ‘더하기’도 필요하다. 생태계 관리를 적극 추진하여 산림 조성, 사막화 개선, 수자원 및 토지 보호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숲, 논밭, 습지 등의 중요한 역할을 발휘시켜 천연 탄소싱크를 늘려야 한다.
중국은 경제총량이 크기 때문에 탄소배출 부분에서 아직은 배출량과 증가량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화석에너지가 1차 에너지 소비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로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최대 개발도상국으로서 중국은 경제발전 불충분 및 불균형 등 여러 해결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따라서 탄소 배출 피크 및 중립을 실현하려면 단순히 에너지 절약이나 배출량 감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포괄적 행동목표와 정책조치를 마련하여 경제사회의 각 분야에서 체계적인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산업체계와 생산 및 생활방식 모두 녹색 저탄소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발전과 배출량 감축 간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근본 노선이다.
2021년 4월 20일, ‘2021 중국 국제 청정에너지 및 종합에너지 서비스산업 박람회’가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다. 현장 직원이 청정에너지 생산시스템 조감도 앞에서 관객에게 관련 내용을 소개 중이다. 사진/ VCG
포괄적 정책 마련
제14차 5개년 규획 기간(2021-2025년)은 탄소 배출 피크 달성의 중요한 기간이며 각 산업이 친환경으로의 전환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하다. 탄소 중립 목표 수립 후 첫 번째 5개년 규획인 제14차 5개년 규획 강요(綱要)에서는 탄소 배출 피크 달성 및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포괄적인 정책을 마련하였으며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 피크 달성 행동방안을 제정’할 것을 명시하였다. 예정대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스템 구축과 녹색기술 발전이 특히 중요하다.
유럽과 미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운영사례가 증명하듯 탄소배출권 거래시스템은 탄소 배출 감축량을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다. 중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스템은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상당한 규모와 빠른 발전속도를 자랑한다. 2011년 이래 중국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탄소배출권 거래 시범운영을 실시하였다. 2021년 1월 1일부터 전력업계의 첫 번째 탄소배출권 거래 이행주기가 정식 시작되어 전력기업 2225개에 탄소 배출 쿼터를 배분하였다. 앞으로 중국은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적용산업을 더욱 확대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확장과 완비는 기업의 빠른 친환경 전환을 도와 투자자본을 청정분야 및 고효율 분야로 유입하여 사회 전체의 저탄소 전환을 위해 튼튼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녹색 저탄소 발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기초로 국제사회에서 발전기회를 선점하는데 필요한 핵심요소이다. 유럽연합(EU)의 기후정책 또한 선진형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14차 5개년 규획 강요에서도 녹색기술 혁신 및 돌파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 언급하였다. 탄소포집, 이용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일명 CCS 기술, 생산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모아 정제하여 재사용하거나 저장하는 기술) 등 핵심기술에 대한 혁신과 응용은 중국이 대규모 탄소배출 감축을 실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국의 책임감
중국의 탄소 중립 목표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전면 이행에 대한 대국으로서의 책임감을 충분히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보면 탄소 배출 피크 달성 후 탄소 중립 목표를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U의 경우에는 1990년대에, 미국은 2007년에 탄소 배출 피크를 달성하였지만 모두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즉 EU와 미국은 50년 또는 그 이상의 전환기를 갖는 셈이다. 반면 중국은 아직 산업화 및 도시화의 중후반기를 겪고 있음에도 30년 내에 탄소 배출 피크에서 중립까지 이루겠다고 약속하였다. 심지어 중국의 예상 피크치는 미국과 EU의 탄소 배출 피크치를 더한 값과 맞먹는다. 다시 말해, 중국은 다소 짧은 시간 안에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 상황과 능력에 따라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약속하였다.
중국의 탄소 중립 약속은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해당 목표를 제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과 한국에서도 탄소 중립 목표를 발표하였다. 중국은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는 한편, 능력범위 내에서 여타 개발도상국을 적극 지원하여 기후분야의 남남협력을 심화하였다. 앞으로 중국은 경제사회의 친환경 전환을 순조롭게 완성하고 예정대로 탄소 배출 피크 및 중립 목표를 실현할 것이며, 세계 기후변화 관리에 중요한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세계 발전에도 강력한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글|한이위안(韓一元),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세계정치연구소 보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