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0 글|란산촨(冉珊川), 왕팡(汪芳)
푸젠성 푸저우(福州) 소프트웨어산업단지 전시장에는 단지 입주 기업이 연구개발한 각종 칩셋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중신사(中新社)
‘새로운 발전 구도의 구축’은 올해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주목받는 핫이슈였다. ‘제14차 5개년’ 규획과 2035년 장기 목표 강요 초안에서는 더 나가 ‘강대한 국내 시장 형성, 신 발전 구도 구축’을 단독으로 다뤘다. 이 주제를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본지는 천원링(陳文玲)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인터뷰했다. 그는 ‘새로운 발전 구도의 구축’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복잡하고 심각한 국내외 상황에 놓인 중국이 중장기 발전에 착안해 내놓은 전략적 안배이자 중요한 배치라고 말했다.
국내 대순환, 최저선과 기본보장
‘국내 대순환을 주체로 한 국내외 이중순환이 상호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중국 경제 발전 수준 향상, 중국 국제경제 협력 및 경쟁 신 우세 마련의 전략적 선택이다.
‘국내 대순환 주체’에 대해 천원링은 모든 리스크를 막아낼 수 있는 ‘내순환’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배치가 아니고 중국이 정치 안보를 고려해 내린 중요한 전략적 배치다. 그는 “각종 리스크와 도전, 발생 가능한 외부 충격과 압력에 대해 ‘국내 대순환 주체’가 우선해야 할 것은 최저선과 기본, 민생을 보장하는 것이고 강대한 국내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인민 대중의 기본생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급 체계와 물류, 판매, 저장, 응급 등 여러 분야가 원활하게 통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거센 풍랑이 덮쳐도 한가롭게 거닐 수 있다. 천원링은 이렇게 해야만 리스크를 막을 수 있고 어떠한 외부 압력에도 대응할 능력이 생기며 대국간 게임을 순조롭게 ‘넘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원링은 중국은 ‘국내 대순환 주체’를 형성할 기반과 조건을 이미 갖췄다고 봤다. 첫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로 들면 전 세계적인 공공위생 안전 위기에서 중국은 감염병을 성공적으로 통제했을 뿐 아니라 시장의 정상 운영과 원활한 물류 체계를 유지했다. 또한 감염병 대응에서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광범위하게 응용했고 디지털 경제 등 새로운 모델과 새로운 업태가 나타났다. 이런 것이 ‘국내 대순환’을 보다 원활하고 빠르며 편리하게 할 것이다. 둘째, 중국은 강대한 제조업 체계를 갖췄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UN) 산업 분류 중 공업 부분의 41개 대분류, 207개 중분류, 666개 소분류를 다 갖춘 나라다. 이는 메이드인 차이나가 중국의 소비와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고 공급과 소비가 서로 적응하고 부합돼 ‘국내 대순환’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국제 대순환, 더 높은 난이도
새로운 발전 구도의 구축에서 ‘국내 대순환’에 비해 ‘국제 대순환’ 촉진이 더 어렵다. 천원링은 “현재 원활한 국제 순환에 다소 문제가 있다. 노력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일부는 다른 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원활한 국제 대순환을 가로막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천원링은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단점을 보완하고 핵심기술이 ‘목을 조르는’ 난제를 해결하며 혁신으로 기술 제약을 돌파한다. ‘목을 조르는’ 기술이란 장기적이고 지속적이며 고강도의 투자가 필요한 연구개발(R&D)이나 오리지널 혁신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핵심적이고, 독창적이며, 획기적이고, 첨단적인 기술을 말한다. 이런 핵심기술이 일단 형성되면 국가는 절대적인 우세를 갖게 된다. 이런 기술 우세는 산업망, 공급망, 서비스망, 가치망과 산업 발전 능력 향상에 핵심적인 작용을 하고 의미가 있다.
둘째, 현대 물류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순환’의 본질은 ‘호연호통(互聯互通, 상호연결과 소통)’으로 ‘통’하지 않으면 순환은 어렵다. 현재 해운이 국제 화물운송의 주요 채널이다. 코로나19 기간 국제 물류는 수송력이 떨어져 국제 해운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컨테이너 하나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천원링은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만나면 ‘국제 대순환’은 차질이 생길 것이며 때문에 현대 물류 체계 구축은 이중순환 구도 형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수준 높은 개방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에 깊이 융합됐고 내수와 외수 시장 자체는 서로 의존하고 촉진하는 것이다.” 3월 4일 개최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에서 장예쑤이(張業遂) 대회 대변인은 새로운 발전 구도의 구축은 폐쇄적인 국내 일방 순환이 절대 아니라 개방적이고 상호 촉진하는 국내외 이중순환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이중순환에서 더 중요한 것은 수준 높은 개방이고 수준 높은 개방의 기반 위에 국내외 이중순환이 선순환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천원링은 현재 중국의 대외 개방은 새로운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주동적이고 수준 높은 제도형, 인솔형’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째, 중국의 개방은 주동적인 개방이지 유럽과 미국의 압력을 받아서 한 것이 아니다. 최근 여러 개방 정책은 모두 중국이 주동적으로 기획하고 시행한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중국의 금융 개방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빨라져 두 차례 ‘금융 개방 11조’를 발표했다. 2018년 보아오(博鳌)아시아포럼에서 이강(易綱)중국 인민은행 행장은 11조 금융 개방 조치를 발표했다. 2019년 국무원 금융위 판공실은 11조 금융업 대외 개방 조치를 발표해 금융의 대외 개방이 다시 속도를 냈다.
둘째, 중국의 개방은 수준 높은 개방이다. 2013년 중국 자유무역시험지구가 상하이(上海)에 설립됐고 이후 광둥(廣東), 톈진(天津), 푸젠(福建)으로 확대됐다. 현재 중국의 자유무역지구는 6차례 건설을 거쳐 21개로 늘었다. 이는 더 높은 규격과 기준에 맞췄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전면 개방을 대대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에 맞춰 개방한 하이난(海南)자유무역항 건설은 중국의 수준 높은 대외 개방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셋째, 중국의 개방은 제도형 개방이다. 과거 중국은 일부 시험지역에서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점진식’ 개방을 했지만 지금은 설계가 있고 제도적인 개방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상사제도(商事制度, 법인등록제도) 개혁과 정부의 ‘방관복(放管服, 정부기능 간소화, 권력 이양, 서비스 최적화)’ 개혁도 제도형 개방에서 확대된 것이다.
넷째, 중국의 개방은 인솔형 개방이다. 현재 중국의 대외 개방은 남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앞장서서 하는 성격이 더 강한 개방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은 호연호통이라는 메인 노선을 통해 정책 소통, 시설 연통, 무역 창통, 자금 융통, 민심 상통을 강화해 더 큰 범위에서 세계 각국과 발전 기회를 공유하는 것이다.
천원링은 일부 분야에서 중국의 개방 수준은 이미 수많은 선진국을 앞섰다고 말했다. 개방 확대를 통해 중국의 경쟁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개방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특히 강조했다. 그는 “개방하면서 동시에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화해 우리의 핵심 이익을 더 잘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란산촨(冉珊川), 왕팡(汪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