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글|장진원(張勁文)
21세기 들어 중국은 에너지 소비구조 개선과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신에너지를 적극 모색하고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후베이성 다우(大悟)현 셴쥐딩(仙居頂)풍력발전소가 그 성과 중 하나다. 이 사업은 후베이성이 새로운 형태의 청정에너지 이용 및 에너지구조 최적화에서 시범 및 선도역할을 하는데 큰 힘이 됐으며, 다우현에 독특한 관광지를 더해주었다. 사진/ 리쉐당(李學黨)
“중국은 국가의 자주 공헌력을 높이고 보다 강력한 정책과 조치를 취해 2030년 이전에 탄소배출 정점 도달을 찍은 뒤, 2060년 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2020년 9월 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75차 유엔(UN)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2021년이 되자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 목표까지 10년도 안 남았다. 탄소배출 정점 도달에서 탄소중립 실현까지 30년 남았다. 중국은 얼마나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것일까? 중국 생태환경부 환경계획원은 데이터를 이용해 답안을 제시했다. 유럽연합(EU)이 1990년대 이산화탄소 배출량 45억톤으로 정점 도달을 찍었고, 미국이 2007년 약 59억톤으로 정점을 찍은 것을 보면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은 106억톤 내외로 EU의 2.4배, 미국의 1.8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U의 21세기 중엽 탄소중립 실현 목표에 따르면, 탄소배출 정점 도달에서 탄소중립까지 60년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중국은 탄소배출 정점 도달에서 탄소중립까지 30년 밖에 없다. 중국은 선진국보다 짧은 시간 안에 큰 폭으로 감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창출+절약’으로 탄소중립 콤비를
탄소배출 정점 도달과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근원에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을 통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구조와 산업구조의 조정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다. 중국의 1차 에너지 소비 가운데 석탄이 57%, 석유가 약 20%를 차지한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특히 “에너지 구조조정 및 최적화와 태양광 발전,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대대적으로 발전시켜 석탄 소비가 최대한 빨리 정점을 찍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를 공업체계에 편입시킨다면 공업용 탄소 배출이 중국 총 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점업종의 조속한 탄소배출 정점 도달 및 정체기 극복이 2030년 이전 탄소배출 정점 도달의 핵심이다. 왕진난(王金南) 중국 생태환경부 환경계획원 원장과 옌강(嚴剛) 부원장은 이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을 담은 조사연구 보고서를 공동발표했다. 그들은 ‘제14차 5개년 규획’ 기간에 중점업종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 목표를 명시하고, 해당 업종이 탄소 배출의 본보기가 되도록 하며, 기준규명∙증가량 통제 등 여러 조치를 병행하고, 저탄소 기술 사업 테이터 베이스 구축 등을 제안했다. 또한 산업구조조정 목록에서 탄소배출량 억제에 관한 규칙을 보완하고 고탄소 산업목록의 검토와 제정 등을 제안했다.
에너지 구조와 산업구조 조정 과정에서 각 산업과 기업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술과 산업모델의 혁신이다. 둥잔펑(董戰峰) 중국 생태환경부 환경계획원 연구원, 박사 지도교수는 “에너지 구조와 산업구조 전환은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고 혁신적인 기술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어떤 산업에 이런 기술이 출현하면 산업 전체의 에너지 이용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탄소배출 정점 도달과 탄소중립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둥잔펑은 탄소배출 정점 도달이 탄소중립의 전제이자 기초지만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탄소배출 정점 도달 단계에서 조기 고려해야 할 작업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기술과 산업 락인효과(Lockin Effect)가 있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의 경우 어떤 기술이 일단 사용되면 20-30년 동안 계속 사용되고 이산화탄소 배출 강도도 이만큼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2060년 전에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앞으로 5년, 고탄소 배출사업의 심의와 비준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둥잔펑은 ‘절약’과 동시에 ‘창출’도 중요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서 온실가스 흡수원(Carbon Sink)은 ‘창출’의 채널이다. 온실가스 흡수원이란 식수와 조림, 삼림관리, 식생회복 등을 통해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촉진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그것을 식생과 토양에 가둠으로써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를 줄이는 것이다. 그는 “최근 중국은 삼림 커버율과 저축량 확대에 힘쓰고 있다.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는 ‘생태문명 건설에 새로운 진보를 거둔다’를 ‘제14차 5개년 규획’ 시기 경제사회 발전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채택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은 생태문명 건설에서 보다 큰 행동을 취할 것이고, 생태 보호 및 회복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감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보호의 날을 맞아 쓰촨(四川)성 시난(西南)항공학원 하계운동회 개막식에 1000여 명의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등장해 에너지 절약과 저탄소 환경보호를 제창했다. 사진/ CFP
전체에서 세부까지, 탄소배출 정점 도달의 로드맵
최근 발표된 ‘제14차 5개년’ 규획과 2035년 청사진 목표 건의에서 ‘조건을 갖춘 지역이 먼저 탄소배출 정점에 도달하도록 지원한다’고 명시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한 발 더 나가 ‘2030년 이전 탄소배출 정점 도달 행동방안을 제정하고 조건을 갖춘 지역을 지원한다’고 명시했다.
국가가 제시한 탄소배출 정점 도달 및 탄소중립 목표는 최종적으로 각 지방에서 시행돼야 한다. 탄소배출 정점 도달 분야에서 현재 중국 각 지역의 상황은 어떠한가? 2020년 12월, 중국의 유명 민간 환경보호 기구인 공중환경센터와 중국도시온실가스 업무팀이 공동 발표한 <중국도시 탄소배출 정점 도달지수>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의 초기 평가에 포함된 중국 58개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은 전국의 44%, 국내총생산(GDP) 47%, 총 인구 32%를 차지했다. 평가결과 선전(深圳), 쿤밍(昆明), 우한(武漢)이 ‘선봉도시’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샤먼(廈門), 난징(南京), 칭다오(青島), 창사(長沙), 한단(邯鄲), 쯔보(淄博)가 ‘선두도시’로 각각 꼽혔다. 그러나 일부 도시의 탄소배출 정점에 도달하는 일이 비교적 큰 도전이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작업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
탄소배출 정점 도달 작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도시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이들은 자원형 도시이거나 중공업∙화학공업이 집중적으로 분포된 도시다. 탄소배출 정점 도달작업에 대해 마쥔(馬軍) 공중환경센터 책임자는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 작업은 ‘도시별 맞춤형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 우리는 탄소배출 정점 도달의 과제를 효율적으로 쪼개야 한다. 우선 중장기와 단기과제를 나눈 다음 이들 과제를 각 지역, 각 도시로 배분하고 더 나아가 각 기업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쥔은 탄소배출 정점 도달분야에서 공중환경센터는 탄소배출 데이터 발표 및 모니터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들 데이터를 관련지역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탄소배출 정점 도달행동이 상대적으로 느린 도시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각 도시에 있는 배출원을 선별해야 한다. 즉 고탄소 배출 기업을 식별하고, 관련 부처는 해당 시의 배출원 파악을 기반으로 배출 리스트를 마련하며, 해당 시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 로드맵을 연구・제정한 다음 이에 따라 각 기업의 탄소배출을 계산해 구체적인 감축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밖에 우리는 연구보고서에서 관련기업이 분기별 자신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과제의 진행상황을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탄소배출 정점 도달과제가 도시에서 각 기업으로 내려오면 기업은 이 과제를 어떻게 수행해야 할까? 마쥔은 각 기업은 공급사슬의 탄소 배출 관리에서 조절 공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2014년 공중환경센터는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와 공동으로 녹색공급사슬 CITI지수를 연구・개발했다. 마쥔은 이 지수는 주요 브랜드의 중국내 공급사슬 데이터의 투명 및 공개, 대중과의 호응, 이익관계자의 생산단계 오염에 관한 책임 추궁, 공급업체의 준법, 개선 행동 등 5개 분야의 행동을 반영할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점수를 받는 핵심은 효율적인 환경 관리・감독이다. 즉 브랜드가 중국의 공급사슬에 있는 기업에게 환경책임을 적극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2020년 9월 기준 공중환경센터는 540개 국내외 브랜드를 대상으로 녹색공급사슬 CITI지수를 평가했다. 마쥔은 현재 많은 기업이 공급사슬의 탄소배출 관리감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2020년 9월 기준 35개 브랜드가 공급업체에게 환경보호에 주의하라고 요구했고, 공급업체와 관련 서면약정도 체결했다. 환경관리감독에 관한 기록 또는 자동모니터링시 기준 초과를 경고하는 메일을 받으면 제때 개선 조치를 취하며, 우리가 출시한 블루맵(蔚藍地圖) 앱을 통해 공개적으로 개선조치와 결과를 설명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2만 4600개 공급업체가 녹색공급사슬에 참여했다.”
마쥔은 현재 중국의 많은 대기업이 탄소배출 정점 및 탄소중립에 힘쓰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기업의 행동은 여전히 느리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기업 녹색공급사슬 평가지수 50위 안에 중국 기업은 화웨이(華爲)와 레노보(Lenovo)만 순위에 올랐다. 총체적으로 보면 1% 미만의 중국기업만 공급사슬의 탄소배출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개선할 여지가 크다.” 이어 마쥔은 “앞으로 공중환경센터는 빅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과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충분히 활용해 기업이 공급사슬의 환경, 건강, 안전 리스크를 식별할 수 있도록 더욱 협조해 기업이 경영과 가치사슬에서 녹색전환을 꾀하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싸이한바(塞罕壩)는 중국 허베이성과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경계지역인 훈산다커(渾善達克)사막 남쪽에 위치해 있다. 1962년 싸이한바 기계임업장이 설립됐다. 근 3대에 걸친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 싸이한바 기계임업장에는 112만무(亩, 1무는 약 666.67㎡) 면적의 세계최대 인공림이 조성됐다. 사진/ 돤웨이(段崴)
테스트에서 운영까지, 탄소 배출 정점 도달 실현을
2021년 1월,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 도달 작업에 중요한 소식이 들렸다. 황룬추(黃潤秋) 중국 생태환경부 부장은 2021년 중국은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을 구축할 것이고,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기업이 기술혁신을 하도록 하여 탄소 배출 강도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중국은 오래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시범작업을 진행했다. 2011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충칭(重慶), 광둥(廣東), 톈진(天津), 후베이(湖北) 7개 성시(省市)를 탄소배출 쿼터 거래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시범지역을 기반으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17년 12월 화력발전 산업을 진입점으로 하는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체계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둥잔펑은 “화력발전 산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화력발전이 탄소배출량이 많고, 대부분 국유기업들이라서 정부정책을 시행하기 좋았다. 기술면에서도 화력발전 산업은 모니터링 능력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당시 첫번째 시범기업에 포함된 1700여 개 전력회사의 1년 총 배출량은 30억톤 이산화탄소 당량을 넘어 당시 중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1/3가량을 차지했다.
이후 시범범위가 확대됐다. 생태환경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시범 성시의 탄소시장은 철강, 전력, 시멘트 등 20여 업종, 3000여 기업이 포함됐고 누적 거래량은 4억톤 이상이며, 누적 거래액은 90억 위안(약 1조5515억원) 이상이다.
2014년부터 중국정부가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통합’ 발전계획을 제시한 이후 협동발전이 징진지 세 지역의 주요과제가 됐고, 생태환경 협력관리는 협동발전의 내재적인 요구가 됐다. 세 지역의 공동노력으로 징진지 환경관리 협력이 점차 속도를 내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 CFB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 산업과 기업에게 새로운 과제가 부여됐다. 마쥔은 “탄소거래 관리방법에서 처음으로 참여기업에게 매년 배출데이터를 공개하도록 명시했다. 따라서 탄소시장 참여기업은 배출데이터를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 데이터 발표는 기업의 약속 이행과 대중의 신뢰 형성에 중요하다. 아직 탄소시장 거래에 진입하지 않은 업종은 탄소배출량 계산과 배출 데이터 공개 같은 관련 작업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마쥔은 관련 기업이 탄소 배출 로드맵과 적극적인 탄소공개 제도를 스스로 마련하고 관련 데이터 공개를 통해 자신의 감축진도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장진원(張勁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