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제공작회의가 2020년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었다. 매년 12월 개최되는 이 회의는 다음해 경제업무의 청사진을 그리는 회의이다. 2021년은 ‘제14차 5개년 규획(중화인민공화국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규획 강요)’이 시작되는 해이자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의 해이다. 전면적 샤오캉(小康)사회 건설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지금,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여정에서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 위해 고심 중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여전히 세계 각국에서 확산하고 있고, 글로벌화의 불확실성이 지속 증가하면서 중국이 직면한 외부적 도전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2021년 경제업무를 잘 수행하는 것은 중국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올해 중국의 거시적 조율 방향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이유는 현 경제상황에 대한 중국 고위층의 판단과 차기 중국 경제 발전의 조율방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0년 경제성과를 충분히 평가함과 동시에 경제 회복의 기초가 아직 튼튼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제 리스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의 변화와 외부 환경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국 경제 회복의 기반이 아직 튼튼하지 않다는 점을 반드시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2021년 세계의 경제상황은 여전히 가혹하고 복잡할 것이며, 경제 회복은 불안정하고 불균형하게 진행될 것인 바, 코로나19의 충격에서 파생된 각종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제 회복 과정의 불확실성에 대해, 이번 회의에서는 거시정책의 ‘연속성•안정성•지속가능성’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지속 시행해 경제 회복에 필요한 지원 강도를 유지하고, 더욱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급커브 없이 정책의 시효성•적정성•효율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당분간 역주기 정책의 강도를 어느정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점진적으로 차근차근 줄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정책은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개혁혁신에 유리한 정책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재정정책 부분에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하되, 그 질과 효율을 향상하고 지속가능성을 더욱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3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총지출액 차원에서는 적정한 지출 강도를 유지해 국가의 중대 전략적 임무 수행을 보장해야 한다. 둘째, 지출구조 차원에서는 신형 거국체제의 장점을 발휘하여 과학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수입 분배를 조정하며 내수 확대를 지원해야 한다. 셋째, 채무 리스트 관리 차원에서는 확실한 조치를 통해 지방정부의 잠재적인 채무 리스크를 해소하고,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통화정책 부분에서는 “온건한 통화정책은 융통성과 정확성, 합리성과 적절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또한 3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통화신용 총량 차원에서는 통화공급량과 사회융자 규모의 증가속도를 명목경제 성장률에 알맞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거시 레버리지 비율을 안정시켜 경제 회복과 리스크 방지 간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 둘째, 과학기술 혁신, 소상공인, 녹색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해 고품질 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금리 및 환율의 시장화 개혁을 심화하고,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안전한 과학기술 발전구도 조성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2021년의 8대 중점임무를 제시했다. 2019년 회의에서 제시한 6대 중점임무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첫째, 국가의 전략적 과학기술력, 산업•공급망의 자주성 및 통제능력 강화가 최우선 순위로 강조되었다. 이는 과학기술 혁신의 전략적 지위가 한층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재정정책, 통화정책 등 거시 조정수단을 언급하는 대신 내수 확대, 개혁개방 등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더 많이 강조했다. 셋째, 식량안보, 반독점 및 대도시 주택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과학기술 안전 부분에서는 “과학기술의 자력자강은 발전 대세를 촉진하는 근본적 수단인 바, 과학정신에 입각해 과학규칙을 파악하고 자주혁신을 전력 추진한다면 분명 더욱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1년 중점임무 중 ‘국가의 전략적 과학기술력 강화’를 첫번째로, ‘산업•공급망 자주성 및 통제능력 강화’를 두번째 순위에 두었다. 이는 제14차 5개년 규획에서 제시한 발전목표 중 ‘혁신드라이브 견지’ 및 ‘현대산업체계 가속 발전’에 대응하는 것으로 그 중요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는 과학기술의 업그레이드와 산업의 자주 발전은 중국의 제14차 5개년 규획 실현과, 나아가 두번째 백년 분투목표 실현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국 등 역외세력의 견제를 받고 있고, 외부환경은 나날이 복잡해지는 상황 속에서, 만약 핵심기술이 타인의 통제를 받는다면 중국의 경제안전과 사회안보에 중대한 잠재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발전의 전제조건은 안전과 안보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세계에서는 과학기술에 새로운 격변의 조짐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 기회를 활용하면 중국이 선진국을 추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거리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 또한 공존한다. 따라서 기술혁신을 착실히 추진해야만 발전으로 안보를 보장할 수 있으며, ‘뒤쳐진 자는 매를 맞는(落後就要挨打)’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과학기술력, 산업망의 자주성 및 통제능력의 강화 핵심은 과학연구시스템을 최적화하고, 과학연구 실력을 제고해 핵심기술 및 첨단기술의 도약을 실현하는데 있다. 연구분야의 경우, 이번 회의에서 제시한 임무는 제14차 5개년 규획에 명시된 ‘인공지능, 양자통신, 집적회로, 생명보건, 뇌과학, 생물육종, 항공우주, 심지층•심해층 탐사 등 첨단분야’에서 미래성과 전략성을 가진 국가 중대 과학기술사업 뿐만 아니라 ‘핵심기술 돌파사업을 추진해 일부 정체분야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다’는 임무도 포함되어 있다.
정책방향 차원에서는 ‘거국체제+시장활성화’가 여전히 중국 과학기술 발전의 주된 방향으로 제시되었다. 분업 차원에서는 국가가 중대 과학기술 혁신을 조직하고, 확고하게 전략적 수요에 따라 과학기술 혁신의 방향과 중점을 설정하고, 국가발전 및 안보를 제약하는 중대 난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다. 국내 주요 연구소 및 대학은 ‘국가대표팀’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초학과연구센터 여러 개를 중점적으로 배치하고, 충분한 여건을 갖춘 곳에는 국제 및 지역 과학기술혁신센터 설립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중국은 과학기술 혁신분야에 대한 기업의 기여도에 더욱 주목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과학기술 혁신에서 기업이 주체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하며, 선도기업이 혁신연합체를 형성해 중소기업의 혁신활동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 혁신의 본질은 자원의 배분으로, 마찬가지로 시장의 결정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기업은 기술을 사용하고 응용하는 주체로서 산학연 시스템에 더 깊이 융합될 필요가 있으며, 기타 과학연구 주체와 효과적인 정보 및 자원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업-다운스트림 전체가 힘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만 핵심기술의 도약이 산업망 내 여타 네트워크로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하이테크기술 관련 산업•공급망의 분업은 더욱 세분화되고, 네트워크 내 협력 또한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내부 성장동력의 육성
이번 회의에서는 “강력한 내수시장 형성은 새로운 발전구도 구축의 중요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내수시장을 형성하려면 상응한 정책의 가이드가 필요하다. 소비의 경우,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 국민의 소비력을 제고하는 것 외에 소비의향 또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따라서 회의에서는 “소득분배 구조를 최적화하고, 중산층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확대시키고, 국민 소비력을 기르기 위한 근본적 방향이 될 것이다.
소비의향의 경우, 회의에서는 “공공소비를 합리적으로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중국 국민들은 교육, 의료, 양로 및 육아 보육 부분에서 경제적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대도시 주택문제 현안 해결’을 2021년 중점임무 중 하나로 제시했다. ‘투기가 아닌 거주용’을 재차 강조하면서 주택임대 분야에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보장형 임대주택 건설을 고도로 중요시하면서 토지 공급을 임대주택 건설 분야로 더욱 집중시켜 임대주택 공급을 보장하고, 임대주택 세금부담을 감소해 임대료를 합리적으로 조율할 것을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중국의 부동산 정책이 토지가격, 부동산매매가, 예상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임대가격 안정까지 확장될 것을 의미한다.
투자분야의 경우 회의에서는 ‘투자 성장 모멘텀 강화’를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 중국 정부가 투자의 견인효과를 더욱 중요시하여 스필오버 효과와 사회적 효율이 높은 분야에서 예산 내 투자를 활용하여 사회적 투자 성장을 활성화시킬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디지털경제, 뉴인프라 건설, 제조업, 도시 업그레이드 및 현대화 물류 등 부분의 투자에 특히 주목했으며 ‘산업구조 종합관리’를 통해 신흥산업의 중복 건설을 방지할 것을 요구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한층 완비화
2020년 12월 11일에 있었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반독점 및 무질서한 자본 확장 방지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앞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완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쟁체제 보완과 반독점 강화가 중요한 내용이 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020년 4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및 국무원에서 발표한 <생산요소 시장화 배치 체제 및 메커니즘의 완비에 관한 의견>을 보면, 토지•노동력•자본•기술 등 4대 전통 생산요소와 함께 ‘데이터’가 제5대 요소로서 최초로 언급됐다. 각 시장에서 생산요소의 공평하고 질서있는 유통을 보장하기 위해 회의에서는 “플랫폼기업의 독점 판정과 데이터 수집관리, 소비자 권익보호 등 분야의 법률 및 규칙을 완비하고, 규제를 강화해 관리감독 역량을 제고해야 하며, 독점 및 불공정 경쟁행위를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이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양자택일’을 강요했던 부당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이기도 하다.
시장화•법치화•국제화가 완비된 종합관리감독의 틀이 있어야 IT플랫폼기업이 혁신발전에서 조력자의 역할을 더욱 잘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는 플랫폼기업의 혁신 발전을 지원하여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공유제 경제와 비공유제 경제의 공동 발전을 지지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법에 따라 발전을 규범하고, 디지털산업의 규칙을 보완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회의에서 “금융 혁신은 반드시 신중한 관리감독을 전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관리감독부처도 기능적 관리감독 이념에 입각해 업무별로 신중한 ‘일괄 관리감독 실시’라는 거시적 요구에 따라, 금융 안정 실현을 기준으로 대형 IT기업의 금융 혁신을 질서있게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생태문명 건설, 더욱 중요시 여겨
이번 회의의 핵심내용 중에는 생태문명 건설이라는 새로운 목표도 포함되어 있다. 회의에서는 “중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부분에서 2030년 전까지 배출 최고치를 기록하고, 2060년 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탄소 배출 최고치 달성 및 탄소중립 실현 계획은 중국의 중장기 경제발전 구도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탄소 배출 최고치 달성 및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및 산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중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자원규모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배출 감축 목표를 실현하려면 에너지 소모의 총량 및 강도를 함께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며, 에너지를 절감하고 친환경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 고소비 산업을 개조해야 한다. 또한 친환경 산업의 비중을 높이고 수력, 풍력, 수소에너지,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를 전폭 지원해 에너지 소비 분야에서 청정에너지 비율을 제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중국의 에너지 접근권 및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시장을 통해 탄소 가격을 정하고, 기업과 국민들이 탄소 배출 최고치 달성 및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