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3일, 중한 코로나19 공동 방역 협력체제의 공식 출범과 함께 첫 화상회의가 열렸다. 사진은 베이징 회의장의 모습 사진/ XINHUA
2020년 한 해가 세월의 바쁜 걸음을 따라 저물어 갔다. 2020년을 돌아보는 중한 양국 국민들은 만감이 교차한다.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가 나눈 온정과 연대는 물론,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수많은 노력과 난관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2020년은 양국 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되는 중대한 해이자 계속되는 전염병 확산과 국제정세 변화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양국 관계가 더욱 내실화되고 성숙한 단계로 발전된 해였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전염병엔 국경 없다” 코로나19 공동대응
2020년 초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 가 발생했을 때 한국은 중국에 가장 먼저 의료·구호물자를 보내온 31개 나라 중 하나였다. 수도권과 지방, 정치 여야를 막론하고 한국 각지에서 보내온 ‘중국 힘내라! 우한 힘내라!(中國加油! 武漢加油!)’ 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아직도 중국 인민들의 뇌리에는 선명하다. 한국 정부와 사회 각계는 중국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며 물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20년 3월 중국 각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된 반면 한국은 확산세가 커지기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격려전화를 걸어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을 대표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시 주석은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다. 세계 각국은 동고동락을 하는 운명공동체이며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들은 전염병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한국의 상황에 깊이 공감한다. 중국은 온 힘을 다해 한국의 코로나19 극복을 지원할 것이며, 한국과 함께 손잡고 전염병을 조기 극복해 양국은 물론 세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지켜내고자 한다” 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웃국가인 중한 양국은 서로를 보듬고 고락을 함께 하며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상대의 진심이 보이는 법이다. 양국 국민의 마음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서로에게 한층 더 다가섰다.
일방주의 공동 배격으로 우호 관계 확인
중한 간의 우호관계는 일방주의 배격에 대한 양국의 공동의지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보호주의와 일방주의, 패권적 행동의 반(反)기류 움직임이 국제적 질서를 교란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때,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각국의 평등과 호혜, 책임을 함께 하는 것을 강조하며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에 힘써 왔다. 그 결과 중국은 일부 국제 패권주의 국가의 봉쇄대상이 되었고, ‘무역 따돌림’ 행위를 일삼는 특정국가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하는가 하면, 다른 나라에 편 가르기를 강요하며 이들과 함께 경제·무역·기술 교류 분야에서 ‘중국 차단하기’에 나섰다.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는 2020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온라인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은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의 경제적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한국)는 미중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이 있다” 고 답변한 바 있다.
2020년 중국 인민들이 ‘항미원조전쟁(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을 거행할 무렵에도 한국 정부는 중국인민지원군 유해 발굴과 송환작업을 이어갔다. 이 역시 양국 국민 모두가 어두운 역사에서 벗어나 어렵게 이룩한 현재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2020년은 중·일·한 3국의 공동노력 끝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되는 등 양국은 무역, 문화, 스포츠, 환경 뿐만 아니라 교육, 청소년 우호교류 등에서의 협력을 착실히 넓혀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북방정책’ 연계 및 제3시장 공동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점에 비춰 2020년은 양국 우호관계의 전면적인 성숙과 안정을 위한 기반을 다졌던 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중한관계는 빠른 발전시기로 진입
2021년 중한관계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건전하고 빠른 발전시기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은 중국 인민들에게 ‘두 개의 100년’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이 되는 해이자 중국공산당 창설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더욱 개방되고 우호적인 자세로 세계 국민들과 함께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세계 각국과의 공동 노력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길 바라고 벼랑 끝으로 곤두박질치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돌려놓고,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중미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분쟁이 완화되기를 희망한다. 중한 양국의 무역관계는 긴밀하다. 코로나19로 수많은 나라에 ‘봉쇄령’이 선포되고 경제와 산업이 멈춘 역경 속에서도 중한 무역은 여전히 활발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무역 협력의 건강한 발전은 지역과 세계 경제에도 좋은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새로이 맞이한 올해에는 양국 지도자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정치, 경제, 문화 교류와 협력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역시 중·한·일 협력체제의 강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조선반도(한반도) 긴장도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지속적인 대북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굳건히 지지한다. 양국은 조선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한다. 한편, 중국은 조선의 핵 포기 주장과 경제발전 중심의 입장 및 자국의 체제 안전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 또한 지지한다. 남북 양측이 모두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 보는만큼 중국은 반드시 책임지는 역내 대국의 역할을 발휘하여 남북과 공동협상, 국제사회와 공동의 노력을 추진해 조선반도 평화와 안전 국면 수호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글|뤼차오(呂超), 만옌(滿巖), 왕이난(王毅男)
랴오닝(遼寧) 사회과학원 조선(북한)·한국연구센터 수석연구원, 부연구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