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쟝수펑(布江蜀豐) 현대농업시범단지 내 채소하우스 및 멀리 보이는 고산지대 채소과일 재배기지 사진/둥닝(董宁)
처서(处暑) 절기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이른 아침, 해발 2500m에 위치한 량산(凉山)자치주 자오줴(昭觉)현 사라디포(洒拉地坡)향에는 벌써 선선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족 처녀 아즈(阿枝)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모님과 함께 1km 떨어진 지우루(九如) 딸기생태농장에 출근할 채비를 한다. 올해 19살인 아즈는 중학교 졸업 후 선전(深圳)의 한 전기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다가 작년 고향으로 돌아와 딸기농장에서 딸기 따는 일을 시작했다. 딸기농장 임금은 하루 60위안(약 1만원)이다. “이 곳 임금은 타지에서 일하는 것보다 많진 않지만 집과 가깝고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아요.” 아즈의 부모님도 딸기농장에서 일한다. 딸기농장을 통해 아즈네 가정은 빈곤가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부쟝수펑현대농업시범단지 판창 부총경리가 기자에게 무토양 감자 재배시스템을 소개 중이다. 사진/둥닝
‘수혈식’ 빈곤지원은 빈곤퇴치의 근본지책이 아니다. 현지 자원과 조건에 따라 특색산업을 양성하고, 산업 육성을 통해 고용을 촉진함으로써 빈곤가정 내부의 자발적 동력을 이끌어 내어 ‘자생력’을 키우는 빈곤지원을 실현해야만 빈곤마을의 지속발전이 가능해지고 빈곤퇴치 후 생활 안정과 빈곤 재발 방지를 확보할 수 있다.
량산자치주는 특색 주력산업을 중점 발전시켜 안정적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고, 주변 주민들의 수입 창출 및 증가를 부대적으로 실현하는 방식으로 산업 육성을 통한 빈곤퇴치, 고용 및 수입 증가의 새로운 길을 실현하였다. 대대손손 량산자치주 깊은 산 속에 살던 이족 주민들은 자신의 고향에서 취업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빈곤에서 탈출해 안정적인 삶을 실현하였으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지우루 딸기생태농장의 장더셴 사진/둥닝
딸기 재배로 취업문제 해결
량산자치주 깊은 곳에 위치한 자오줴현 사라디포향은 접근이 불편하고 악천후여서 사람들은 그 곳을 ‘망한 땅(烂坝)’이라고 불렀다. 이족 사시(史詩) <러어터이(勒俄特依)>에서는 이 곳을 “농사를 지어도 곡식이 나지 않으며, 소와 말이 발을 씻는 곳(耕种不得粮, 牛马洗蹄水)”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자오줴현 지우루 생태농업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 장더셴(张德贤) 총경리에게 이 곳은 “해발이 높아 일조량이 많고, 여름철엔 선선하며 밤낮 기온차가 크고 해충이 적어 고산지대 농업에 적합한” 보물 같은 땅이다.
2019년 초, 자오줴현은 광둥(廣東) 포산(佛山) 량산자치주 집중지원팀의 연결을 통해 주이쯔웨이(最滋味) (포산)농업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가 자오줴현에 입주하였다. 주이쯔웨이는 제바나다(姐把哪打)촌에 1200만 위안 이상 투자하여 지우루 딸기생태농장을 조성하였고, 280무(亩, 1무는 약 666.67㎡) 규모의 딸기하우스는 올해 풍년을 맞이했다.
제바나다촌 지우루 딸기생태농장에 들어서면 하얀 딸기하우스 안에 아즈와 같은 많은 이족 주민들이 열심히 딸기를 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장실에서는 직원들이 열심히 선별 포장을 진행하고 있다. 포장된 딸기는 그 옆에 위치한 냉장창고로 옮겨지며 매일 냉장탑차로 근처 307번 도로를 통해 시창(西昌)으로 운송한다. 이틀 뒤면 이 딸기들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 운송되어 베이커리 케이크 위의 장식이나 디저트샵의 딸기스무디가 되어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시난농업대학 감자재배전공 대학원생 주펑옌(왼쪽)이 학우와 함께 씨감자 성장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둥닝
지우루 딸기생태농장의 여름딸기는 흔히 볼 수 있는 겨울딸기와 다르게 수확계절이 달라 생산량이 적어 시장에서는 ‘인기품목’이다. “현재 중국에서 주로 판매되는 딸기는 겨울딸기로 11월에서 5월까지 생산됩니다. 여름딸기는 청더(承德), 윈난(云南)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생산시기는 4월부터 12월까지입니다. 전국적으로 여름딸기 재배면적은 4만무 미만으로 겨울딸기와 100배가량 차이납니다.” 장더셴 총경리는 지우루 딸기는 주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로 운송되며, 재배면적이 적고 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름딸기의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소개했다.
‘정부 주도, 기업 주력, 창업 선두주자 선도, 빈곤가정 수익’으로 이어지는 방식이 바로 산업 육성을 통한 빈곤지원 모델이다. “현대화 농업 시장 전망이 좋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개인 밭만 일구던 농민들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결국 기업이 이끌어야 합니다.” 수년간 재배업에 종사했던 장더셴 총경리는 현대화 농업 발전의 ‘이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농민을 이끌어 빈곤에서 벗어나는 방식이 더욱 효율적이며, 이는 기업의 책임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아즈 씨가 지우루 딸기생태농장 하우스에서 딸기를 따는 중이다. 사진/둥닝
“자네, 나와 함께 해보지 않겠나?” 딸기농장이 계속 확대되고판매량이 계속 증가하자 이에 회의적이던 이족 주민들도 합류하기 시작했다. 장더셴 총경리의 말에 의하면, 2020년에 벌써 창업 선두주자 2개 가정이 회사에 합류하였으며, 회사가 무료로 하우스, 물, 비료, 전기,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농민들은 투자 없이 임대받은 하우스를 관리하면 되고, 회사는 정해진 양에 따라 수확한 딸기를 회수한다. 장더셴 총경리는 이런 도급방식을 통해 이족 주민들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고, 딸기농장 또한 더욱 규모를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8월 딸기농장이 수확을 시작한 이후,해당 연도 생산량은 300t을 기록하였다. 2019년에는 5개월만에 현지 일용 횟수 2만2050차례, 임금 지불 132만3000위안, 고용 창출 185가정, 총 420명을 기록하였으며, 그 중 빈곤가정 인원은 127명이다.
과학기술 이용한 감자 재배로 ‘큰 꿈’ 실현
현대식 채소 온실하우스, 노천 재배 실험구역, 무토양 감자 재배작업장 등......부쟝수펑 현대농업시범단지는 쓰촨성 쟝여우(江油)시가 부퉈(布拖)현에 대한 집중 빈곤퇴치의 중점사업으로 총 6700만 위안이 투자되었으며 2018면 7월 완공되었다.
부쟝수펑 현대농업시범단지의 5000㎡ 스마트온실에 들어서면 현대농업의 과학기술을 몸소 느낄 수 있다. 하얀 지붕 아래는 접고 필 수 있는 차양이 설치되어 있고, 철제 틀 사이에는 연녹색의 씨감자 원원종 배양박스가 가지런히 놓여있으며, 곳곳에 설치된 스마트 센서들이 항시 온도와 습도를 체크한다.
배양박스 안에는 균일한 구멍이 뚫린 초록색 스티로폼 판이 있는데 감자 싹이 그 구멍을 통해서 자라난다. 스티로폼을 들어보면, 그 아래 여러 개의 파란색 호스가 연결되어 있고, 호스에 있는 검은색 노즐에서 수분과 영양액이 씨감자 원원종에 공급된다.
스마트온실에서 만난 시난(西南)농업대학 감자재배전공 대학원생 주펑옌(朱凤焰) 씨는 마침 감자 성장상태를 확인 중이었다. “우리는 매일 감자 성장일지를 기록합니다. 시간이 나면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단지 생산 제품을 판매하기도 해요.”
2019년 8월, 시난농업대학 감자 재배 전문가 왕시야오(王西瑶) 교수 주도로 설립한 감자과학기술하우스가 해당 단지에 입주하였다. 현재 주평옌 학생을 포함한 쓰촨농업대학의 대학원생 5명이 단지에 상주하면서 감자 육종 및 재배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감자 재배 관련 문제에 대해 장기적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양질의 씨감자는 고품질·고생산의 중요한 보장수단이다. 농업전문가의 기술 지원을 통해 해당 단지는 계속해서 새로운 감자 품종을 개발해내어 감자 재배로 유명한 부퉈현에게 더 좋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부퉈현은 대규모 감자 재배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재배면적이 20만무에 달한다. 예전에는 현지에서 원원종을 배양할 수 없어 윈난, 칭하이(青海), 간쑤(甘肃) 등지에서 구입해야 했으며, 지금까지 원원종 구입에만 1000만 위안이 넘는 돈을 투입하였다. 만약 농가가 씨감자를 남겨두었다가 재배할 경우, 심각한 품종 퇴화로 인해 생산량이 극히 감소하였다.
“부쟝수펑에서 배양한 양질의 씨감자를 사용하면 무당 생산량이 30%가량 증가하여 2500-3000키로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판창(范强) 부총경리는 부쟝수펑의 양질의 씨감자를 이용해 10만 이족 주민들이 감자 생산량 확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향후 씨감자 1700만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부퉈현 내 수요 충족 외에 외부로 수출할 생각입니다.” 판창 부총경리는 근처 신축 중인 온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판창 부총경리 소개에 따르면, 농민이 자신의 토지를 시범단지에 양도하면, 매년 한 무당 800 위안의 양도소득이 발생하고, 직접 단지에 와서 일을 하게 되면 매일 80-200위안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2019년, 시범단지의 일용 횟수는 2만3143차례, 임금 지불은 162만 위안 이상이었으며, 현 전체 1만6000여 개 가정의 빈곤 탈출과 수익 증가를 도왔고, 가정별 평균 수입이 3150 여 위안 가량 증가하였다.
시범단지는 현재 감자 정밀가공을 핵심방향으로 하는 2기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이 곳을 감자 심층가공기지로 발전시켜 감자라면, 스낵 등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판창 부총경리는 앞으로 회사는 부퉈산 감자를 대량 매입할 예정이며, 이미 첫번째 물량 매입을 완료하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지 농민이 생산한 감자의 새로운 판로가 열렸다.
산업 육성을 통한 빈곤지원책에 따라, 유서 깊은 량산자치주에 개성이 뚜렷한 농업 산업단지들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으며, 현대화 농업시스템이 점차 구축되고 있다.
부퉈현 자오줴진은 7200만 위안을 투자하여 3600무 규모의 고원지대 블루베리 재배기지를 조성하였다. 묘목 재배는 이미 완료되었고, 2023년 수확 예정으로 70개 빈곤마을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부퉈현 무얼(木尔)향은 교백(茭白)과 무를 들여와 과거 화전으로 일구던 땅을 고생산 채소기지로 개조하였다. 푸거(普格)현 터얼궈(特尔果)향 터얼궈촌은 생태양식농업 체험단지를 조성하여 벼 재배, 수산 양식, 생태 관광 일체형 발전을 실현하였다.
량산자치주는 산업 육성을 통한 빈곤지원책을 펼쳐 오래된 농업생산 방식을 바꾸는 중이다 동일한 땅에서 동일한 땀을 흘리지만 다른 방식으로 일하여 다른 차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이 곳에서 농업은 다시 전망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농촌은 살기 좋은 아름다운 터전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