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한의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카자흐스탄의 밀과 합금철 등 상품이 중국 - 중앙아시아 정기화물열차 (롄윈강(連雲港)-알마티) 를 통해 ‘서로 오가기’를 실현했다 . 사진은 중-카 (롄윈강) 물류 기지 모습이다. 사진/XINHUA
중일한 자유무역지구(FTA) 구상은 2002년 중일한 3국 정상회의에서 제기된 것으로, 3국은 15차례 협상을 진행하면서 상품무역, 서비스무역, 투자 규모 등 분야에서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중국은 늘 중일한 FTA 협상의 굳건한 지지자이자 추진자였다. “중국은 보다 많은 나라와 높은 기준의 FTA를 체결하고 중국-유럽연합(EU)투자협정, 중일한 FTA, 중국-걸프협력회의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중일한 FTA 협상에 대한 결심이 굳건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은 11월 1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일한 FTA 제16차 협상이 11월 말 한국에서 개최되고 3국은 협상 박차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결정을 기반으로 상품무역, 서비스무역, 투자 자유화 수준과 규모 기준을 높이고 ‘RCEP+’의 FTA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성행하고 전 세계 자유무역화와 투자 편리화가 심각하게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일한 3국은 전 세계 자유무역의 굳건한 지지자이자 수익자이지만 3국 협상은 일련의 난제에 부딪쳤다. 중일한 FTA가 중일한 3국 경제 발전에서 갖는 중요한 의미와 협상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본지 기자는 좡루이(莊芮)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국제경제연구원 부원장을 인터뷰했다.
중일한 FTA는 3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엔진
데이터에 따르면 중일한 3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1/5에 달하고, 경제 상호 보완성이 강하다. 중일한 FTA 구축은 3국 간 경제통상 협력의 잠재력을 더욱 일깨워 지역내 가치사슬을 융합하고 지역 경제 번영과 통합을 강력하게 진행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중일한은 동아시아 생산네트워크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제체로, 지난 몇 년 동안 협력을 통해 긴밀한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좡루이는 3국, 동아시아지역, 전 세계라는 3개 측면에서 중일한 FTA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3국의 측면에서 보면 중일한 3국이 이미 형성된 긴밀한 가치사슬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FTA를 통해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 무역 및 투자 자유화와 편리화를 제고한다면 3국이 동아시아 생산 네트워크 속에서 보다 나은 역할을 하고 3국 간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동아시아지역의 가장 핵심적인 경제체로서 3국의 경제 발전은 동아시아지역 전체의 안정과 번영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셋째, 전 세계의 측면에서 보면 동아시아 생산네트워크는 아태 생산네트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무역액 감소로 인해 전 세계 무역 상황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중일한 3국이 FTA를 체결한다면 전 세계 무역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활력 있는 지역 중 하나인 동아시아에서 중일한 3국은 각자의 우세를 갖고 있다. 중일한 3개 경제체를 분석한 좡루이는 3국 경제는 각자의 우세가 뚜렷한 동시에 상호보완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기술과 자본 우세가 있고, 한국은 경제 수준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지만 제조업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중국은 현재 전환 단계에 있다.” 과거 중일한 3국은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가치사슬 관계를 형성했지만 3국의 경제 발전 수준이 변하면서 새로운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2013년 3월 26일부터 3일간 열린 중일한 자유무역협정(FTA) 1차 공식협상이 한국 서울에서 열렸다. 사진은 위젠화(俞建華)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왼쪽), 쓰루오카 코지(鹤冈 公二) 일본 외무성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오른쪽), 최경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운데) 모습 사진/XINHUA
중일한 FTA는 보다 높은 수준의 FTA가 될 것
7년 간의 ‘줄다리기’를 거쳐 RCEP는 획기적인 진전을 거뒀다. 11월 4일 ‘제3차 RCEP 정상회의’가 태국 방콕에서 개최됐다. 회의 후 정상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현재 15개 회원국이 협상을 마쳤고 내년 협의 체결을 준비 중이다. 중일한 3국을 포함하고 전 세계 1/3 인구와 경제체를 커버하는 초대형 FTA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를 거듭하고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며 다자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RCEP가 협상을 끝내고 2020년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경제 발전에 큰 호재이고, 아태 회원국 간의 경제 동반자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는 것이며, 특히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경제 성장 촉진에 큰 의미가 있다.
좡루이는 “RCEP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거둬 중일한 FTA 협상에 좋은 기반을 마련해주었다”면서 “RCEP가 중일한 3국을 포함한다고는 하지만 RCEP 회원국에는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 경제체도 있고 신흥시장 국가도 있으며 저개발 경제체도 있어 회원국 간 경제 발전 수준 차이가 비교적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저개발국가의 이익을 고려해 RCEP는 협정 기준이 평균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며 “각국의 이익을 고려해 RCEP는 특별 조항을 더 심화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RCEP는 개방 수준이 더 높은 FTA에 대한 중일한 3국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임을 알 수 있다. RCEP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중일한 FTA 협상에서 새로운 의제를 심도 있게 모색할 수 있다.
따라서 RCEP를 기초로 중일한 FTA는 ‘RCEP+’ 개념을 만들어 중일한 FTA를 더 높은 수준의 지역 무역협정으로 만들 수 있다. 그는 “RCEP 협상과 중일한 FTA 협상은 동시에 진행됐고 RCEP 타결은 중일한 FTA 협상에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일한 FTA 협상이 진행 중이고 어떤 의제가 포함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좡루이는 “새로운 업종에서의 협력이 3국이 앞으로 노력할 방향이자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3국은 인공지능, 환경보호, 실버산업, 전자상거래 등 21세기 새로운 의제에서 협력 공간이 있고 이런 분야는 중일한 FTA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동시에 중일한 FTA 타결은 일본과 한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를 촉진할 것이다. 좡루이는 “중국이 제시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서 선진 경제체인 일본과 한국은 적합한 가입 경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계기로 국제 생산력 협력을 심화하고 관련 국가와 제3자 시장 협력을 적극 진행했다. 현재까지 중국은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14개 국가와 제3자 시장 협력 문건을 체결했고, 이 또한 향후 중일한 3국의 협력 지점이 될 것이며, 이런 협력 분야가 모두 중일한 FTA 협상에 포함될 수 있다.
잠재력 크지만 쉽지는 않다
중일한 FTA는 세계에서 제일 ‘난산’을 거듭한 FTA일 것이다. 2002년 중국이 중일한 FTA 구상을 제시했고 일본과 한국이 적극 호응한 이후 2012년 3국이 FTA 협상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3년 중일한 FTA 제1차 협상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고 3국 정치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일한 FTA 제15차 수석협상대표 회의’가 지난 4월 12일 일본에서 개최됐다. 3국은 상품무역, 서비스무역, 투자, 규칙 등 중요한 의제를 놓고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고 긍정적인 진전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한일 양국 사이에 충돌이 생겨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FTA 협상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좡루이는 “올해 발생한 한일 양국의 충돌이 잘 해결되지 못하면 중일한 FTA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FTA가 합의한 투자 편리화와 무역 자유화가 한국과 일본의 충돌로 장벽이 생긴다면 FTA 장래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8월 21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제9차 중일한 외교장관 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국은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개방적인 세계 경제를 구축하며 연내에 ‘RCEP’ 협상 종료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을 다하고 중일한 FTA 협상이 새로운 진전을 거두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 고노 타로 일본 외상도 3국 협력이 각자의 발전과 지역 평화에 미치는 중요한 의미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3국이 양자관계를 수호하고 3국 협력을 적극 추진하며 RCEP와 중일한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다자주의와 자유 무역을 공동 수호하는 것에 동의했다.
3국 외교부 장관이 중일한 FTA 협상 박차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역사 문제에서의 이견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과제다. 불시에 발생하는 ‘불협화음’의 교란을 받는 것도 중일한 FTA 협상이 직면한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다.
좡루이는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일본은 2018년 12월 발효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더 주력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일본이 중일한 FTA에 대한 적극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좡루이는 “협상 내용을 살펴보면 3국은 농산품 등 전통적 의제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고 환경보호 기준, 해상 협력 등 새로운 의제에 합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RCEP에서 이미 합의한 의제에서 3국이 보다 획기적인 진전을 거두려는 것도 난제”라면서 “중일한 3국은 중일한 FTA가 기존의 RCEP를 뛰어넘어 RCEP+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깊이와 넓이 면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거두고, 보다 높은 수준의 개방에 합의할 것인 지가 어려운 과제다.
중일한 FTA 협상이 피할 수 없는 갖가지 난제에 대해 좡루이는 중일한 FTA는 ‘난산’을 거듭하고 있지만 3국이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면 세계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TA가 타결되면 전 세계의 믿음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현재 세계는 발전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보호무역주의가 성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 경제가 전대미문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일한 FTA가 타결되면 전 세계 경제에 강심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WTO와 다자무역체제가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역적인 무역 협력 협정의 중요성이 날로 두드러지고 있고 전 세계 경제 발전은 보다 많은 지역 무역 협력 체계를 통해 수호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일한 3국이 협상을 타결하면 3국은 공동으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플랫폼을 갖게 될 것이다. 21세기 들어 중일한 3국이 많은 분야에서 진행한 협력은 이미 전통 범위를 뛰어넘었다. 과거 제조업을 중심으로 연결된 공급사슬 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3국 FTA를 통해 무역 투자에 대한 장애물을 줄이고 보다 많은 분야의 투자가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3국의 새로운 가치사슬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