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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녀, 그러나 스케이팅을 향한 ‘큰 꿈’


2018-03-23      글|왕징(王婧)

스케이트장에서의 셰이

내 딸 셰이허(謝宜和)는 초등학교 2학년, 피겨스케이트를 시작한지 벌써 3년 여가 지났다. 3살이 되던 해, 이웃집 아이가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빠르게 달리는 것을 본 이허는 무척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친구들이 신은 신발을 가리키며 자신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 해 이허의 생일을 맞아 나는 롤러스케이트를 선물로 사주었다. 

이허가 5살이 되자 본격적으로 아이스 스케이팅을 가르쳤다. 젊은 시절 수영선수였으며 피겨스케이트를 사랑했던 나는 딸 아이가 오랜 시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허와 다른 가족들의 의견을 구한 후 아이스 스케이팅 학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허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다. 스케이팅 뿐만 아니라 발레, 피아노, 미술, 의상디자인, 서예 등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그 많은 것들 중 아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오랫동안 하고 있는 것은, 역시 스케이팅이다. 언젠가 이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니?” 이허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스케이팅이요.” 그 날 이후 우리 부부는 스케이팅을 향한 아이의 사랑과 자신감을 지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스케이트장에 처음 갔을 때, 능숙하게 스케이팅을 즐기는 언니 오빠들을 보며 이허는 부러움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한쪽에서 몰래 언니 오빠들의 동작을 따라 해보다가 종종 넘어지기도 했다. 넘어질 때마다 참기 힘든 아픔이 뒤따랐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언니 오빠들처럼 자유롭게 춤추고 날아다닐 수 있을 날을 꿈꾸며 이허는 다시 일어나 연습을 이어갔다. 딸 아이의 그런 모습은 엄마인 나조차도 감동시켰다. 

이허가 점점 커가고 훈련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나는 딸아이에게 아주 훌륭한 선생님을 찾아주었다. 바로 자오궈나(趙國娜) 코치다. 자오 코치는 15살의 나이에 중국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자오궈나는 중국의 인기 피겨스케이트선수 천루(陳露)의 뒤를 이어 촉망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조기 은퇴했고, 은퇴 후 피겨스케이트 코치이자 국제심판이 되었다. 스케이트를 탈 때 힘을 쓰는 방법, 회전할 때의 자세, 점프를 시작하고 착지하는 방법 등 자오 코치는 모든 동작을 시범을 보이며 이허에게 알려주었고, 딸 아이의 바로 옆에서 기술을 하는 요령을 반복해서 설명해주었다. 자오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이허는 크게 성장했다. 대여섯 가지의 회전 동작을 익혔을 뿐만 아니라 점프도 6가지나 할 수 있게 되었다. 

2016년부터 이허는 각종 대회에 참가하면서 나름대로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2016년 12월 제16회 베이징시 청소년 피겨스케이트 선수권대회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이틀 일정으로 열린 대회에서 쇼트 프로그램 첫날 경기를 앞두고 이허는 열이 나기 시작했고 이튿날까지도 39.5도의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몸의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침대에 누워서만 지내며 밥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딸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엄마인 나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 했다. 대회 둘째 날 경기를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이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마쳤다. 그렇게 거머쥔 2위 메달, 대회가 끝날 때까지 나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2학년에 올라가면서 과제부담이 커졌지만 나는 아직도 일주일에 4번 이허를 데리고 학교와 스케이트장 사이의 60km 거리를 오간다. 스케이팅은 딸의 취미이자 아이와 내 생활의 일부분이다. 스케이팅은 내 딸의 신체와 의지를 단련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글|왕징(王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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