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5
2024년 11월 11일, 헤이룽장 하얼빈 야부리 스키장에서 2024/2025 스키 시즌 개막식이 성대하게 진행됐다. 사진은 오는 2월 7일부터 개막하는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 마스코트가 야부리 스키장에 등장한 모습이다. 사진/VCG
겨울에 접어들며 새로운 빙설(冰雪) 시즌도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메이퇀(美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1월부터 ‘스키’ 검색 횟수는 전월 대비 83%가 증가했고 야부리(亞布力) 스키관광리조트, 완룽(万龍) 스키장, 베이다후(北大湖) 스키리조트, 쥔두산(軍都山) 스키장 등도 연관 인기검색어 명단에 올랐다. 스키 강습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며 관련 검색량이 전월 대비 90% 늘었다. 스키용품점 검색량은 43% 늘었고 스키 플레이트나 스노보드 왁싱 관련 공동구매가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베이징(北京)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중국의 빙설 스포츠 인기는 날로 더해지고 있다. 국가체육총국(國家體育總局)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 이후 2024년 4월까지 전국 주민의 빙설 운동 참여율(빙설 스포츠 종목, 민속 겨울스포츠, 겨울스포츠 관람·체육 활동 포함)은 22.13%에 달했으며 약 3억 13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3억에 달하는 방대한 스포츠 인구 기반이 ‘빙설 경제’의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왕치옌(王琪延) 중국 인민대학 창장(長江) 경제벨트연구원 선임연구원이자 레저경제연구센터 센터장은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차가운’ 자원이 빚어낸 ‘뜨거운’ 효과
빙설 스포츠 붐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경제·소비 진작과 관광시장 회복에도 큰 역할을 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빙설 자원을 활용해 독특한 빙설 관광상품과 여행 코스를 개발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2024년 11월 1일 허베이(河北)성 청더(承德)시는 샤먼(廈門)에서 ‘문화관광자원 홍보·문화관광사업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청더시는 이번에 눈과 온천, 민속, 스포츠 등 특색 있는 빙설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겨울철 프리미엄 관광 코스를 개발했다. 2024년 11월 11일, 헤이룽장(黑龍江) 하얼빈(哈爾濱) 야부리스키장에서는 2024/2025 스키 시즌 개막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신장위구르 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타청(塔城)시는 스키장을 중심으로 문화·관광·스포츠가 결합된 복합 관광콘텐츠 모델을 통해 다양한 ‘빙설+’ 이벤트를 개최하며 겨울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빙설 관광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함께 여러 국제 동계스포츠 대회도 중국에서 성공리에 개최되고 있다. 국제봅슬레이연맹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대회가 베이징 옌칭(延慶)에서 열렸고, 중국배 세계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등 국제 대회는 현지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올해 ‘스포츠 경기와 함께 떠나는 여행’ 관광상품을 출시하고 경기 관련 명소, 거리, 상업 지역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 알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관광 소비자들의 다양한 관심과 욕구를 반영하는 한편, 스포츠 경기를 매개로 경제 활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 빙설산업 발전 연구보고서(2024)>(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빙설산업 규모는 2015년 2700억 위안(약 52조 원)에서 2024년 9700억 위안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1조 위안을 돌파하며 1조 53억 위안으로 예상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또, 2023~2024년 빙설 시즌 중국의 빙설레저 관광객 수는 연 3억 8500만 명을 넘어서고, 2024~2025년 시즌에는 5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빙설레저 관광으로 인한 총수입은 7000억 위안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폭발적’수치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빙설 경제의 열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는 빙설경제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빙설 스포츠는 소수에서 대중으로 확산됐다. 특히 청소년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하며 빙설 스포츠 보급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빙설스포츠 관련 경기시설도 계절과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점점 수준이 향상되고 지원 종목도 많아지며 전국과 사계절을 아우르는 스포츠 체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 부국장 저우진창(周進強)이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개최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준비 상황을 전하는 브리핑 자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최근 <빙설 스포츠의 고품질 발전과 빙설 경제 활성화에 관한 몇 가지 의견>(이하 ‘의견’)>을 통해 8개 부문 24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의견에는 빙설 스포츠를 중심으로 빙설 문화와 빙설 장비, 빙설 관광 등 산업망의 확장을 촉진해 빙설 경제를 새로운 경제성장 원동력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을 명시했다. 2027년까지 빙설 경제를 1조 2천억 위안 규모로 키우고 2030년에는 1조 5천억 위안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장젠핑(張建平)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학술위원회 부주임은 “현재 중국은 중간소득 국가에서 고소득 국가로 넘어가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 빙설 산업 관련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 소비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라고 밝혔다.
왕 센터장은 “중국 빙설 경제의 빠른 성장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힘입은 바 크다”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빙설 경제와 빙설 산업의 비약적 발전에 역사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향후 빙설 경제는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존재하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준 높은 빙설 경기장이 부족하고, 야외스포츠를 배우거나 훈련할 수 있는 인프라도 다소 뒤처져 있다. 고급 장비나 기자재에 대한 연구개발과 제조 영역에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장 부주임은 “현재 중국의 빙설 경제 공급은 여전히 왕성한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가령 베이징과 허베이(河北)에 위치한 스키장의 경우 주말과 공휴일에는 이용객들이 지나치게 붐벼 소비 효용성이 높지 않고 서비스 수준도 낮은 데다 가격도 비싼 편이다. 이는 공급 측면에서 빙설 경제의 부족한 부분들을 반영하며 시장 경쟁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에서도 지역별로 <빙설 소비 활성화를 위한 베이징시의 3개년 액션플랜(2023~2025년)>, <헤이룽장성 빙설 경제 발전계획(2022~2030년)>, <지린(吉林)성 빙설 경제 고품질 발전을 위한 실시 의견> 등 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각 지역은 이미 빙설 경제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글 | 장리쥐안(張利娟), 왕쥔스(王鈞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