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9
사진은 신장 중쉬뎬에너지 과학 기술 유한회사가 자체 연구 개발한 분산형 수소 생산 난방 공급 시스템이다.
1955년 커라마이(克拉瑪依) 1호 유정이 석유를 내뿜으면서 신중국 첫 유전 개발을 알렸다. 신장(新疆) 웨이우얼(維吾爾) 자치구 북부 도시 ‘커라마이’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쌍탄소(雙碳, 탄소 배출량 정점 도달 및 탄소 중립)’ 목표가 추진되면서 ‘석유’로 탄생하고, ‘석유’로 흥했던 중공업 도시가 최근 몇 년에는 에너지 전환 및 저탄소 및 배출 감축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2022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은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氫能產業發展中長期規劃)(2021~2035年)>을 공동으로 발행하고 수소에너지를 미래 국가 에너지 체계의 중요한 부분임을 명시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비해 수소 에너지는 현재 기술 조건에서 가장 깨끗하고 궁극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에너지 전환과 발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발전 방향이 됐다.
신장은 중국의 중요한 에너지 기지로 태양에너지와 풍력 자원이 풍부해 그린 수소 발전 잠재력이 크다. 신장의 첫 수소에너지 시범지구인 커라마이는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에 힘쓰기로 결정하고 수소에너지 산업을 시 전체의 전략적 발전 방향으로 삼았다. ‘신장 수소에너지 허브’, ‘중국 서부 수소 도시’ 건설을 위해 일련의 행동을 시행하고 있다.
수소에너지 활용 시나리오의 다양화
수소는 2차 에너지로서 석탄과 물에서 추출해야 한다. 수소 생산 방식과 탄소 배출량 정도에 따라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로 나뉜다. 그레이 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연소했을 때 생산되는 수소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를 기반으로 탄소 포집, 이용, 저장 기술이 결합돼 얻어지는 수소다. 그린 수소는 청정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수전해 방식을 통한 수소 생산 등이 있고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현재 수소에너지 산업은 그린 수소 위주로 발전하고 있다. 중공업 도시인 커라마이시는 석유 정제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높은 그레이 수소가 대량 발생한다. 탄소 배출 제로의 재생에너지인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그린 수소로 기존의 그레이 수소를 대체하는 것이 현재 커라마이시 수소에너지 발전의 핵심 철학이다.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여부는 활용 분야 유무에 달려 있다.” 위싱궈(余興國) 커라마이시 상무 부시장은 커라마이시가 수소에너지 발전의 조건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그레이 수소’를 대체할 수 있는 ‘그린 수소’의 잠재력과 수소 소비력이 크고 수소의 전체적인 소화 능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커라마이시 정제 관련 기업의 연간 수소 소비량은 10만 t 이상으로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 생산이 약 40%를 차지하고, 공업 제조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된 수소의 비율은 약 60%를 차지한다. 이 것은 커라마이시 수소에너지 발전의 중요한 밑바탕이다.
이와 동시에 화학 공정의 가수소 정제와 정유 공정의 가수소 정제를 통해 석유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커라마이시에서 상당히 발전된 수소에너지 활용 분야다. 커라마이시는 석유화학 산업망이 매우 풍부하고 석유화학 원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이산화탄소 개발 여지도 크다.
석유화학 산업이 그린 수소 수요를 견인하는 것 외에 더 많은 분야에서 수소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커라마이시는 풍력과 태양에너지 자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커라마이시는 여러 대표적인 중대 산업 프로젝트들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장 유전회사 커라마이 바이젠탄(白鹼灘)구 40만 kW의 태양광 수소의 생산, 수송, 부하, 저장 통합 프로젝트를 올 4분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전국 최대 규모의 그린 수소 프로젝트가 돼 연간 약 21만 t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것이다. 석유·수소 종합에너지 스테이션 등 프로젝트의 사전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이 수소에너지를 연료로 삼는 것에 비해 우리는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소에너지의 활용 시나리오가 크게 증가했다. 현재 대형 트럭, 대중교통 등 교통 분야에서 수소에너지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커라마이시 발전개혁위원회 책임자가 말했다. 이에 따르면 커라마이는 수소에너지를 교통 분야에 적용,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커라마이시는 대중교통 한 개 노선 전체를 수소 연료 전지 차량으로 교체했고 수소 충전소 1개소를 설치했으며 2026년까지 4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해 수소에너지로의 전환을 뒷받침할 것이다. 이 밖에 천연가스 수소 혼합, 신형 에너지 저장 시범, 열병합 발전 활용, 탄소 제로 데이터센터 등 활용 분야를 다각화했다.
커라마이 하이테크 수소에너지 산업단지 내 ‘신장 수소에너지 허브’ 전시실
수소 에너지 발전의 기본인 ‘수요’를 안정화해야
“지금은 수소 가격이 비싸 상품으로서 시장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에너지의 안정성 문제 역시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펑쑤핑(彭蘇萍) 중국공정원 원사이자 석탄 정밀 탐사 및 스마트개발 전국 중점연구소 주임은 공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용과 안전문제가 지방 수소에너지산업 발전의 걸림돌이다. 다수의 취재 대상이 커라마이시도 수소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같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거번량(葛本亮) 커라마이시 첨단기술산업개발구 관리 위원회 부주임은 “현재 천연가스로 수소 생산과 석탄에서 수소 생산 비용은 1kg당 약 10위안(약 1940원)”이라며 “커라마이시 그린 수소 프로젝트의 보수적 추산에 따르면, 그린 수소 1kg의 원가는 20위안이다. 여기에 운송비를 더하면 1kg당 30위안 또는 그 이상이다. 관련 분야에 활용하면 비용이 더 높아질 것이다. 가령 대형 수소연료전지 트럭 1대당 비용이 100~200만 위안이라고 하면, 일반 대형 트럭 1대당 가격은 30만 위안에 불과하다. 따라서 수소 에너지의 교통 분야에서 보편화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수소에너지는 발전 잠재력은 있지만 미지의 수역 앞에 서 있는 것과 같다. 물 속에 물고기가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도 깊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누구도 먼저 들어가길 원하지 않는다.” 거 부주임은 “수소에너지의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라마이시는 수소에너지 ‘기본’을 안정시키고 수소 제조 총량 확대를 통해 수소에너지 사용 비용을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즉, 기본적인 그린 수소 수요를 유지하면서 커라마이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수소생산 기업의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생존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수소 생산 기술의 진보와 생산 규모의 확대에 따라 그린 수소의 원가를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에너지의 안전한 저장, 경제성 있는 사용 확대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 현지 수소에너지 기업도 해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쉬자창(徐加強) 중쉬뎬에너지(中蓄電能源) 과학기술 유한회사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분산형 수소 생산 및 난방 공급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녹색 안전 신기술로 수소 생산 과정에서 분리, 정제, 압축, 저장 운송 등 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 후 즉시 사용의 저압 수소 방식을 채택해 수소·산소 혼합가스를 천연가스와 충분히 혼합시킨 뒤 연료용 가스로 가스 가마, 가스 보일러 등에 사용한다. 앞으로 석유화학, 철강 제련, 도시 난방 등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고, 천연가스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및 산화질소 배출량을 30~50% 감축할 수 있다.
“기존 수전해 방식을 통한 수소 생산은 반드시 집중화되고 공장화돼야 한다. 현재 중국의 수소 생산 기술은 이미 상당히 발전한 상태로 수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는 이 분산형 수소 생산 및 난방 공급 시스템을 통해 수소와 석유 혼합가스를 곧바로 연료로 사용해 저장 및 운송 단계를 생략함으로써 수소에너지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쉬 회장의 말이다.
수소에너지 산업망 생태계 구축
“수소에너지 산업은 중국 각지에서 적극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아직 산업 자체는 폭발적 성장을 이루지 못한 상태다. 각 지역이 산업 배치를 할 때 반드시 해당 지역의 산업 기반과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창지원(常紀文)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자원환경정책연구소 부소장의 말이다.
중국산업발전촉진회 수소에너지분회가 발표한 <국제 수소에너지 기술 및 산업 발전 연구 보고서 2023(國際氫能技術與產業發展研究報告2023)>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수소에너지는 30개 성급 행정구역의 발전 계획에 편입됐다. 69개 지급시, 현, 구에서도 수소에너지 관련 산업 발전을 명시했으며 수소에너지 발전 촉진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정책을 수립했다. 산시(山西)성 뤼량(呂梁)시는 2019년 코크스 고로 가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시작점으로 삼아 대형 수소연료 트럭 시범 사업을 시행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는 철강 공장의 배기가스로 수소를 생산했고, 네이멍구(內蒙古) 우란차부(烏蘭察布)는 풍력과 태양광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주변 기업에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펑쑤핑 주임은 “수소에너지 발전은 지역과 산업망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소에너지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려면 그린 수소에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블루 수소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중국에서 수소에너지 관련 사업을 잘하는 지역은 그린 수소 자원이 제일 좋은 지역이 아니라 공업 발전이 비교적 잘 이뤄진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린 수소가 중요하지만 수소 산업 발전은 그린 수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에너지국 과학기술사가 발표한 <중국 수소에너지 발전 보고서2023(中國氫能發展報告2023)>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의 수소 생산력은 연간 4900만 t 이상이고 생산량은 3500만 t을 넘어섰다. 이중 대부분이 석탄에서 생산된 수소다. 천연가스 및 공업 부산물에서 만들어진 수소가 20% 이상 차지한 반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소의 점유율은 1% 미만으로 그린 수소 발전의 여지는 크다.” 위 상무 부시장은 “공업 부산물에서 생산된 수소를 잘 활용하는 것도 수소에너지의 대규모 응용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커라마이시는 그린 수소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할 뿐만 아니라 현재 공업 부산물 수소와 같은 기존 자원의 효과적 활용을 더 중요시한다. 수소에너지의 각 단계에서 진전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개에 따르면 커라마이시는 현지 자원 통합을 통해 산업 배치를 최적화하고 수소에너지의 모든 산업망 계획과 건설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재 커라마이의 수소에너지 산업 구조는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수소에너지 장비 제조업 기지를 조성하는 것 또한 커라마이시 수소에너지 산업망 구축의 중요한 일환이다. 현재 커라마이시는 연료전지 스택 등 핵심 부품 제조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탄소섬유, 고분자 소재 등 다운 스트림 산업을 발전시켜 그린 수소 설비 핵심 부품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한이(韓義) 커라마이시 발전개혁위원회 산업발전과 부과장은 “수소에너지 장비제조업 기지를 조성하려는 첫번째 이유는 유전기업의 대규모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통해 선두 기업을 커라마이시에 유치하려는 것이다. 두번째, 이런 방식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수소에너지 생산 원료가 필요할 때 번거로운 내륙의 장거리 운송을 생략하고 수소 생산 속성과 안전한 수소 운반 성능을 갖춘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커라마이시는 또,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수소에너지 산업기금을 설립해 기업의 혁신적 연구개발, 산업화, 시범 적용 등 다양한 방면으로 자금 지원할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수소에너지 산업의 중국식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선해 핵심 기술의 성과전환과 실용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또, 2025년까지 수소에너지 ‘생산, 저장, 운송, 주입, 활용’의 전체 산업망 생태계를 형성해 산업망의 깊은 확장과 관련 기업의 집중 발전을 이룰 것이다.
글 | 류쉐윈(瀏雪雲)
사진 | 리스멍(李士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