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9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 내 화웨이 클라우드 서버 데이터센터 모습. 직원이 내부를 순찰하고 있다. 사진/커라마이 미디어 융합 센터 제공
신장(新疆)의 컴퓨팅 파워(Computing power)를 이야기할 때 많은 기업들이 커라마이(克拉瑪依)라는 석유 도시를 떠올릴 것이다. 지금도 해마다 1600만 t 이상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커라마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신 원유’인 컴퓨팅 파워도 발굴하기 시작했다. 2013년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가 공식 개장한 이후 10여 년 동안 신삼판(新三板, 유망 스타트업의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중국의 증권 거래 시장) 상장기업 3곳을 포함한 150여 개 기업이 입주했다.
2024년 커라마이시는 AI가 가져온 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컴퓨팅 파워 플랫폼(絲路新雲算力平台)을 구축해 그린 컴퓨팅 파워의 지역 간 배치와 통합 관리를 실현했다. 연말까지 단지내 스마트 컴퓨팅 파워가 14000PFlops(페타플롭스, 1P는 초당 약 1000조 번의 연산 처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 전력 보장
AI 열풍이 전 세계 컴퓨팅 파워 수요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은 2027년 중국의 AI 서버 시장 규모가 134억 달러, 연평균 복합 성장률 21.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컴퓨팅 파워의 폭풍 성장은 전력 수요도 함께 증가시켰다.
업계 인사들은 데이터센터의 초기 투자 비용을 제외하고 운영 후반부에는 전력 비용이 압도적으로 높아 전체 비용의 60~70%를 잠식해 버린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기업의 최대 관심사다. 리치밍(李啟明) 커라마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 관리 위원회 부주임은 “동부에 비해 신장은 전기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 상하이(上海)에서 제일 저렴한 산업용 전기가 1kW/h 당 0.8위안(약 155원) 이상인데 비해 커라마이시는 평균 0.4위안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AI로 인한 에너지 수요는 저렴하면서도 깨끗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OpenAI의 창립자인 샘 알트만(Sam Altman)은 “에너지 분야에서 획기적 발전이 없으면 기술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핵융합이나 더 저렴한 태양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기술 또는 그 누구도 계획하지 않은 대규모 에너지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리제(李潔) 중국 정보통신원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 연구소 부소장은 “신장의 풍부한 석탄, 태양열, 풍력 자원은 컴퓨팅 파워 발전에 강력한 전력을 뒷받침한다”라고 말했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장 지역의 신규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1408만 kW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신규 전력망 연결 규모는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신장도 그린 컴퓨팅 파워를 적극 장려하고 나섰다. 올 3월, 신장 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전망(國家電網) 신장 전력유한회사는 <풍력 및 태양광 자원 우위를 활용한 특색산업 고품질 발전 촉진 정책 조치에 관한 통지(關於進一步發揮風光資源優勢促進特色產業高品質發展政策措施的通知)>(이하 139호 문건)를 공동 발행했다. 특히 이 문건에서는 500PFlops 당 40만 kW 태양광 또는 해당 규모의 풍력 발전을 지원해 그린 컴퓨팅 파워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139호 문건이 발표되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고 많은 기업들이 신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3월부터 지금까지 60~70개 기업이 찾아와 협력을 타진했다.” 쉐웨이웨이(薛巍巍)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 투자유치국 부국장의 말이다.
리첸(李倩)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투자공사 집행이사이자 총경리는 정책 지원 덕분에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의 ‘녹색 전력’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 8월,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그린 컴퓨팅 파워 센터(絲路新雲綠色算力中心) 1기 프로젝트가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에서 공식 가동됐다. 리 총경리는 “센터는 향후 2~5년 내에 순수 녹색 전력을 사용할 계획이다. 사용률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전기 요금을 0.35위안 이하로 낮춰, 저렴하면서 친환경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중요한 요구 사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이다. 따라서 B등급 이상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이중 전원 전력 공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커라마이는 이중 전기 회로를 설치했다. 이는 다른 많은 지역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쉐 부국장의 말이다.
커라마이시의 기후 조건 역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비용을 크게 낮췄다. 리 부주임은 “커라마이에서는 데이터 센터가 반년간 에어컨 냉각과 방열이 필요 없다”며 “신장은 토지 면적이 넓고 지질 구조가 안정적이어서 기록을 시작한 이래 규모 4.7 이상의 파괴적인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다. 이 역시 컴퓨팅 파워 센터 건설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소개했다.
하늘에서 본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 사진/커라마이 미디어 융합 센터 제공
네트워크 연결과 스마트 컴퓨팅 센터 강화
다양하고 유리한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것에 대해 기업들은 여전히 우려섞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가장 큰 난관은 네트워크다. 컴퓨팅 파워 네트워크의 구축뿐 아니라 현지 산업 구도와도 관련돼 있다.
9월 12일 중국 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 상용 AI 컴퓨팅 파워 포럼에서 많은 전문가가 “기본 네트워크 구축이 매우 중요한 의제이자 현재 컴퓨팅 파워 구축에서 정체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컴퓨팅 파워의 발전은 더 넓은 범위에서 기본 네트워크 기술의 확장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는 데이터베이스 내부의 GPU 간 상호 연결 또는 서버 클러스터 간의 연결, 더 넓은 범위의 동수서산(東數西算, 동부지역 데이터를 서부지역에서 처리)으로 대표되는 지역 간 연결 등이 포함된다.
“신장은 컴퓨팅 파워가 집중된 동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업무 네트워크 지연 시간과 이용자 현장 A/S 등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리제 부소장의 말이다.
네트워크 연결 문제에 대해 쉐웨이웨이 부국장은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둔 이후 커라마이시는 데이터센터 통합을 시작했다”라고 소개했다. 우선 커라마이의 도시 내 사례 네트워크를 통합했고, 신장자치구 컴퓨팅 파워 네트워크에 연결했으며 하미(哈密), 우루무치(烏魯木齊) 등 주요 거점과의 연결에도 성공했다. “최근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플랫폼이 이미 신장자치구 플랫폼에 연동돼 실현이 가시화됐다.”
윈터우회사(雲投公司)와 아오루이더(奧瑞德)광전이 공동 운영하는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역시 컴퓨팅 파워 ‘일장망(一張網, 하나의 넷)’에 적극 융합하고 있다. 현재 실크로드 뉴클라우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深圳) 등지의 12개 이사(理事) 기관과 컴퓨팅 파워 관리 다원화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스마트 컴퓨팅 파워 연맹 생태계를 구축했다. 동시에 실크로드 뉴클라우드는 정보통신연구원, 국가정보센터와 연계해 전국 다른 거점과 도시와 연동을 꾀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경험을 축적한 커라마이시는 신장에서 컴퓨팅 파워 네트워크 구축에 적합한 도시가 됐다.” 쉐 부국장의 말이다.
기업의 또 다른 우려는 서부의 산업 기반이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즉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뒤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초기에 커라마이는 네트워크 지연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은 산업인 영상 렌더링에 주목하고 서북지역에서 단일 규모로 가장 큰 영상 및 애니메이션 렌더링 기지를 조성했다. 수년 동안 커라마이는 30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 작품을 렌더링해 전국 총 렌더링 컴퓨팅 파워의 40%를 차지했다. <유랑지구(流浪地球)>, <삼생삼세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 <곰 출몰(熊出沒)> 등이 커라마이에서 렌더링한 작품이다.
오늘날 AI가 GPU를 역사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스마트 컴퓨팅 파워 센터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원(信通院)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 중국의 스마트 컴퓨팅 파워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한 25.4%를 기록했고, 2025년까지 35%로 성장할 전망이다.
쉐 부국장은 “GPU 시대가 도래하자 기존 CPU 렌더링이 큰 타격을 입었고 수익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 커라마이는 GPU 스마트 컴퓨팅 파워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제 부소장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서버는 주로 CPU를 사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 컴퓨팅 파워센터는 대량의 GPU와 같은 AI 전용 가속칩을 장착해 병렬 컴퓨팅에 특화돼 있어 AI 알고리즘 실행에 적합하다” 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스마트 컴퓨팅 파워센터의 단일 랙(rack) 출력 밀도는 일반적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아 많은 경우 30kW를 초과하는 반면, 일반 데이터센터는 10kW 미만이다. 따라서 스마트 컴퓨팅 파워센터는 더욱 강력한 냉각 시스템을 필요로 하며 하드웨어의 안정적인 작동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액체 냉각과 같은 첨단 냉각 방식을 채택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완공 가동된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그린 컴퓨팅 파워센터 1기 프로젝트는 8개 모듈, 160개 35kW 고출력 캐비닛으로 구성되며 캐비닛 1개에 서버 7대를 설치할 수 있어 전력 이용 효율이 업계 평균보다 높다.
“자치구 발전개혁위원회는 실크로드 뉴클라우드에 대한 우대 정책으로 컴퓨팅 파워 건설 규모에 ‘상한선이 없다’라고 밝혔다. 구축된 컴퓨팅 파워가 검수를 통과하면 신재생에너지 지표를 받을 수 있다.” 리치밍 부주임의 말이다. 계획에 따르면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그린 컴퓨팅 파워센터 2단계 규모는 1단계의 3배로 올해 말 완공돼 운영될 예정이다. 두 개 프로젝트로 수만 PFlops 규모의 스마트 컴퓨팅 파워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것이다.
2021년, 한층 더 진보된 액체 냉각 데이터센터가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에 입주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판형 액체 냉각 방열 시스템을 채택해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소비가 기존 데이터센터의 1/6 수준이다. 현재 이 산업단지의 캐비닛 수는 약 6만여 개이며, 평균 가동률은 70% 이상으로 전국 중상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에 위치한 실크로드 뉴클라우드 그린 컴퓨팅 파워센터의 기계실 모습이다. 사진/리스멍
해외 진출에 박차
적지 않은 업계 인사들이 커라마이에서 서쪽으로 갈수록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커라마이시에서 베이징(北京)까지는 3000여 km지만,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까지는 1000여 km에 불과하다. 커라마이를 유라시아대륙에 놓으면 중부 지역에 속한다.
커라마이시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의 기업과 교류하면서 현지의 발전 기반이 취약해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컴퓨팅 파워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리제 부소장은 “신장이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핵심지역으로서 중앙아시아 국가와 디지털 기술 교류 협력에서 뚜렷한 지리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중국(신장) 자유무역시험지구 조성과 관련 우대 정책이 신장의 컴퓨팅 파워 산업 발전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2023년 11월, 정보 통신원과 커라마이시는 공동으로 ‘중국-상하이협력기구 빅데이터 협력센터 신장지부’ 설립을 추진했다.“정보통신원도 이 플랫폼을 통해 신장의 컴퓨팅 파워 산업 발전에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국제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 리제 부소장의 말이다.
커라마이시 훙유(紅有) 소프트웨어 주식회사, 신장 진뉴(金牛) 에너지 사물인터넷 과학기술 주식회사 등 여러 기업들이 석유 및 가스 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했다. 최근 2년 동안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석유 및 가스 관련 정보화 프로젝트 여러 개가 ‘해외 진출’에 성공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국가에 제품을 수출했다.
글 | 리스멍(李士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