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이후 장거리 여행이나 단체 여행이 제한된데 이어, 올해 들어 연이어 발생한 중국 1선 도시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억눌렸던 사람들의 여행 수요가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 레저활동인 캠핑의 인기에 일조했다. 사진/룽자샹 제공
캠핑러들의 마음을 잘 드러내는 캠핑 유튜버 밍동의 에세이집 <오늘도 캠핑>에는 ‘자연 속에서 세상과 동떨어져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좋다. 캠핑은 나에게 힐링 그 자체다.’ 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캠핑은 원래 마이너한 아웃도어 활동이었으나 최근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소셜 네트워크(SNS)가 확산되면서 캠핑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또한 중국 캠핑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너도 나도 장비 갖추고 자연 속으로
언제부터인가 캠핑이 슬며시 사람들의 SNS에 등장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에 거주하고 있는 가오(高) 씨는 최근에야 취미로 캠핑을 시작했다고 한다. 가오 씨는 “요즘 SNS를 보면 다들 캠핑을 가는 길이거나 캠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들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도 ‘코로나19 때문에 그리 바쁘지도 않고 시간도 생기니 한번 놀러가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고 캠핑을 떠났다. 그는 “캠핑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다”며 “5월 한달에만 4~5번 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사는 닉네임 ‘라바(喇叭)’는 2013년 즈음부터 캠핑을 시작한 프로 캠핑러이다. 그는 캠핑시장이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부상하는 과정을 지켜본 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트레커들이 1박 이상의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가볍게 갖추고 떠나는 백패킹, 상대적으로 많은 장비를 챙겨야 하는 장비캠핑, 베어 그릴스처럼 자연과 함께 하는 부시크래프트(Bush Craft) 등 캠핑의 장르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캠핑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캠핑은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던 예전과는 달리 규모도 커지고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글램핑은 장비와 분위기, 그리고 쾌적한 환경을 모두 추구하는 캠핑 유형이다. 텐트 등 캠핑장비를 직접 캠핑장소로 가지고 가거나 현장에서 빌려 캠핑을 보다 간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캠핑 베테랑인 룽자샹(榮佳翔)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주변 사람들이 캠핑을 가는 횟수는 오히려 늘어났다”면서 “코로나19로 외출이나 여행이 어려워진 탓에 캠핑을 시작하고 특히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 캠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팬데믹 이후 장거리 여행이나 단체 여행이 제한된데 이어, 올해 들어 연이어 발생한 중국 1선 도시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억눌렸던 사람들의 여행 수요도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 레저활동인 캠핑의 인기에 일조했다. 특히, 일반 캠핑보다 소셜 성격이 강한 글램핑은 요즘 젊은이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 일하는 팡위안(方圆)도 캠핑 매니아이다. 팡위안은 글램핑을 즐기는 캠핑러 중 일부는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프리미엄 고객층이라고 전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중국 내 여행산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 프리미엄 고객들의 여행 니즈는 해소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 고객들에게 글램핑은 최고의 선택지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캠핑 열풍, 관련산업 발전 이끌어
캠핑 열풍은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캠핑 관련 상품 판매량의 증가이다. 중국 CCTV재경(央視財經) 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 캠핑 관련 상품의 예약주문은 지난해의 3배로 나타났다. 징둥(京東)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중국 전국 피크닉용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특히 해먹류는 102%, 텐트∙매트류는 100%, 바베큐용품은 41%의 증가율을 보였다.
룽자샹은 “1박 이상의 캠핑을 하려면 적어도 텐트, 매트, 베개, 침낭, 화로대, 냄비, 식기, 키친테이블과 의자 등 장비가 필요하다”며 “다 갖추려면 1000~2000위안(약 19~38만원) 정도 든다”고 설명했다. 위에서 언급된 장비들은 초보 캠린이들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장비들이다. 하지만 캠핑 경험이 많아지다 보면, 캠핑 애호가들은 장비의 기본 기능에 그치지 않고 품질이 우수하고 더 가벼운 장비를 찾게 된다. 따라서 캠핑시장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거대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캠핑사업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된 톈진(天津)의 차오(曹) 씨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지만 타오바오(淘寶), 더우인(抖音), 셴위(鹹魚) 등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판매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 차오 씨는 “기본적인 피크닉용 텐트부터 최근의 글램핑 용품, 풀장비 캠핑이나 호화 캠핑에 이르기까지, 캠핑 관련 신제품들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캠핑 관련 기업들의 급부상이다. 현재 중국에는 4만7000개의 캠핑 관련 기업이 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1년 이내, 40%가 1~5년 사이에 설립된 회사들이다. 올해 1~4월에만 7200개가 넘는 캠핑 관련 업체가 신규 설립되었다.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14~2021년 중국의 캠핑시장 규모는 77억1000만 위안에서 299억 위안으로 성장하였고, 2022년에는 18.6% 증가한 354억6000만 위안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의 발전은 업계 내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캠핑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라바는 2019년 말 투잡 형태로 타오바오에 캠핑용품 온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라바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마진율이 높았고 경쟁상대도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캠핑 열풍 이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마진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급부상 중인 캠핑산업 또한 여타 산업들처럼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예컨대, 캠핑장의 건설과 운영에 있어 입지 인허가기준이 다르다거나, 안전 및 위생 관련 보장과 업계 표준이 미비하고, 비수기와 원금 회수기간이 길며, 소음이나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치샤오보(齊曉波) 중국과학원 지리자원소(地理資源所) 여행연구센터 주임 조리(助理)는 “관련 부처에서는 유휴 공공자원을 활성화하여 부지를 합리적으로 사용하고 수자원 및 산림 등 자연자원을 활용하여 캠핑장 공급을 늘리는 한편, 규범화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트렌드의 정점에 서있는 캠핑산업의 생명력 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전문적이고 세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글|차오멍웨(曹梦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