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1
얼마 전, 필자는 서울에서 택시를 탔다가 기사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필자가 외국인인 걸 안 기사는 한국 음식이 입에 맞는지 물어왔다. 오래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를 회상해보면 매운 맛의 김치와 자극적이고 얼큰한 국물은 ‘담백한’ 입맛을 가진 필자를 당황하게 했지만, 요즘에는 그런 일이 드물다. 개인의 입맛이 변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음식 트렌드도 나날이 담백해지고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저염식’은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이다. 한국 전통 음식에는 절인 음식이 많은데, 맛은 있지만 당뇨병과 심혈관 질병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과거엔 사람들이 영유아의 나트륨 섭취는 신경을 썼지만 성인의 나트륨 다량 섭취가 가져오는 피해는 유의하지 않았다. 생활 수준이 나날이 향상됨에 따라 전통 식습관도 변화해 ‘나트륨 내리고, 건강 올리고!’라는 새로운 건강 슬로건이 생겨났다. 직접 요리할 때 나트륨 섭취량을 신경쓰는 것에 더해 배달 음식을 시킬 때도 치킨, 족발 같은 자극적인 음식 외에 저염식 메뉴도 각광받고 있다. 일부 배달업체들은 특수를 노려 과거 당뇨병 환자에게만 제공되던 저염식을 개량해 직장인들에게 저염식 건강도시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7일 7식’ 냉동 도시락도 있어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건강식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또 다른 트렌드는 ‘비건’이다. 필자의 한국 친구는 채식주의자인데, 예전에는 외식할 때면 사찰 근처의 비건 레스토랑만 갈 수 있었다. 건강한 식문화 바람이 불면서 비건 레스토랑도 더 이상 신앙에만 의존하지 않게 됐다. 새로운 비건 레스토랑은 인테리어도 트렌디하고, 메뉴에도 동물성 재료가 들어있지 않지만 단백질, 식이섬유 등과 같은 영양 성분을 면밀히 고려했다. 친구들과 몇 번 가보니 비건도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며, 먹고 나서 활력과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외에도 평범한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심지어 편의점에도 비건 메뉴가 고루 갖추어 있고, 모든 우유 메뉴는 두유로 대체할 수 있다. 필자는 며칠 전 마트 배달로 대체육으로 만든 롤을 구입했는데, 고기소 부분이 콩과 호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런 비건식이 배달도 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보편화되어 편리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유행하는 ‘웰빙’ 개념은 한층 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웰빙’ 식문화는 식재료의 선택과 조리법을 강조할 뿐 아니라 식재료의 유기농, 청결, 친환경, 건강을 전반적으로 확인한다. 한국은 곳곳에 다양한 웰빙 마트와 웰빙 클럽이 있는데, 사람들에게 신체에 대한 부담이 적고 환경 친화적인 식생활을 안내한다. 필자의 집 근처에도 웰빙 마트가 있다. 일반 마트보다 많이 비싸지도 않고 ‘정크 푸드’를 가능한 피하며, 제품의 산지와 육성 과정을 중시해 더 건강한 식재료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 건강은 음식에서 시작하도록 습관을 바꿀 때가 됐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올 초 중국 베이징(北京)에 와서 ‘나 혼자 산다’ 생활을 하고 있다. 청소, 빨래, 설거지는 기본이고, 음식 요리와 다림질 같은 ‘고난이도’ 가사 노동도 수행하고 있다. 가끔 온라인쇼핑으로 주문한 선풍기나 프린터기 같은 가전제품 부품이 따로 분해된 채로 배송되면 적지 않게 당혹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