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앞에 아주 흔한, 살짝 눌린 사과가 있다. 하지만 예사로운 사과가 아니다.

오늘 나는 며칠 만에 처음으로 문 밖을 나서 마트에 갔다. 조언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가능한 외출을 삼가고,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한 뒤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집에서 키우는 애완 도마뱀이 먹을 사과를 하나 샀어야 했다는 게 생각났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근처의 작은 가게에 들어가 사과를 하나 집어 들고 계산을 하려고 했다. 가게 여점원은 왜 많이 사지 않느냐고 내게 물었고, 나는 핸드폰 속의 도마뱀 사진을 보여 주며, 애완동물 가게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아 사과를 먹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점원은 “그럼 그냥 가져가세요, 계산 안 해도 돼요!” 라고 말했다.

나는 버티면서 돈을 받지 않을 거면 판매 가치가 없는 흠집 난 것으로 바꿔 달라고 했다. 어쨌든 도마뱀한테는 상관 없으니까. 그녀가 대답하길 “괜찮아요! 우리는 한 배를 탄거에요. 이 불쌍한 작은 것!”

지금 나는 집에 가만히 앉아 사과를 바라 보며, 쉬지 않고 삶을 살아 가는 사람들이 함께 위험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변화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늘 마트에서는 ‘전자 결제’만 결제 수단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견문이 좁은 외국인인 나로서는 어떻게 결제 앱을 설치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옆에 있는 유일한 다른 손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끼고 있던 그녀 역시 감염을 무서워하고 있었다. 입장을 바꿔, 우리 러시아에서 이런 외국인을 길에서 마주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외면할 거란 걸 알고있다. 하지만 그녀는 몇 초간 고민하더니 바로 나를 도와주었다. 내게 동의를 얻은 뒤 그녀는 알코올 스프레이로 내 핸드폰을 꼼꼼히 소독한 뒤 결제 앱을 설치해 주었다. 몇 초 동안의 망설임과 그 뒤의 결정은 그 어떤 우정적인 말보다 값진 것이었다.

그 전까지는 매일 체온을 보고하는 것이 그저 형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는 매일 모두가 리스트에 등록하고 모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무료로 마스크도 배급해주고 위챗(微信) 단체방에서 돌아가며 자신의 체온과 건강 상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다.

친분이 있는 한 대학교 원어민 강사는 내게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내게 관심을 가져준 적이 없다”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몇몇 친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소식도 들었다. 그들은 방학 기간 동안 중국에 머물다가 학교 안에 격리됐다. 그들이 말하길, 학교 측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신경을 썼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마스크도 나눠주며 매일 체온을 재러 오면서 음식도 가져다 준다고 했다.

지금 나는 사과를 보며 이해했다. 감염증 예방 통제 중, 두려움과 위험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지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네 글자 ‘中國加油(중국 힘내세요!)’로 중국을 응원하고 싶지않다. 이 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나는 두려움을 떨쳐내는 것으로 중국 사람들이 감염증을 이겨내는 것을 도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일들을 계속 기록하기로 했다. 나는 그저 중국에 살며 가장 큰 문제에 직면한, 방학을 맞아 귀국한 딸이 남겨둔 귀여운 애완 도마뱀을 키우는 평범한 외국인 전문가이지만 말이다.

모든 게 다 좋아질 거다!

비탈리팔라모노프는 인민화보사의 러시아 편집원이다. 2019년 입사해 러시아어 편집부에서 월간<중국>의 러시아어판 뉴미디에서 원고 교정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