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
<종21세기안전철리>(이하 <종21세기>)는 마니악하고 독특한 SF 영화다. 영화는 K행성에서 온 소년 3인조 왕자(王炸), 왕청융(王誠勇), 파오파오(泡泡)가 1999년과 2019년을 오가며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악의 세력에 맞서 미래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리양(李陽) 감독의 독특한 영화 세계에서는 늘 상상을 초월하는 요소가 스토리 전개를 이끈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재채기로 18세와 38세 사이를 오간다. 왕자의 ‘미성숙함’에서 나오는 소년만의 패기와 무모함은 장차 악당과의 교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핵심 열쇠가 된다. 빌런 한광(韓光)은 무력이 대단하지만 그의 실력은 게임에서 배운 것이라 그를 물리치려면 과거로 날아가 그의 게임기를 뺏으면 된다. 상투적이지 않은 스토리 구성은 영화에 재미를 더했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영화는 시각·청각적 표현으로 볼 때 리양 감독의 전작 <이헌계력험기(李獻計歷險記)>(2009), <괴미래(壞未來)>(2013)처럼 일관되게 과장되고 다각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배우들의 실사 연기에 2차원 애니메이션을 덧붙이고 자유분방한 색채와 선으로 추격과 격투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화면 비율과 조명, 색조 변화를 통해 20년 전후 대비를 부각시킨다. 조밀한 편집 리듬과 다중 텍스트 형식의 혼합을 통해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냈다. 깔끔한 대사와 생동감 넘치는 만화적 감성을 더해 ‘중2’ 정신 세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 밖에 록, 일렉트로닉, 컨트리, R&B 등 다양한 장르의 BGM과 음향 효과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시공간을 넘나들 때의 전자레인지 소리, 서양악기인 호른과 중국 악기 얼후(二胡)가 어우러지는 참신한 소리가 인상적이다.
웃음과 열기가 지나간 뒤 <종21세기>는 명랑한 소년의 마음에 비장함과 상처받은 감정의 핵심을 물들여 영화 전반에 낭만적 분위기를 입혔다. 특수한 신체적 조건이 악당에게 이용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주인공 세 사람은 2019년의 삶을 끝내고 1999년으로 돌아가 성장 과정에서의 고통과 무력감을 온몸으로 부딪치고 ‘무너진 미래’에 직면한다. 영화는 완벽한 해피 엔딩에 얽매이지 않고 신음하는 청춘의 아픔도 거부한다. 설령 이미 결정된 미래라도 용감하게 맞서라고 호소한다.
<종21세기>는 캐릭터 구축과 전체적인 서사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소년처럼 대담하고 낭만적인 상상력으로 세상을 새롭게 정의한다. 이 영화는 중국 SF 장르의 신세계를 열었고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으로 중국 영화 창작에 새로운 도전정신과 탄력성을 불어넣었다.
글|우위퉁(吳雨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