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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절 ‘월병’ 이야기


2024-10-10      



한국에서 추석에 송편을 먹듯, 중국의 중추절(中秋節)엔 웨빙(月餅, 월병)을 먹는다. 월병은 밀가루 반죽에 팥, , 호두 등으로 만든 앙금을 넣어 만든 일종의 과자다. 보름달 모양의 과자라 하여 월병이라 부른다. 오늘날 중국에서 한 해 생산되는 월병만 약 30만톤 규모로 시장 규모만 200억 위안(37200억 원)에 달한다.


월병의 역사는 유구하다. 은상(殷商), ()나라 때 저장(浙江) 지역에서 ‘태사병(太師餠)’이 출현했는데 중국 월병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 왕이 달에 제사를 지낼 때 상에 올리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 나라 때 장건(張騫)이 실크로드를 열기 위해 사절로 서역에 파견됐을 때 깨와 호두 등을 들여와 월병 소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 민간에서도 점차 호두소로 된 과자가 출현했는데 이를 ‘호병(胡餠)’이라 불렀다.


중추절에 백성들이 함께 월병을 나눠 먹기 시작한 것은 () 나라 때부터다. 당시 원 나라 통치에 반발한 주원장(朱元璋)은 봉기를 도모했다. 거사일을 음력 815일로 정한 그는 삼엄한 경계를 피해 민중들에게 이를 알려야만 했다. 중추절에 월병을 먹어야 화를 피하고 행운이 온다는 소문을 널리 퍼뜨린 뒤 거사일을 적은 종이를 월병 속에 넣어 돌렸고 봉기는 성공했다. 이후 명() 나라를 세우고 초대 황제가 된 주원장은 이를 기념해 음력 815일이 되면 월병을 먹으며 봉기를 기념하도록 했다는 속설이 전해지며 월병은 중추절 명절 음식이 됐다.


오늘날 중국인들 사이에 중추절 선물로 월병을 주고받는 풍습이 일반화됐다. 중국은 월병 산업의 건전한 시장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월병 국가 표준도 만들었다. 예를 들면 호두·해바라기씨·참깨 등 다섯가지 이상 견과류를 넣은 월병에만 ‘우런(五仁, 다섯가지 견과류를 섞은 앙금)’월병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연밥(莲蓉)월병은 연밥가루 함유량이 60% 이상, 밤소(栗子)월병의 경우 밤 함량이 60% 이상이 되어야 한다. 과일월병은 과일 함유량이 25% 이상, 고기월병은 고기 함유량이 5% 이상되야 한다는 등의 생산 표준을 정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월병 소에 상어지느러미나 제비집처럼 야생동물을 식재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최근 중국 젊은 사이에서 건강한 월병이 인기몰이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인들도 웰빙을 중시하면서 기름기 많고 설탕 함유량이 많은 월병 대신 저당이나 저지방, 유기농, 무색소 등 건강하면서도 저렴한 월병을 찾는 추세다. 솔직히 평소 달고 기름진 월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필자도 올해는 중추절을 맞이해 건강한 월병을 한번 시식해 봐야겠다.   


글|배인선(한국), 한국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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