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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다과’ K-디저트의 우아한 변신


2024-10-10      



추석이 되면 중국에서는 웨빙(月餅, 월병)을 먹고 한국에서는 ‘송편’을 먹는 풍습이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옛 농가에서는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에 문 앞에 장대를 세우고 곡물을 걸어 놓았다. 이를 음력 2월 초하루인 중화절(中秋節)에 내려 송편을 만들고 집안 하인에게 나눠주며 풍년을 기원했다고 하는데 이것을 ‘나이떡’이라고 불렀다. 8월 15일에는 햅쌀로 송편을 만들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성묘하는 전통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풍습도 변하고 일상생활에서 농경사회의 흔적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지만 송편은 여전히 가족, 친구들과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전통간식으로 남아있다.


송편 같은 다양한 떡 외에 친척과 친구를 방문할 때 즐겨찾는 선물로 ‘한과’도 빼놓을 수 없다. 만든 당일 내에 먹어야 하는 떡과 달리 한과는 설탕과 기름 함량이 높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삼국유사> 기록에 따르면 ‘과(餜)’는 유밀과, 유과, 강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유밀과는 밀가루에 꿀과 참기름을 섞은 다음 기름에 튀겨 만든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작고 납작하게 만든 약과가 가장 인기가 좋아 오늘날까지 한국인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필자는 한 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개별 포장된 약과를 휴대하고 다니며 당분이나 에너지 보충이 필요할 때 먹었다. 맛은 중국의 미싼다오(蜜三刀)와 비슷하다.


유과는 찹쌀가루와 술을 섞어 건조한 다음 다시 기름에 튀겨낸 것이다. 강정은 찹쌀가루에 술과 꿀을 섞어 쪄낸 다음 건조해 잘라 만든다. 다시 기름에 튀기는 경우도 있다. 보통 유밀과와 강정을 혼용해 부르지만 요즘에는 ‘한과’라고 통칭하는 경우가 많다.


떡과 한과는 보통 정찬에서 먹지 않고 과거에 제수용으로 차례상에 올리거나 흔히 차와 함께 먹는 간식인 ‘다과’로 여겼다. 최근 한국 고유의 특색을 내세운 많은 음식점들이 전통 음료와 디저트를 결합한 다과상 세트를 출시해 새로운 다과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각 손님마다 소반이 제공된다. 이 소반에 다양한 떡과 한과는 물론 꽃과 과일을 섞어 만든 화채, 멥쌀이나 찹쌀로 만든 전통 음료인 식혜, 정과, 기름에 튀기지 않은 다식 등을 곁들여 낸다. 예를 들어 세계에 한국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복합 문화 공간인 한국의 집에서는 계절마다 색다른 다과상 애프터눈티 세트를 선보인다. 갓 지난 여름의 다과상에는 매작과와 떡을 마카롱처럼 만든 떡카롱, 찹쌀 경단과 만드는 법이 비슷한 삼색 원소병, 콜라비 정과, 콩고물 도라지 정과, 산딸기 정과 및 호두 강정, 송화 다식, 여름철 한방음료 생맥산(生脈散)등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로 구성해 더위를 식혀줬다. 가을이 되면 감과 밤 재료 위주의 다과가 차려지고 차도 국화가 곁들여진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도시와 자연을 결합해 재해석한 오늘날의 다과는 과거 명절에나 볼 수 있었던 전통 간식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다. 다음에 한국을 방문한다면 송편과 약과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뉴트로와 함께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끌고 있는 새로운 K-디저트 다과도 맛보길 추천한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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