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6
최근 필자는 부산에 위치한 영화교육기관 두 곳을 방문하여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한국 영화의 동력원천을 엿볼 기회가 있었다.
완만한 광안리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산과 바다 사이에 위치한 부산아시아영화학교에 금세 도착한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는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영화인 양성 전문기관이다. 아시아 각 지역에서 온 영화인에게 영화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1년의 교육기간, 외국 학생들은 전문적인 영화 제작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산업의 운영방식과 관련 문화 정책 및 법규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고, 국제 협력 관계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하반기 수업은 우수 학생을 부산 본부 캠퍼스로 초청하여 4개월간 수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학교에는 전문적인 촬영 스튜디오와 촬영 및 후반작업 장비가 갖춰져 있다. 식당과 기숙사도 마련되어 있어 교문을 나서지 않고도 편리하게 모든 생활과 공부를 할 수 있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재 연수 중인 학생은 주로 동남아의 젊은 영화인들이고 이전에 한국 방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을 알게 됐다. 또한 학교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며, 향후 이들의 영화 제작에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한다. 한국이 미래 영화 산업을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국제적 영화 인재 양성 외에 학교는 부산 시민을 대상으로도 영화 교육을 제공한다. 부산 시민이라면 정기 교육 수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장비 및 장소를 빌려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필자의 방문을 안내했던 선생님은 “부산 친구를 사귀는 게 중요하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 옆이 바로 그 유명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이다. 학교 건물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한국 영화 교육 최고 권위 기관으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1984년 서울시 마포구에 설립된 KAFA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전과 한국 영화 산업 발전기획에 따라 부산으로 이전했다.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바로 이곳 출신이다.
KAFA의 주관부처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로 교육 대상은 한국의 청년 영화인이다. 부산아시아영화학교가 영화 교육의 보편화에 집중되어 있다면 KAFA는 최상위 영화 종사자에게 가장 좋은 교육 자원을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교내 촬영장, 편집실 등 시설을 둘러보며 일류 장비와 풍성한 자원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방영실에서는 대형스크린으로 과거 봉준호 감독의 단편 습작을 볼 수 있었다. 풋풋한 이 단편영화의 제작자가 수년 후 시대를 풍미하는 거장이 되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모든 꿈은 이처럼 작은 곳에서 조용히 싹을 틔우고 자라난다.
짧았지만 많은 생각을 남겼던 방문이었다. 내실을 깊이 쌓아야 진정한 실력을 보일 수 있듯이 오늘날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은 노력에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한국의 경험이 중국 영화계의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중한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다. 중한 수교 30년 동안 양국 정부와 사람들은 우호 협력에 힘쓰고 갖가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풍성한 성과를 거뒀고, 여러 시련을 겪기도 했다. ‘삼십이립(三十而立)’,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대전환의 시기에 직면한 중한 양국은 손을 잡고 공동 발전과 번영의 다음 30년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