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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글| 장진원(張勁文)
3월2일, 매장에서 초빙한 모델이 후난(湖南)성 주저우(株洲)시 루쑹(蘆淞) 어저우청(歐洲城)의류시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다. 사진/ XINHUA
베이징(北京)에 사는 장(張) 씨, 최근 그의 집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대형 마트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각종 채소와 과일·육류·조미료 등 생활 필수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장 씨는 여전히 집에서 인터넷을 통한 생필품 구매를 선호한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게 더 편리하기도 하다.” 장 씨의 말이다.
코로나19에 발생 이후 많은 이들이 ‘집’에 머무르면서 요식업과 여행업 등 업계가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원격근무·온라인 교육·신선식품 배달·온라인 의료 등 신형 ‘홈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경제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황금기 맞은 홈 쇼핑
“전에는 직접 찐빵을 빚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삶의 질이 높아졌고 사람들도 게을러져 대부분 밖에서 파는 기성품을 구입하곤 한다. 몇 년 째 찐빵을 직접 빚어 본 일이 없다.” 이와 같은 글과 함께 만두 찌는 사진을 첨부한 한 블로그의 게시물은 수 많은 누리꾼들의 ‘좋아요’를 받았다. 중국의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요리 솜씨를 자랑하는 것은 인기 게시물이 되곤 한다.
1월 말 이후의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음식점들이 휴업에 들어간 상황. 사람들은 먹을 것에 대한 애정을 인터넷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식탐을 충족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들이 ‘자력갱생’하면서 집안의 ‘요리사’가 되었고, 량피(涼皮)을 만들거나 찐빵을 찌거나, 전병을 부치거나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조리도구와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이 인터넷 구매의 인기 상품이 되었다. 전자상거래업체 쑤닝(蘇寧)의 빅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2월 코로나19 방역기간 동안 중국인들의 ‘재택’ 소비가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생활용품 외에 쌀·밀가루·식용유 등의 소비가 급증했으며, 에어프라이어·오븐·거품기·이스트는 판매량이 각각 831%, 199%, 2404%, 710%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보다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신선식품 관련 전자상거래업체들이다. 물건 구매 시 저렴한 가격과 함께 품질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가성비가 좋은 제품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고품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조용히 부상하고 있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딩둥마이차이(叮咚買菜)는 춘제(春節) 연휴 7일 동안 400만건의 주문을 접수했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로는 신규 가입자 수가 하루 평균 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핫’한 온라인 헬스케어
생필품 인터넷 구매 외에 코로나19는 사람들의 헬스케어 관련 소비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의 스포츠 선수들이 쇼트 클립 공유 플랫폼 더우인(抖音)에서 트레이닝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선수 쑨웨(孫悅)는 농구코치로 변신하여 드리블 요령을 가르쳐 주었고, 육상계 여장부 후린펑(胡麟鵬)은 누리꾼들과 함께 제자리 높이뛰기를 하며 체력 증진에 나섰다. 이와 함께 아시아 스타 체조선수 수쓰야오(舒思瑤)는 ‘다리 찢기’ 동작을 선보이며 유연성을 기르는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많은 헬스 트레이너들도 더우인 라이브 방송을 통한 ‘퍼스널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테라 웰니스(一兆韋德), 윌스(威爾士) 등 휘트니스센터들은 잇따라 온라인 라이브 트레이닝 과정을 개설, 수강생들과 함께 온라인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집에서 즐기는 헬스 동작 3가지’ ‘매일 30분, 근육량은 늘리고 지방은 줄이고’ 등 온라인 수업은 누리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휘트니스센터 러커(樂刻)가 출시한 트레이닝 동영상은 조회수 20억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왕훙(網紅) 리자치(李佳琦)는 SNS 라이브 방송에서 요가매트를 판매했는데, 설명을 시작한 뒤 불과 30초 남짓한 시간 만에 1만5000개 전 수량을 완판했다. ‘온라인 트레이닝 강의(雲健身)’는 이번 연휴 기간 가장 큰 인기를 누린 라이브 방송 콘텐츠 중 하나가 되었다.
비슷하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는 인터넷 진료도 있다. 질병에 대한 걱정·병원 방문의 위험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갖가지 염려에 사람들은 새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 바로 인터넷 진료다. 중국위생건강위원회는 2월 이후 여러 번에 걸쳐 문건을 하달, 인터넷 병원·온라인 진료의 특수 우위를 충분히 발휘할 것을 강조하며 온라인 진료부의 가벼운 질환과 만성병에 대한 재진 및 약품 배달 서비스를 장려한다고 밝혔다. 이관(易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3월 초까지 30여 개 인터넷 의료 플랫폼 및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온라인 무료 진찰 및 건강지킴이 교육을 진행했고, 지역에 구애 받지 않고 약 10만명 이상의 의사를 동원했다. 또, 춘제 이후 인터넷 의료 및 온라인 문진 관련 어플리케이션의 하루 평균 이용자수는 최다 700만명에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기간 핑안하오이성(平安好醫生) 어플리케이션의 누적 사용자 수는 연인원 11억1000만명에 달했다. 신규 가입자 수는 10배 이상 늘었고, 신규 가입자의 하루 평균 문진 건수는 평소의 9배에 달한다.” 핑안하오이성 왕타오(王濤) 회장 겸 CEO의 말이다.
격리 중 재택근무로 업무 복귀
90년대생 리융타오(李永濤)는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 란산(蘭山)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회사 측 요청에 따라 2월 3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그렇게 일상 업무를 집으로 옮겨 왔다. “출퇴근 하는 것과 별 차이점이 없는 것 같다. 업무 대부분을 인터넷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업무 장소의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리융타오의 말이다.
개발자인 리융타오는 업무에 복귀한 이후 줄곧 인터넷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오전 8시 딩딩(釘釘)에 접속해 출근 확인을 하고 오후 5시 퇴근 확인을 하는데, 지금은 5시 반으로 시간이 바뀌었다. 평소와 달라진 점이라면 출퇴근 확인을 하는 장소가 집으로 바뀌었다는 점 정도다.” 리융타오는 매일 오전 9시 화상 회의가 열리고, 이를 통해 매일의 업무와 주간 임무를 정리하여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리융타오처럼 일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국 각지에서 업무가 재개됨에 따라 원격 근무 소프트웨어 또한 마스크처럼 요즘 중국의 각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되었고, ‘원격 근무’ ‘원격 회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원격근무 열기는 과연 얼마나 뜨거울까? 2월 5일, 알리딩딩(阿裏釘釘)의 다운로드 수가 처음으로 위챗(微信)을 앞선 데 이어 애플 앱스토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알리딩딩 등 원격근무 소프트웨어 통계 결과에 따르면, 2월 3일 연휴 후 업무 재개 첫날 1000만개 기업·2억명 직장인들이 원격 근무를 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날에만 알리딩딩과 기업 위챗에서 모두 접속자 과다로 인해 서버가 마비되는 문제가 빚어졌으며, 두 회사는 잇따라 서버 10여 개를 추가하여 트래픽 폭주에 대비했다.
전국적인 ‘원격 교육’테스트
신학기 시작 첫날인 2월 10일 오전 7시, 산둥성 스옌(實驗)고등학교 교사 위안제(元傑)는 아침 일찍 컴퓨터 앞에 앉아 프로그램에 로그인하고 설비 성능의 정상 여부를 확인했다. 7시 50분이 되자 학생들이 속속 ‘교실’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개학 첫날 그와 학생들이 있는 곳이 학교가 아니라 각자의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는 것. ‘면 대 면’이 아닌 ‘디바이스 대 디바이스’, 실제 교실이 아닌 사이버 교실은 사제간 소통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아침 8시, 원격강의를 통한 1교시 수업이 정식으로 시작되었고, 학생과 교사는 거리를 초월한 상호 교류를 시작했다.
1월 말 교육부는 통지를 하달하고 2020년 춘계 학기 개학 연기를 주문했다. 그러나 개학 여기가 교육의 황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육부는 인터넷을 활용하여 ‘수업은 멈춰도 배움에는 멈춤이 없을 것’ 또한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에 따라 중국 교육계는 온라인 교육 테스트를 진행했다.
2월 17일, 국가 초·중·고등학교 네트워크 클라우드 플랫폼이 정식 개통되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일반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습자원을 무료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3월 19일 기준 국가 초·중등학교 네트워크 클라우드 플랫폼의 페이지뷰는 8억7000만뷰, 방문자 수는 연인원 6억7000만명을 기록했고, 중국 전역 31개 성(省)에서 해당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라이브 방송, 코로나19 기간 ‘상품 판매’ 새 길
“이 청조끼는 이태리 브랜드의 인기 디자인입니다. 입는 순간 멋있어져요. 지금 할인가로 팔아요. ··· 좋습니다. 사이즈 50짜리는 저 남자분께 드리죠!” 3월 13일 오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융자(永嘉)현 셴멍(顯蒙)의류 다쯔란(大自然)점, 매장 주인인 ‘멍거(蒙哥)’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들에게 라이브로 제품을 홍보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멍거’의 본명은 천셴멍(陳顯蒙)이다. 라이브 방송을 하는 그의 또 다른 신분은 셴멍의류회사의 사장. 의류와 신발을 파는 편집샵을 운영한 지 28년째로, 원저우 시내와 융자에 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년 3월이 봄철 의류 판매의 ‘성수기’라 춘제 전에 봄 옷을 대량으로 준비해놓고 봄 시작과 함께 판매하고는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판매액이 뚜렷하게 줄어들었고, 찾아오는 이 또한 급감했다. 현금흐름 압박과 상품 재고·임대료·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살아남는 것’이 그의 첫 번째 바람이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천셴멍은 라이브 방송으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에는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한 주문량이 늘어난 덕에 오프라인 판매 부진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게 되었다. 근래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하루 평균 손에 꼽을 정도지만 라이브 방송으로 매장 하나 당 수 십 건의 주문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천라이브 방송을 통해 ‘살 길을 찾는’ 것은 비단 천셴멍만의 일이 아니다. 인구 이동에 의지하는 상점과 오프라인 매장들도 잇따라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고 있다.
온라인 라이브 방송은 상점들이 코로나19 기간 활로를 찾는 방법이자 ‘빈곤 탈피 심화’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저우즈(周至) 과실 맛 보세요. 하나를 반으로 갈라 한 숟갈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나고, 두 번째 먹으면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고, 세 번째 먹으면 입 안 가득 향이 남고, 네 번째 먹으면 여운이 오래 남는답니다.” 이는 산시(陜西) 저우즈현 왕숴(王碩) 부현장이 라이브 방송을 통한 현지 상품 홍보 중 다래를 반으로 자르며 즉흥적으로 박자를 맞춰 한 말이다. 상품 홍보 3시간 만에 왕 부현장은 머루 24.5만 킬로그램, 220만 위안(약 3억7000만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빈곤지역 제품들이 판매 정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중국의 각 미디어 플랫폼들이 빈곤구제 및 농촌지원에 나섰다. 더우인이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시과스핀(西瓜視頻)와 함께 만든 현장 라이브 방송 ‘잔이주눙(戰疫助農, 코로나19와의 싸움 속 농촌을 돕다)’이 그 중 하나다. 빈곤지역의 서기·현장 등은 잔이주눙에서 라이브 방송으로 현지의 이색 농산품을 판매하며, 이를 통해 전염병으로 인한 농산물 판매 침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3월3일, 톈진의과대학총병원(天津醫科大學總醫院) 의사가 핸드폰으로 환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진료했다. 사진/XINHUA
라이브 방송을 지켜보는 동안 사람들은 현장들이 가진 남다른 홍보 능력도 확인할 수 있다. 이촨(宜川)현 위원회 줘화이리(左懷理) 서기는 방송 중 실시간으로 사과 샐러드·사과주스를 만든 것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현지 사과 재배 환경을 소개함과 동시에 후커우(壺口)폭포와 후커우 북춤(斗鼓) 등 관광지와 이색 문화로 카메라를 돌리기도 했다. 충칭(重慶)시 스주(石柱)현 농업특색산업발전센터 왕샤오쥔(王小軍) 주임은 현장에서 만든 만두에 현지 특산물로 만든 고추장 등을 곁들임으로써 ‘먹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더우인 봄 경제관찰(抖音春日經濟觀察)>에 따르면,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잔이주눙’은 서기·현장과 그 외 플랫폼 크리에이터 16명을 조직했고, 더우인과 시과스핀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함으로써 각 지역 농산물 55만건 판매, 판매액 2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잔이주눙’은 또한 수요자와 공급자 간 정보 매칭을 통해 기업의 오프라인 구매 및 온라인 판매를 촉진했고, 이를 통한 각 지역 농산품 누적 판매액은 1억8300만 위안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뜨거워진 ‘홈 경제’ 열기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홈 경제’가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여전히 거대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만 생활과 업무가 점차 정상화 함에 따라 혁신성이 떨어지고 단지 특수 시기 특수 수요에 맞춘 업무는 그 열기가 식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탄생시킨 ‘홈 경제’가 중국 경제 운영 중 나타난 긍정적 신호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겨울은 지나기 마련이고 봄은 언제나 돌아온다! 어려운 때일수록 전 업계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글| 장진원(張勁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