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 글| 차오멍웨(曹夢玥)
3월 20일, 중국 정부가 한국에 기증한 마스크 110만장 등 방역 물자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한국인 직원이 중국에서 도착한 물자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 중신사(中新社)
춘삼월은 본래 화창하고 꽃이 피는 계절이건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코로나19는 무자비하지만 사람에게는 사랑이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래 한국 각계에서 중국에 아낌없이 도움을 제공하며, 설중송탄(雪中送炭, 급한시기에 필요한 도움을 줌) 같은 ‘우방의 정’으로 많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2월 중하순, 코로나19가 한국에서 대규모로 발생하자 중국 정부, 기업과 민간단체 및 개인들이 잇따라 한국의 코로나19 예방·통제를 지원하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 중국 정부와 각 지방 성·시(省市), 기업 및 단체가 마스크 510만장, 방호복 14만벌, 의료용 장갑과 신발 커버 26만쌍, 페이스 쉴드 15만개, 의료용 모자와 보호경 등의 의료 물자와 거액의 성금을 한국에 기부했다고 한다. 한국 측에 의료 물자를 지원함과 동시에 중국 측은 1차로 500만장의 마스크를 수출하며 한국의 마스크 수입과 관련해 한국 정부 관련 부서를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人無異國), 주한 중국대사관의 기부
한국에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 중국은 곧바로 한국에 위로와 지지를 보냈다. 2월 24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특별히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에 전화를 걸어 중국대사관을 대표해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는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며칠 뒤 싱하이밍 대사는 정의용 한국 국가안보실장과 김건 한국 외교부차관보 등 한국 고위층을 방문했다. 싱 대사는 중국은 한국측과 코로나19에 대한 경험을 신속히 공유할 것이며, 전적인 지지와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2월 27일 저녁, 주한 중국대사관은 급히 모은 의료용 마스크 2만5000여 장을 대구시에 보내기 위해 명동에 위치한 중국 대사관에서 차에 실었다. 사랑의 마스크를 실은 화물차에는 당나라에서 유학한 신라의 문학가 최치원의 ‘도불원인, 인무이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을 응원합니다! 대구 힘내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마스크는 빠른 속도로 여정에 올라 대구 일선에 도착했다. 3월 12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서울시에도 2만5000장의 KF94 마스크를 기부하며 어려움에 처한 서울 시민에게 빠른 도움이 되길 바랐다. 싱하이밍 대사는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중국이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나쁠 때 서울시가 설중송탄의 도움을 주었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서울 시청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우한(武漢)을 응원해 중국 인민들에게 힘을 주었다. 박 시장은 영상에서 “이제 은혜를 갚을 때가 되었다”라고 말하며 수많은 중국 인민들을 감동시켰다. 세한송백, 장무상망(歲寒松柏長毋相忘, 추위에도 의연한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오래도록 서로의 우정을 잊지말자)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가까이 있는 우방 국가로서 중국은 최선을 다해 은인에게 보은을 하길 바란다. 중한 양국은 서로 협력하여 대응함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찬란한 봄 날을 맞이할 것이다.
‘세한송백, 장무상망’, 지방정부의 한국 지원
3월 2일 상하이(上海)시가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기부한 50만장의 마스크가 한국에 무사히 도착해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 온정을 전했다. 최영삼 주 상하이 한국총영사는 상하이 시정부 역시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의연하게 한국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3월 16일 아침, 랴오닝(遼寧)성의 긴급 방역 기부 물자가 난팡(南方)항공 항공기에 실려 한국에 도착했다. 물품에는 랴오닝 인민들의 마음을 담은 ‘세한송백, 장무상망’이라는 조선 시대 유학자 김정희의 글귀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랴오닝성을 적극 지원하거나 긴급 물자를 원조하거나 전보로 위로를 전해 랴오닝성의 코로나19 예방·통제를 강력히 지지했다. 우방이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물자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자 랴오닝성은 바로 물자를 한국 서울, 경상남도, 경상북도, 충청남도와 한중문화우호협회에 마스크 7만5200개, 방호복 4970벌을 나누어 보내며 한국의 방역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칭다오(靑島)시, 웨이하이(威海)시, 지린(吉林)성 등 각 지방 정부 역시 각각 한국 부산시, 대구시, 인천시 등의 자매 도시와 대구시, 경상북도 등의 방역 일선에 대량의 마스크 등 의료 물자를 기증해 한국의 코로나19 예방·통제를 지원했다.
3월 2일, 대구시와 경상북도 등에 기증할 50만장의 마스크를 실은 둥팡항공 MU5041편 여객기가 상하이 푸둥(浦東)공항에서 이륙해 서울로 향했다. 사진은 둥팡항공 직원이 푸둥공항에서 비행기에 마스크 상자를 싣는 모습 사진/ 중신사
‘지무원근, 만리위인(知無遠近,萬里爲鄰),’ 행동 나선 민간단체와 개인
우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일찍이 1월에 ‘우한대 기업인 동문회’는 ‘우한대 한국교우회’와 협력하고 한국 정부의 협조 아래 정부 지원 전세기를 이용해 300만 달러 상당의 물자를 즉시 우한에 보냈다. 그 후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듣고 ‘우한대 기업인 동문회’는 보은의 마음을 담은 성금을 모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구와 파주에 물자를 기증했다. 3월 16일 16시, 의료용 마스크 20만장, 3M마스크 10만장, 방호복 1만벌, 페이스 쉴드 1만개 등의 1차 물자가 둥팡(東方)항공물류유한공사의 큰 지원 하에 CK259 항공편에 실려 무사히 한국으로 운송됐다.
그 외에 많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화교들 역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실재적인 행동으로 한국의 코로나19 예방·통제를 지원했다. 14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대구·경북 화교화인 연합회의 샤오쥐안(肖娟) 회장은 기자에게 한국의 풍토가 그녀를 키웠다며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그녀가 살고 있는 경북 지역에 대규모로 발생하자, 그녀는 경북 지역에서 마스크 하나 구하기 힘든 어려운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샤오 회장은 대구시청을 통해 대구에 있는 대형 병원 3곳에 방호복을 기증하기로 한 가운데 중형 병원과 진료소, 경찰서 등에도 마스크 2500장, 방호복 50벌을 기증했다. “나는 중한 무역 관련 사업을 하고 있고 또 한국에 살고 있다. 나에게는 책임이 있고 양국 사회에도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샤오 회장은 말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의 많은 친구들도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구시에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녀는 그들이 대구시 정부와 연락할 수 있도록 도와주웠다.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계속 물자를 기증해 한국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겠다” 샤오쥐안의 말이다.
글| 차오멍웨(曹夢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