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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글|톈샤오(田瀟)
“경증 확진자들을 신속히 수용해 의학적 치료를 받게 하고, 새로운 감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정이나 사회와 격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2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현황 조사와 지도감독을 위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으로 달려간 왕천(王辰) 중국공정원 부원장 겸 호흡기·중증의학 전문가의 말이다. 이에 따라 넓은 공간과 다수의 병상을 확보할 수 있는 ‘팡창병원(方艙醫院)’의 필요성이 생겨났다.
팡창병원은 의료기능, 병동, 기술지원이라는 세 가지 부문의 보건설비를 모듈화해 설립한 컨테이너식 임시 병원으로, 군(軍)의 의료서비스 형태를 전염병 방역에 최초로 도입한 사례이다. 우한의 팡창병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베이 파견 지도팀의 지시에 따라 코로나19 경증 확진자 수용을 위해 우한 시내에 있는 컨벤션센터와 체육관 등을 개조해 만들어졌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특징 중 하나는 환자의 80~85%가 단순히 경미한 증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경증 환자는 자가 치유되기도 하고, 중증 발전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의학적 조치를 취해 주기만 하면 된다. 특히 감염원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 수용이 관건이다. 우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할 때 병상 확보가 어렵고 환자 수 만명이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우한의 기존 의료시스템도 갑작스러운 사태에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에 중앙지도팀은 환자 치료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환자를 수용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치료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우한 현지에서는 지침 이행을 위해 신속하게 팡창병원을 개원했다.
우한 컨벤션센터와 훙산(洪山)체육관, 우한 문화센터 세 곳을 개조해 만든 1기 팡창병원은 2월 5일 코로나19 환자를 본격적으로 수용하며 공식 가동되기 시작했다. 2월 3일 전문가팀의 제안에서 출발해 병상 4000개가 넘는 세 곳의 팡창병원이 세워지기까지는 불과 29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우한의 코로나19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팡창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 달여 동안 16곳의 팡창병원에서 수용한 경증 환자 수는 누적 1만2000명에 이른다. 팡창병원에는 총 94개 의료팀에서 온 8000명 이상의 의료진이 근무하며 부족한 의료 자원을 뒷받침하고 나섰다. 그 결과 한때 속수무책이었던 국면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넓은 공간을 적극 활용해 많은 병상을 설치한 팡창병원은 중국 공중보건 정책의 쾌거로 평가된다. 물론 정규 병원처럼 모든 의료 여건이 갖춰져 있진 않지만,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경증 환자들을 가족과 지역, 사회로부터 격리 수용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팡창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수행하면서 상태를 관찰할 수 있고, 병세가 악화되면 즉각 지정병원으로 이송해 한층 강화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우한 지원을 위해 파견된 의료진이 4만명을 넘어서면서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공식 지정병원에는 병상에 여유가 생겨서 임시 응급처치 기관인 팡창병원에서 남은 소수의 환자들이 지정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팡창병원은 격리·치료의 역할을 이미 충실히 수행했다.
둥시후 팡창병원의 의료진이 환자의 몸 상태가 어떤지 문진하고 있다. 사진/천젠
3월 1일, 우티(武體) 팡창병원이 우한에 있는 16곳의 팡창병원 가운데 가장 먼저 ‘휴원’을 선언했다. 이어 3월 8일에는 우한 내 최대 규모의 팡창병원인 둥시후(東西湖) 팡창병원이 세 번째로 휴원에 들어갔다. 3월 10일, 코로나19 환자 49명이 마지막으로 퇴원함에 따라 35일 간 운영된 우창(武昌) 팡창병원도 공식 휴원을 선언했다. 이로써 우한의 팡창병원 16곳은 현재까지 모두 휴원 상태다. 이후 이 장소들은 점점 본래의 사용 목적을 회복할 예정이다.
3월 4일, 둥시후 팡창병원 방재센터에서 의료진이 숨가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돤웨이(段崴)
우한시는 그 전에 보건안전을 위하여 병원 주변의 내·외부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한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전문 살균소독팀을 구성해 팡창병원의 공기, 물체 표면, 화장실을 비롯한 여러 주요 공간을 대대적으로 소독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시 전문 기술팀이 소독 결과를 평가·심사하고 합격 판정을 받아야 기존의 시설로서 사용이 재개될 수 있다. 전문가의 연구에 따르면 집중적인 살균소독을 거칠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전히 박멸되기 때문에 시민들도 안심하고 시설을 다시 이용할 수 있다.
3월 4일, 둥시후 팡창병원의 간호사실에서 신장(新疆)생산건설대 출신의 우한 의료지원팀 소속 의료진들이 각종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천젠
중국에서 팡창병원이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팡창병원은 대규모 공중위생 사건에 맞서는 새로운 대안으로서, 우한시의 방역 작업에 큰 공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식 해결책(中國方案)’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이미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팡창병원은 전 세계 방역 대응의 참신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란에서는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가 중국을 벤치마킹해 쿰 주(州), 카즈빈 주, 남부의 반다르아바스, 수도 테헤란 등지에 충분한 의료시설을 갖춘 팡창병원을 세워 한 곳당 수십 명에서 많게는 200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교외 지역에도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첫 팡창병원이 세워졌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비엔나에 헤어스타일 전시관을 개조한 임시 팡창병원을 세워 경증 환자들을 수용할 계획이다.
글|톈샤오(田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