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제 의료위생 체계를 크게 시험하면서 각국의 무역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동북아 지역은 이번 사태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중(重) 재해지역’으로, 코로나19 공동퇴치는 물론 각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기 위한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하는데 더욱 협력해야 한다.
2020년 3월 5일, 리싱첸(李興乾) 중국 상무부 대외무역사(司) 사장은 상무부는 계속해서 3국 경제무역 장관회의 및 경제고위관리회의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 3국과 지역의 전방위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3국 산업 상호보완성을 충분히 발휘하여 무역투자 협력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실무 협력 분야를 넓히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를 공동 추진하여 중일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하며, 무역장벽을 한층 더 허물어 기업의 원가절감을 돕고 리스크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코로나19의 악영향을 해소하고 중일한 3개국과 지역경제 발전을 이룩하는데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일한 FTA 추진과 RCEP 타결은 중일한 3국의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고 시장기회를 효율적으로 창출해 역내경제의 안정적인 회복과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
코로나19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입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이외의 국제사회는 폭발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이 동북아 지역 외의 또 다른 ‘중 재해 지역’이 되었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이탈리아·스페인 등은 전국 봉쇄에 나섰다. 또한 여러 나라의 고위관리와 정계 인사들이 감염됐다. 코로나19가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글로벌 회의와 스포츠 행사, 레저 활동은 대부분 중단됐다. 코로나19는 전세계 사회 각 방면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월 6일 최신판 <코로나19 발생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다양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소 770억 달러에서 최대 347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최소 0.1%p, 최대 0.4%p의 성장률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0.2%p감소할 것이며, 연간 증가속도는 2.3%까지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속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 2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2%로 낮췄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3월 초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IMF는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9년의 2.9%를 밑돌 것”이라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더욱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다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것이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글로벌 공급체인에 충격을 줄 것이다. 코로나19는 기업들의 대규모 조업 지연과 조업 중단, 물류 차질을 야기해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역향을 미친다. 글로벌 공급사슬 네트워크를 통해 충격이 층층이 확대돼 글로벌 무역에까지 타격을 미칠 것이다. 만약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산업사슬 재편까지 우려된다.
두 번째,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다. 코로나19가 기업 실적과 시장 리스크 선호도 두가지 차원에서 증시를 짓누르면서 전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와 유가 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현지 시간 3월 9일과 12일에 폭락하면서 일주일 새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 여파가 전세계로 파급되면서 3월 12일 전세계 11개국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 밖에 미국 시간 3월 15일에 미국 8대 은행은 2분기에 주식 환매를 중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미국 연준은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0.00~0.25%로 대폭 인하했다.
세 번째, 시장 수급관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인력 물자의 이동 제한과 신용경색, 사업비 증가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소비를 위축시키고 상행위를 감소시키는데, 이는 수급관계를 교란시킨다.
예정대로 발효되면 협력잠재력 발굴될 것
중일한 3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육해공 교통이 편리해 상품 수송비용과 인적왕래의 비용 자본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지리적으로 경제 우위에 있다. 또한 중일한 3국은 노동 자원, 산업 구조와 수출입 구조 등에 상호보완성을 가진다. 지난 20년 간, 중일한 무역 협력은 지속적으로 심화 발전했으며, 3국간 무역, 투자, 인적교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지역경제 통합을 함께 추진하는 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위상이 부각되고 있다.
중일한 3국의 산업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긴밀한 산업 체인을 구성했다.
현재 국제사회는 세계화에 역행하는 움직임에 직면해 있으며, 일방주의가 횡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일한 3국이 개방적 자유경제 정책을 견지하면서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함께 배제하고 있는 것도 중일한 무역협력의 정책기반이 되고있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중일한 3국협력의 장을 마련했고, 3국간 제3자 시장협력도 가능하게 했다.
RCEP는 아시아 경제통합의 가장 획기적인 진전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를 의미한다. 현재 아세안과 중국, 일본, 한국, 호주 등이 이미 체결한 FTA보다 자유화 정도가 훨씬 높다. RCEP는 소비시장을 더욱 확대하고, 중일한 무역구간의 깊은 협력을 촉진하며, 3국의 무역장벽을 더욱 허물 것이다.
3국 협력이 글로벌 경제회복에 미치는 의미
중일한 3국은 전세계 중요 경제 국가이다. 2019년 중국은 세계 제2위 경제 대국이 되었고, 일본은 3위, 한국은 11위에 올랐다. 3국의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며 경제 총량은 아시아의 70%에 육박한다. 이 점을 통해 중일한이 함께하는 코로나19 예방·통제는 자국과 글로벌 경제 회복에 모두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산업사슬의 회복에 유리하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새로 발표한 글로벌 산업 가치사슬 연구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전세계에 아시아의 중국, 북아메리카의 미국, 유럽의 독일에 전세계 3대 산업가치사슬의 중심이 형성되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년의 발전을 거쳐 세계경제에 편입되면서 아시아에서 일본 대신 세계 3대 산업가치사슬 중심지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일본과 한국은 글로벌 산업 가치사슬의 가장 중요한 참여국이자 아시아 역내 핵심 국가이다. 이들 나라는 중국을 허브로 삼아 전세계에 상품생산을 투입함으로써 글로벌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비록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해 글로벌 산업사슬이 다방면으로 위협받고 있지만 중일한 3국이 협력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은 글로벌 산업사슬, 특히 동아시아 지역 산업사슬의 안정과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소비시장의 회복에 유리하다. 코로나19에 직면해 상품 소비뿐 아니라 서비스 소비까지 모두 충격을 받았다. 예를 들어, 중국의 춘제(春節)관광이 크게 감소해 중국은 물론 여러 나라의 관광서비스업, 외식업, 호텔업 등이 모두 타격을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뉴질랜드 어민들이 잡은 100여 톤의 큰 바닷가재는 팔 곳이 없어 바다에 방류할 수 밖에 없었다. 중일한 3국은 인구 우위와 높은 소비력을 가지고 있어, 3국 경제의 회복은 주민 소비를 촉진하고 소비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다.
셋째, 전세계 항공 산업 회복에 유리하다. 항공업은 고부채·고회전 업종에 속하므로, 현금흐름의 안정은 회사 경영에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의 충격 여파로 항공산업은 수입이 크게 줄었지만 고정지출과 원가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출타 수요가 많은 중일한 3국은 현재 코로나19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적어도 동북아 지역 사람들의 정상적인 왕래를 촉진할 수 있다면 항공산업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글로벌 제조업 회복에 유리하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제조업은 4조 달러 가량 증가해 전세계 총량의 29%를 점유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일본 제조업은 1조100억 달러 증가해 세계 3위, 전세계 총량의 약 8%를 차지했다. 한국은 약 4409억 달러 증가해 세계 5위로 전세계 총량의 4%를 점유했다. 3국 제조업의 회복은 국가 사회에 방역 물자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급속한 마스크 생산 능력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하루 생산량이 1억1600만개에 달한다.
글|리둥신(李冬新), 산둥(山東)대학교 동북아학원부교수, 중일한 싱크탱크 네트워크 웨이하이(威海) 연구기지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