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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글|톈샤오(田瀟)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우한(武漢)시 둥후신청(東湖新城) 지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3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철저한 ‘지역봉쇄식 통제’와 촘촘한 ‘그리드식(그물망식) 관리’를 통해 2월 21일 이후 더 이상의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는 상태이다. 우한시 둥후생태관광풍경구 둥후신청 지역의 공산당 총지부 서기이자, 주임인 타오주디(陶久娣)는 기자에게 “이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집안에서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지역사회 방역에도 협조해 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둥후로 지역의 사회복지사들이 공공장소에서 소독작업을 하고있다. 사진/마겅핑(馬耕平)
지역주민센터 직원이 단지 외부에서 주민들을 위해 발열검사와 등록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마겅핑
먼저 지역사회 방역이 제대로 이뤄져야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 국민들은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시하에 도시에서 농촌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며 사태를 빠르게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 지역사회의 일선 행정조직은 주민위원회(주민위)와 촌민위원회(촌민위)로 나뉜다. 관할 구역 내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위원회는 지역 주민과 촌민의 선거를 통해 구성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일선 행정조직은 정책의 집행 기관으로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지역사회 관리의 새로운 모델로서 ‘그리드식(그물망식) 관리’를 제시했다. 도시 행정과 디지털 정보망 통합을 중심으로 도시 구역과 공동체 지역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몇 개의 ‘그리드’로 세분화해 블록식 관리를 하고, 개별 그리드 지역에 대한 구성과 사건 순시를 강화해 관할 구역 내 문제점과 리스크를 지역사회가 자체적으로 밝혀냄으로써 행정력을 보다 세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 민정부(民政部)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약 400만명에 달하는 도시와 농촌 지역사회 복지사(공무원)들이 65만 곳의 방역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 1곳당 평균적으로 6명의 복지사가 근무하며, 복지사 1명은 주민 350명을 담당한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시기에 이러한 그리드식 관리는 한층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소위 ‘그리드 요원(網格員)’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우한에서는 감염원을 원천 차단하고 인구 이동을 최소화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한편 국민의 생명과 안전, 신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한에 있는 4만4500명의 당·정 기관과 공공 행정기관의 당원, 간부, 직원들이 지역사회 현장으로 출동해 가구마다 직접 방문을 하고 방역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주민들에게 방역 상식을 알리고 있다. 또한 물자 공급에서부터 심리 상담과 위생 검역, 응급 처치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지역사회 방역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옌따이셰(烟袋斜)거리 후퉁(胡同)을 지나가려면 신분증 검사와 체온을 측정해야 한다. 사진/ 궈사사(郭莎莎)
코로나19 방역 체계에서는 확진자, 감염 의심자, 밀접 접촉자, 발열 증세가 있는 자 등 ‘4대 위험군’을 분류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병원 치료, 의학적 관찰, 자가격리 등 각각의 조치를 취하는데, 이 역시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핵심 조치 가운데 하나다.
우한시는 4대 위험군의 선별과 치료를 위해 2월 17일부터 우한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사흘에 걸쳐 대대적인 ‘그리드식 집중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진자 100% 입원 △감염증 의심환자 100% 핵산 검사 △발열환자 100% 검사 △밀접접촉자 100% 격리 △소도시 주택단지 100% 24시간 봉쇄관리라는 ‘5가지 100%’ 목표를 달성했다.
방역의 최전선인 지역사회에 주어진 임무는 더욱 막중하다. 그만큼 방역에 참여하는 그리드 요원들의 업무 강도도 만만치 않다. 그리드 요원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주민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밤낮도 없이 수고로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한의 구시가지에 속하는 우톄(武鐵) 지역에는 2408가구 약 4400명이 거주한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음력 2019년 마지막 날부터 이 지역에는 사회복지사 9명이 상주하기 시작했다. 우톄 공산당위원회 장샤오펑(章肖鵬) 서기는 지역 내 독거노인과 1인 가구, 장애인 등 총 69명의 주민을 ‘특별보호대상’으로 지정하고 그리드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음식이나 약을 배달하게 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코로나19 응급 구조를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 의료진 가족 10가구와 지역사회 청결을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등을 대상으로 ‘사랑의 채소’도 배달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 심리상담가를 초빙해 지역사회 방역 업무로 과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복지사들과 오랫동안 자가격리 중인 주민들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장 서기는 “코로나19 사태 기간에는 자잘한 업무까지 하나하나 세심히 챙기면서 지역사회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해외 전문가 대표단은 우한 사태가 심각할 당시 현황 조사를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 조사팀 팀장이자 WHO 특별고문인 브루스 아일워드 박사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은 매우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조치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 뿐만 아니라 놀라운 집단 행동력과 협조 정신을 발휘해 국민들을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마치 국민들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듯 바이러스 확산을 막겠다는 공동의 사명을 짊어진 듯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한에서 만난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어 가정과 사회, 나아가 전 세계의 방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글|톈샤오(田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