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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만 년 전 지구의 신비를 간직하다


2024-09-23      

스빙 윈타이산은 백운암 카르스트 지형으로 형성돼 있다. 회백색 백운암이 울창한 숲을 뚫고 우뚝 솟아 있다.


윈구이(雲貴)고원은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다. 구이저우(貴州)성 첸둥난(黔東南) 먀오(苗)족·퉁(侗)족자치주(이하 첸둥난주) 북서부 스빙(施秉)현에 위치한 스빙 윈타이(雲臺)산은 단단하고 오래된 백운암 위에서 발달한 백운암 카르스트 지형으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이탈리아 파도바 국립지질공원도 백운암 카르스트 지형에 속하지만 빙하 침식으로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 반면 스빙 윈타이산은 빙하에 침식되지 않아 덩굴식물이 가득한 풍경구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녹색 왕국에 온 듯하다.


윈타이산의 면적은 약 210㎢로 크고 작은 명소 40여 곳이 있다. 전부 돌아보려면 꼬박 이틀이 걸릴 정도다. 물론 몇 시간만 할애해 핵심 코스 선택도 가능하다. 짧지만 백운암 카르스트의 정수와 신비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풍경구 내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양쪽으로 아장추(鵝掌楸)와 주목, 수화삼(穗花杉) 등 희귀식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큰 나무 위로 원숭이 몇 마리가 나뭇가지 사이를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있다.


스빙 윈타이산의 주봉은 해발 1066m로 일반 관광객에게도 적당한 높이다. 산 중 둘레길은 대부분 현지 자재를 사용해 조성했으며 많은 백운암이 길에 깔려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칼이 스쳐간 것 같은 융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지표수가 백운암으로 흘러들어가 침식돼 형성된 미세한 균열로 칼과 도끼로 자른 듯한 모양을 띈다. 이는 백운암을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산길을 따라 2시간 정도 올라가면 윈타이산의 주요 풍경지 중 하나인 인두각(印斗閣)에 도착한다.


이곳에 도착하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면서 저 멀리 회백색 백운암이 울창한 숲을 뚫고 우뚝 솟은 모습이 보인다. 생동감 넘치는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눈길이 닿는 저 먼 곳을 바라보면 다섯 개 산봉우리가 보인다. 마치 다섯 개의 손가락처럼 보여 ‘오지봉(五指峰)’이다. 3~4천만 년 전 시작된 히말라야 조산운동으로 이 지역은 간헐적으로 불균형하게 융기했다. 물이 절리와 균열, 단층을 따라 흘러 암반이 침식됐다. 침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비교적 부드러운 상층부 암반은 산체의 거대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수직 절리를 따라 붕괴되는데 이로 인해 ‘오지봉’이 형성됐다.


계속해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보석원(寶石苑)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크고 작은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남조식물 등 하등 미생물의 생명 활동으로 생긴 주기적인 광물 침전이다. 그릇 모양으로 생긴 돌이 지면에 엎어져 1/4정도만 바깥으로 드러나는데 마치 땅에서 튀어나온 보석 같다.


깎아지를 듯이 우뚝 솟은 산봉우리와 첩첩이 이어진 산, 깨끗한 구름, 우거진 숲, 윈타이산에 귀를 기울이면 수억만 년 전 지구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글 | 리자치(李家祺) 사진 | V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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