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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선 중의약, 세계인과 함께


2024-10-15      

헝가리 부다페스트 주민들이 의료봉사 중인 중의약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XINHUA


방콕 구시가지에 위치한 태국 화교 중의원의 들어가면 진료 접수 창구에는 긴 줄이 서 있고 로비에서는 태국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린다.


올해 51세인 타닝와(중국어 음역)는 방콕 현지 공무원이다. 4년 전 앓은 뇌졸중으로 그에게는 심각한 후유증이 생겼다. 거동이 불편하고 일어서기가 힘들며 몸과 머리를 자유롭게 돌릴 수 없고 자주 어지럽고 두통이 생긴다.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수소문하며 다양한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10월, 지인의 소개로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화교중의원을 방문했다. 의사는 그에게 침술과 도인(導引) 치료를 처방했다. 치료를 받은 터닝와는 병세가 호전됐고 이제는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는 “중의학 덕분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며 중의학 치료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의약, 다양한 의료 선택지 제공

태국 화교중의원은 태국 최대의 중의원으로 평일에는 약 500명, 주말에는 약 1000명의 환자가 찾아온다.


중의약의 이념은 이미 많은 현지인의 생활에 녹아들어 있다. 이판(蟻凡) 화교중의원 원장에 따르면 중의원은 112개국의 환자를 진료했으며 현지인에게 내과와 침구과, 골상추나과가 가장 인기있다. 사팃 피투테차 태국 보건부 차관은 “중의약은 환자의 의료 선택 폭을 넓혀줬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00년 중국과 태국 수교 25주년을 맞아 태국 정부는 중의(中醫) 합법화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태국은 중국 외에서 처음으로 중의약을 전면 합법화한 나라가 됐다. 2015년 중의 클리닉 개설 법령이 태국에서 공식 시행됐다. 중의약이 태국 보건부 태의(泰醫) 및 대체의학 발전국의 관리 체계에 편입됐다. 화교중의원에서 4년 동안 근무한 내과의사 천바오전(陳寶真)은 병원을 찾는 태국인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의를 접하고 치료 효과를 본 태국인은 중의를 이해하고 좋아한다. 그리고 가족, 친척, 친구들에게 소개한다. 이렇게 중의학이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의 9개 대학에 중의학 전공이 개설돼 있다. 중의원과 클리닉 800여 개가 운영되고 연 평균 40여 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태국이 허가한 중의약이 이미 1000여 종에 달하고 중국 중의약관리국의 지원으로 태국에 중의약 해외센터 2곳을 설립했다. 아쿵 바디쑤왕(중국어 음역) 태국 보건부 중의 개업 관리위원회 회장은 “태국에서 중의약 사업이 발전을 거듭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중의약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영웅광장에 3층짜리 흰색 건물이 길가에 서 있다. 이곳은 헝가리 기황(岐黃)중의약센터다.


“중의약은 정말 놀랍다. 내 청력이 회복될 줄 몰랐다.” 올해 78세 퇴직 교사 요제프는 중이염으로 청력을 일부 상실했으나 10여 차례 침술 치료를 받고 이제는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황중의약센터에 정말 감사한다. 친구들에게 이곳에서 치료받아보라고 많이 추천했다.”


2016년 기황중의약센터는 헝가리 동방국영제약그룹과 중국 간쑤(甘肅)성 위생건강위원회가 합작 설립했다. “최근 헝가리에서 중의약 사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현지인의 인지도도 크게 향상됐다.” 기황중의약센터 책임자이자 중·동유럽중의약학회 회장인 천전(陳震)은 기자에게 이렇게 소개했다. 올해로 헝가리에 온 지 36년째인 그는 중의약 사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중의약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증대되는 것을 체감했다.


2013년 말 헝가리 국회는 위생법안을 통과시켜 현지에서 중의약이 발전할 수 있는 법적 보장을 제공했다. 2014년 초, 중국과 헝가리 정부는 중의약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5년 3월, 중의 특색 공자학원이 헝가리 페치대학교에 설립됐다. 2016년 헝가리 정부는 중의사에게 EU(유럽연합) 의료 허가증을 발급했다. 천 회장은 “현재 대부분 헝가리 약국에서 중의 약품을 구입할 수 있고 헝가리 의과대학에 중의 침술 과목을 개설한 곳도 많다. 중의 진료가 현지인의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고 밝혔다.


기황중의약센터는 헝가리 현지 고등교육 기관과 산학협력을 통해 중의 기술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수천 명의 중·서의학 복합형 인재를 양성했다. 천 회장은 “서적 번역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헝가리어로 중의약 관련 지식을 주민들에게 보급하고 있다”며 “해외에 있는 중의약 종사자로서 중의약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중국과 헝가리의 우호를 위해 계속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중의약관리국(國家中醫藥管理局)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의약은 196개 국가와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40여 개 국가 정부와 지역 관리 기관, 국제 기구와 전문적인 중의약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16개 자유무역협정(FTA)에 중의약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 중의약의 글로벌 파트너십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인에게 우수한 건강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국가 간 우호와 이해를 증진시키며 민심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글| 리자치(李家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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