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두룽장향 바포촌 사진/ 장쥔(張軍)
2018년 말, 윈난(雲南)성 누장(怒江)주 궁산(貢山)현에 사는 약 4100명의 두룽(獨龍)족은 전 주민이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는 ‘탈빈’에 성공했다. 이로써 이들은 윈난성 9개 ‘직과민족(直過民族, 신중국 건국 초기 원시사회에서 사회주의 사회로 바로 넘어온 민족)’ 중 탈빈에 앞장 선 민족 중 하나가 되었다. 이들은 서신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탈빈의 기쁨을 전했다.
2019년 4월 10일, 궁산현 두룽장(獨龍江)향의 주민들은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시 주석은 서신에서 “가난에서 벗어났다는 희소식을 들으니 매우 기쁘다. 탈빈은 첫 걸음일 뿐 아름다운 날은 아직 뒤에 있다”며 “모두가 더욱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 계속해서 단결하고 분투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4월 11일 오전, 궁산현 두룽장향 바포(巴坡)촌에 두룽족 동포들이 운집했다. 전통 복장으로 화려하게 꾸민 이들은 이 마을 주민 마쭌옌(馬尊艷)의 집 정원에 모여 현장(縣長)인 가오더룽(高德榮)의 입에 귀를 기울였다. 가오더룽은 두룽어로 시진핑 주석의 서신을 낭독하는 중이었다.
가오더룽은 “우리는 전체 탈빈을 실현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분투해야 한다. 생태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교육을 잘 해야 하며 고향을 잘 건설해야 한다. 아름다운 날은 아직 뒤에 있다”고 강조했다.
깨끗하게 정돈된 두룽장향 9학년제(초등학교-고등학교) 학교 사진/ 마리
두룽족은 중국에서 인구 수가 적은 소수민족 중 하나로, 주로 윈난성 궁산현 두룽장향에 모여 살고 있다. 산세가 험하고 자연조건이 열악한 탓에 이곳은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이곳은 일년 내내 풍부한 강수량과 비옥한 토지, 충분한 일조량 등 초과(草果) 재배에 있어 최적의 생태환경을 자랑한다. 이곳의 초과는 독특한 신맛을 갖고 있는데, 건조한 과실은 중국요리의 조미료와 중약재로 쓰인다. “최근 중국 국내에서 초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농가 재배면적이 확대되었다. 두룽장의 초과 재배면적은 6만8000무(亩)로, 초과 재배는 이곳 최고의 생태산업이 되었다.” 장쥔(張軍) 궁산현 위원회 선전부 상무부부장의 말이다.
장쥔 부부장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초과 재배뿐만 아니라 두룽장의 중루(重樓)〮두룽 벌〮두룽 소〮두룽 닭 등 이색 양식 및 재배업이 두룽장 향 곳곳에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들 산업은 두룽족이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기 위한 소득 증대의 길을 넓혀 주었다. 실제 2018년 두룽장 전체의 농촌경제소득은 2859만9600위안(약 49억1000만원), 농민경영소득은 2517만2200위안, 농민 1인당 순소득은 6122위안을 기록했으며 1인당 소득은 2017년 대비 2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룽장에서 집집마다 초과를 재배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작게는 수십 무에서 크게는 수백 무 규모까지, 초과 재배는 이곳의 부민(富民)산업이 되었다. 2018년 초과로 인한 경제수익만 743만 위안에 달했을 정도다.
장쥔은 “2-3년이 더 지나면 두룽장향의 초과 소득은 몇 배로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초과 재배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은 ‘원로 현장’ 가오더룽이 10여 년간 재배기술을 전수해온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처음에는 초과 재배 참여도가 높지 않았다. 초과 재배가 단기간에는 경제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쿵위차이(孔玉才) 두룽장향 향장에 따르면, 초과 재배를 확대하기 위해 가오더룽 현장은 사비를 털어 시범기지를 마련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무료로 진행하고 주민들로 하여금 초과를 관리하게 했다. 3년 뒤 열매가 열리자 가오더룽 현장은 주민들을 이끌고 초과 채집을 지켜보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향 전체 6개 마을 중 5개 마을에서 초과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두룽장향의 초과가공공장 또한 틀을 갖췄다.
한 소녀가 라오무덩(老姆登) 차밭에서 찻잎을 따고 있다. 사진/ 누장주 제공
가오더룽은 “시 주석은 편지에서 더 나은 삶은 아직 뒤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좋은 날은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가오더룽은 시진핑 주석이 두룽족에게 편지를 보낸 날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고민 중이다. 어떻게 하면 주민 소득을 더욱 늘릴 것인지, 그는 생각하고 생각한다. 은퇴한지 벌써 수 년이 지났지만 두룽장향 주민의 가난 탈피와 부 실현은 그가 가장 마음 쓰는 부분이다.
초과 재배시범기지에서 가오더룽를 만났을 때, 그는 커다란 중루 뿌리를 캐며 말했다. “이것은 초과 외에 두룽족에게 부를 가져다 준 또 다른 보물이다. 중루는 윈난백약(雲南白藥)의 주요 원료로서, 경제가치가 매우 높다.”
두룽장향 최북단의 디정당(迪政當)촌은 해발이 높고 무상기간이 짧아 초과 재배가 어렵다. 이곳에서 야생중루가 자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오더룽은 전문가에게 중루 재배기술에 관해 도움을 청해 직접 배운 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중루 재배방법을 전수했다. 2014년, 디정당 촌의 8호 당원들이 시범재배에 성공했고, 현재 디정당촌의 중루 재배 면적은 100무에 달한다. 2018년 kg 당 중루 매입가는 1200위안 전후다. 재배면적이 더욱 확대된다면 중루가 창출하는 소득만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룽장이 가진 훌륭한 생태환경은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큰 자산이다. 우리는 이를 먼저 잘 보호해야만 잘 경영할 수 있다. 두룽장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두 갈래 길을 걸어야 한다. 하나는 산림 생태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고, 하나는 향촌 관광을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 이곳의 인프라 건설은 충분하지 못하다. 관광객 접대수준이 취약하고 서비스 의식 또한 아직 높지 않다. 그러나 향촌관광 육성은 두룽장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다. 눈앞의 성공과 이익에 조급해하면 안 되고 내공을 길러야 한다. 발전은 시간 문제다.” 가오더룽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두룽장향의 산림경제는 초기 규모를 갖추었다. 쿵위차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두룽장향 전체 초과 재배 면적은 6만8000무, 중루〮곰보버섯〮황정 재배 면적은 각각 1723무, 403무, 40무에 달한다. 이 밖에 두룽 벌과 두룽 소〮두룽 닭 또한 농촌전자상거래 제품목록에 포함되었다.
글/ 마리(馬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