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떠들썩한 붉은색이 춘제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춘제 전날, 장쑤(江蘇)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과 장쑤 전장(鎭江) 주민들이 직접 쓴 붉은색 춘롄과 복 자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IC
한 해 정초의 문을 여는 춘제(春節)는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전통 명절로 꼽힌다. 이제는 중국 문화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춘제 기간이 되면 중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나 중국인과 외국인 모두 중국 특유의 독특한 춘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중국의 문화를 알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춘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수 과목’이다. 게다가 요즘엔 춘제 기간에 일부러 중국에 남아 중국만의 진한 문화를 느끼고자 하는 재중 외국인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자오쯔(餃子)는 춘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맛도 훌륭하지만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어 체험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다. 춘제 전날 양저우(揚州)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빚은 자오쯔와 탕위안(湯圓)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 IC
중국 가정에서 체험하는 춘제
제대로 된 춘제 풍속을 체험해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중국인 가정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과 함께 춘제를 지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매년 춘제 때마다 외국인들은 중국 집집 마다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소망과 염원을 담은 붉은 춘롄(春聯), 가정의 평안함과 행운을 기원하는 붉은 등롱(燈籠), 복이 넝쿨째 들어오라는 의미로 붉게 쓴 ‘복(福)’ 글자, 창문에 붉은 종이를 오려붙인 촹화(窗花) 등이 모두 흥겨운 명절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런 춘롄과 등롱, 복 글자와 촹화를 구경하는 것은 외국인들이 중국의 새해 풍경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형태 중 하나다.
여러 장식으로 새해맞이 준비가 끝나면 모두가 함께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춘제 문화 중 하나다. 중국의 만두를 맛본 수많은 외국인들은 ‘훌륭한 맛’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만두를 빚는 법은 사실 그리 간단치 않다. 면을 반죽하고, 밀대로 밀고, 소를 넣어 형태를 만든 뒤 찜기에 넣어 쪄야 비로소 만두가 완성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신기한 체험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일반 가정에서는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갓 쪄낸 만두와 함께 ‘녠예판(年夜飯)’이라 불리는 가족식사를 마치고 함께 춘제 특집 프로그램을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하곤 한다. 이런 평범한 ‘중국식 새해맞이’라도 외국인들에게는 분명 색다른 체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외국인이 춘제를 보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춘제 기간 외국인 관광객이 난징(南京) 부자묘(夫子廟)를 찾아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 VCG
즐기는 방식도 각양각색
가정 체험 외에도 거리에서 중국의 새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중국 전통문화의 ‘토템’ 격이라 할 수 있는 고궁(故宮), 즉 자금성 체험도 그 중 하나다. 해외 여행객들의 필수 관광지이기도 한 이곳은 올해 춘제 때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새해 선물’을 안겨주었다. 고궁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회인 ‘자금성의 새해맞이(紫禁城裏過大年)’가 그것이다. 전시회에는 1000여 점에 달하는 문물과 함께 옛 황궁의 새해맞이 정경을 다양한 형태로 복원하여 방문객들에게 역사적 숨결과 생동감 있는 연말연시 분위기를 담뿍 전한다. 명성을 듣고 찾아온 외국인들도 자금성 안에서 포근한 새해 분위기에 흠뻑 빠지곤 한다.
또 전통적인 새해맞이 분위기를 가장 농축적으로 담고 있는 ‘페스티벌’을 즐길 수도 있다. 중국 사찰에서는 춘제가 되면 사자춤이나 나무 막대기를 발밑에 묶고 노래하는 차이가오차오(踩高蹺)등의 민속 공연이 펼쳐진다. 탕후루(糖葫蘆)나 탕런(糖人) 등 맛난 먹거리도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전통 시장에 들어가면 춘제에 쓸 물건들을 고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중국의 새해맞이’를 즐기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오늘날에는 중국과 세계 각국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 문화의 영향력이 날로 높아진 덕에 춘제는 중국 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로 점점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춘제 문화가 세계로 나아갈수록 중화문화의 매력을 새롭게 인식하고 발견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