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FTA발효 후 양국 국민은 해외에 가지 않고도 상대국의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사진/IC
중한 양국은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 국가로, 수교 이후 경제·무역 왕래가 활발해지고 양자관계가 심화됐다.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04년부터 중한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인식을 같이 했고, 2012년 양자 협상을 개시했다. 14차례 협상을 거쳐 중한 양국은 2015년 <중한FTA>를 공식 체결했다. 현재 동북아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FTA인 중한FTA는 중국의 자유무역지대 전략과 동북아 경제·무역 구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한FTA의 주요 성과
중한FTA에는 상품무역, 서비스무역, 투자 및 규칙 등 총 17개 분야를 망라하고 전자상거래, 경쟁 정책, 정부 조달, 환경 등 ‘21세기 경제·무역 의제’가 포함된다. 중한FTA의 관세 양허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이 관세를 철폐할 제품은 세목의 91%, 수입액의 85%에 달하고, 한국이 관세를 철폐할 제품은 세목의 92%, 수입액의 91%에 달한다. 중한FTA 협상에서 처음으로 설립전 내국민대우와 네거티브 리스트를 모델로 한 서비스무역 및 투자 협상을 벌였고, 처음으로 FTA 협상에 전자상거래와 지방 협력을 담았으며, 처음으로 금융 서비스, 전신 서비스를 단독 장으로 만들었다. 이들 모두 중한 경제·무역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한FTA의 중한 산업협력단지 설립에 관한 내용에 따라 중국 상무부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중한 산업협력단지 공동 건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산업단지 건설을 적극 추진했다. 2017년 중국 국무원은 중한 산업단지 설립에 동의하는 회답을 하달했고 중국의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시,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 등의 도시와 한국의 새만금 지역에 중한 산업협력단지 건설에 착수했다. 중한 산업협력단지 건설은 중한 양국이 산업 협력 방식과 내용 면에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을 뜻한다.
중한(옌타이)산업단지는 옌타이 국가급 경제기술 개발지구, 첨단기술산업 개발지구라는 정책적 우세 및 옌타이공항, 옌타이항 서항지구 등 중요한 교통시설을 기반으로 2개 핵심지구와 2개 확장지구를 계획했다. 총 계획면적은 80.4㎢이다. 중한(옌타이)산업단지 서쪽 지구는 제조업 등 전통산업 우세를 활용해 하이엔드 장비 제조, 차세대 정보기술, 의약 건강, 스마트 제조, 친환경차,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등 신흥산업과 부대 생산성 서비스업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중한 선진 제조 파일럿지구와 전략적 신흥산업 공생지구를 조성했다. 중한(옌타이)산업단지의 동쪽 지구는 산둥반도 국가자주혁신 시범지구 건설이라는 기회를 활용해 첨단기술, 디지털 경제, 바이오 의약, 과학기술 연구개발(R&D), 금융 보험 등 산업을 중점 발전시키기 위해 중한 첨단기술산업 협력 지도지구, 하이엔드 서비스 협력 시범지구, 혁신창업 집합지구를 만들었다. 2개 핵심지구는 기존의 인프라 장점을 이용해 한국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혁신적으로 추진하고, 기존 기업의 전환과 업그레이드를 적극 추진하며, 신규 사업 유치에 힘써 산업단지가 빠르게 자리잡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도록 했다.
현재 옌타이에 등록한 한국계 기업은 현대, 삼성, 대우, 두산, 한화, 포스코 등 한국의 세계 500대 기업을 포함한 3700여 개에 달한다. 실 투자액은 60억 달러로 한국의 대중 투자의 1/12를 차지한다. 2017년 옌타이의 대 한국 수출입액은 88억 달러였다. 한국은 옌타이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수입국, 최대 외자 도입국이 됐다. 옌타이의 개방형 경제에서 ‘한자(韓資) 경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중한FTA의 중한 산업협력단지 설립에 관한 내용에 따라 중국 상무부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중한 산업협력단지 공동 건설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산업단지 건설을 적극 추진했다. 사진/ VCG
중일한 FTA 협상에 긍정적 역할
중일한 3국은 높은 표준의 FTA 체결이라는 목표에 대해 근본적인 이견은 없지만 경제 발전 수준, 산업구조, 경쟁력이 다르기 때문에 높은 표준과 수준의 자유무역 협상은 합의가 쉽지 않다. 중일한 3국은 자동차, 화공, 농업 분야 개방과 무역규칙 설계에서 고려하는 바가 달라 자유무역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한FTA 체결과 발효는 일본에게 일종의 격려가 됐다. 국제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은 경쟁관계가 매우 분명하다. 일본의 대(對)중 수출 상품은 비금속, 전기 기계, 화공 제품이 위주인데 이들 상품은 한국의 대중 수출 주요 상품과 매우 비슷하다. 중한FTA에서 중한 양국은 다수의 제조업 제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철폐했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은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서 자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한국과의 경제·무역 관계 개선을 꾀할 것이다.
이 밖에 중한FTA의 민감한 산업 처리 방식은 중일한 3국 FTA에 유익한 참고사항을 제공했다. 중일한 3국 FTA에서 일본과 한국의 약점은 농산품 개방이다. 일본과 한국은 오랫 동안 자국 농업을 보호하고 보조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에 농산품 분야의 개방과 관세 양허는 비교적 민감한 의제다. 그러나 중한FTA에서 중한 양국은 농산품류 70% 이상에 대해 관세를 양허했다. 이는 일본이 참고할 만하다. 중일한 3국 협력 진행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일한FTA로 한국은 GDP가 2.5-3.1% 증가하고, 중국은 1.1-2.9%가 증가하며, 일본은 0.1-0.5% 성장할 것이다. 또한 중한FTA나 중일FTA 등 양자 무역 협정과 비교하면 중일한 3국 FTA가 3국의 경제 성장에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2018년 9월 14일, ‘2018중한(웨이하이)문화창의산업박람교역회’에 전시된 중국 전통 수공예품
RCEP 협상도 촉진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아세안 10국이 제기해 중국,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10+6)가 참여하도록 한 것으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16국 통합 시장을 구축하는 자유무역협정이다. RCEP는 아세안 국가가 처음 제기하고 아세안이 주도한 지역 경제통합 협력으로 회원국간 상호 시장을 개방하고, 지역 경제를 통합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회원 각국의 경제 수준이 다르고 무역 자유화에 대한 이해가 달라 RCEP 협상은 어려움이 많다. 게다가 RCEP의 중요한 회원국의 자유무역협정이 부족해(예를 들어 중일한FTA) 협상의 어려움을 더했다. 중한FTA가 중일한FTA를 추진할 수 있다면 RCEP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 밖에 중한FTA는 RCEP의 중요 회원국인 중국과 한국의 자유무역을 촉진하고, 아태지역에서 중한 양국의 경제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한FTA의 성공적 시행과 성과는 RCEP 내 다른 회원국이 내부의 양자 자유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중한FTA는 다른 RCEP 회원국에 대해 무역 전이 효과를 내 각 회원국이 RCEP 협상에 박차를 가하도록 할 것이다.
2018년 11월 16일, ‘2018일한(칭다오)수입상품박람회’에서 한국 전통 수공예품이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사진/ VCG
아태지역 자유무역에 긍정적 영향
아태 자유무역지대 구상은 2010년 요코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장관급 회의에서 시작됐다. 이어 2014년 APEC 베이징(北京) 정상회의에서 ‘아태 자유무역지구 로드맵’을 내놨다. 이는 아태 자유무역 과정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뜻한다. 아태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통해 아태 지역내 경제 융합을 심화하고, 개방형 아태 경제를 발전시키며, 아태 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은 각국의 공동 이익과 장기적인 발전에 부합한다. 중한 경제·무역 협력 메커니즘 구축은 아태지역 경제 통합의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다. 중한FTA는 동북아, RCEP 등에 디딤돌이 될 뿐 아니라 아태 자유무역지대 추진의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중한FTA가 가진 높은 표준의 무역 자유화라는 특징은 다른 아태 국가의 자유무역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과 비교했을 때 중한FTA 표준은 개도국이 받아들이기 더 쉽다.
중한 양국은 FTA 2단계 2차 협상을 시작했다. 중한 양국은 협정 초안 문건의 통합과 수정에 박차를 가해 시장 개방의 구체적인 시간과 방식을 심도 있게 토론할 것이다. 중한FTA는 중국의 경제구조 전환과 업그레이드에 도움이 되고, 국제 규칙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경제 체제 개혁을 통해 국제 경제·무역 체계 융합의 발걸음을 빠르게 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은 중한FTA의 기능을 계속 찾아내 뉴 노멀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건강하고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할 것이다.
글|리톈궈(李天國), 선밍후이(沈銘輝), 중국사회과학원 아태 및 글로벌 전략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