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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새로운 봄은 오는가? 황재원 코트라 중국지역 본부장 인터뷰


2024-07-10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황재원 중국지역 본부장 사진/황재원 제공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은 전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지속적으로 외자 유치와 활용에 대한 노력을 증대시켜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와 체계적으로 완비된 산업사슬 및 공급망, 지속적인 경영 환경 개선 등으로 중국내 외국인 투자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외국 투자자들은 드넓은 발전 공간을 확보했다. 동시에 외자 및 외국 기업은 중국 경제사회 발전의 중요한 축이 됐다.


본지는 전면적인 심화 개혁에 대해 다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개최에 맞춰 황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 중국지역 본부장을 만났다. 중국이 전면적으로 개혁 개방을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발전 기회와 도전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황 본부장은 한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 현황과 전망 그리고 이 과정에서 코트라의 역할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대중국 무역 및 투자 구조 재편

코트라는 한국 정부 산하의 무역 투자 촉진 기관으로 한국과 해외 지역 경제·무역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돼 각국 경제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중한 관계 발전에서 코트라가 많은 공헌을 했다고 자평했다. 중한 수교 1년여 전인 1991년 1월, 코트라는 중국 베이징(北京)에 무역대표처를 선제적으로 설립했다. 1992년 공식 수교를 하자 당시 베이징 무역대표처 노재원 수석대표가 한국의 초대 주중 대사로 임명됐다. 이는 코트라가 중한 관계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수교 이후 코트라는 지속적으로 중국 내 사업 네트워크를 확장 및 향상시키고 있다. 현재 타이베이(臺北)와 홍콩을 포함해 21개 지사를 두고 중국 주요 도시를 망라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각 지사를 ‘한국무역관’으로 부른다며, 명칭 그대로 이들의 설립 핵심 목표는 양국의 경제·무역 교류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황 본부장은 “코트라의 주요 업무는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과 제품의 중국 수출품에 대한 원활한 지원”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의 투자 유치 기관인 코트라는 중국 기업들의 대(對)한국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 역할을 맡고 있다. 코트라는 또 한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와 입주, 발전을 장려한다. 이를 위해 코트라는 한국 기업에게 대중국 투자에 필요한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 기업의 투자 대상 발굴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무역 협력은 중한 관계의 ‘밸러스트 스톤(배의 균형을 위해 바닥에 채워 넣은 돌이나 물건)’이다. 수교 이후 양국 정부와 기업의 공동 노력으로 두 나라 경제·무역 협력은 고속 성장을 유지해 왔다. 이는 상호 실질적인 경제 이익을 가져다줬을 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의 안정과 발전에도 단단한 기반을 마련해줬다. 여기서 코트라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24일, 지린(吉林)성 창춘의 코트라 한국무역관은 창춘시 인민정부, 공업과정보화국(工業和資訊化局), 외사판공실과 공동으로 ‘한-중(창춘) 차세대 모빌리티 협력 플라자’를 개최하고 관련 분야 긴밀한 협력과 기술 교류를 촉진 논의했다.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김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재원 제공


그러나 전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복잡·다변화 등 요인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이를 두 가지 측면으로 분석했다. “첫째로 ‘무역 분야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한중 수교 이후 한국은 늘 대중국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수십 년 동안 성진화(城鎮化, 도시화)를 추진해 각종 산업에 설비, 자재, 부품 등 수요가 커 많은 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했다. 그러나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한국을 추월한 기업이 많아졌다. 이런 변화는 중국의 대한국 수입 수요의 감소를 뜻한다. 그 결과 2023년 한국의 대중국 무역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은 이 상황을 매주 중시하고 있으며 향후 대중국 무역을 전통적인 산업 제품인 부품이나 기계 설비 등에만 의존한다면 장기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화장품과 의류, 식품 등 소비재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고 서비스 무역 분야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것은 한중 경제·무역 관계에서 첫 번째 중요한 조정이자 핵심적 변화”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투자 분야의 변화’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 전략이 변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중국에서 발전하는 한국 기업들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중국을 생산기지로 삼는 기업과 소비시장으로 삼는 기업이다. 이들 한국 기업은 대중국 투자 전략이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중국을 생산기지로 삼는 일부 한국 기업은 생산 원가가 상승하자 공장을 동남아나 인도 등지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반면 중국의 소비시장에 주목한 한국 기업은 대중국 투자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일부 한국 자본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전히 중국은 생산기지로서 강점이 커 한국 기업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황 본부장은 삼성전자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에 세계 최대 휴대전화 생산 공장을 보유했다. 누적 10억 대가 넘는 휴대전화를 생산해 수많은 한국 협력사가 이곳으로 입주했다. 2019년 삼성전자가 베트남 하노이로 생산라인 이전을 결정하자 당시 많은 사람이 ‘협력사들도 삼성을 따라 베트남으로 이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로는 광둥성 잔류를 선택한 기업이 많았다. 이들 기업은 베트남 현지 생산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못한 만큼 협력사들이 공급망 전체의 안정성을 위해 남아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국은 이런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2 11 6, 5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자동차 전시구역에 마련된 현대모비스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EV 섀시모듈배터리 일체형 플랫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XINHUA 


결코 놓칠 수 없는 ‘중국 시장’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중국 본토 기업 간 경쟁이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때 휴대전화가 불티나게 팔렸지만 지금은 입지가 줄었다. 한국의 중요한 수출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역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0%에서 2022년 약 1.6%로 하락했다. 이러한 사례는 중국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변했고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 우위가 감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에게 중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 정부는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확대하고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며 “코트라도 함께 발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이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톈진(天津)은 항공산업이 매우 강하다. 유럽에 기반을 둔 에어버스의 조립공장도 톈진에 있다. 톈진 한국무역관은 현지 항공기업과의 협력 공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두텁기로 유명한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도 한국무역관이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기업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의 각 도시는 우세 산업을 집중 발전시키고 있다. 코트라는 현재 중국 전역에 설립된 한국무역관을 통해 지역 우세 산업 관련 한중 협력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최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등 발전 잠재력에 한국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할 규모는 형성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이들 도시에서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2023 12 19, 중한 양국은 중국 웨이하이(威海)-인천  복합운송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사진은 시범사업에 투입된  번째 완성차 화물차량이 한국에서 중국 산둥(山東) 웨이하이항에 도착해 입국하려는 화물차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XINHUA


첫 걸음은 성공에 대한 확신

인터뷰에서 황 본부장은 한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 열정을 재점화하고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비록 삼성과 현대 같은 한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영향력이 약화됐지만, 중국 시장이 매력을 잃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 중의 하나이다. 한국 중소기업에게 중국 투자는 여전히 고려할 만한 선택이다.” 황 본부장은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하고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잠재력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인도나 베트남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의 경제 규모는 중국과 비교할 수 없다. 이들 시장의 흡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규모와 저력은 여전히 거대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는 한국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비교적 높은 인지도와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발전하는데 또 다른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장은 크고 복잡하다. 이것은 중국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이 간과할 수 없는 도전 과제다. 나는 중국에서 수십 년을 생활했지만 중국 시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시장에 진출했다가 대부분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황 본부장은 “한국 기업들이 실력 있는 중국 기업과 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중국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하고 시장 수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글| 왕윈웨(王雲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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