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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표> 누가, 누구의 세계로 뛰어들었는가...얽힌 모순 속 피어나는 공존


2024-06-17      



최근 중국 대륙에서 개봉한 영화 <설표>는 눈 내린 칭장고원(青藏高原)을 배경으로 줄거리가 펼쳐진다. 인간 주거 지역 인근서 활동하며 ‘사고’를 일으킨 설표를 둘러싼 충돌과 화해를 그렸다. 국가 1급 야생 보호 동물인 설표가 한 짱족(藏族) 목축민의 양 우리를 습격해 양 9마리를 물어 죽인 후 갇힌다. 이를 놓고 다양한 신분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설표를 풀어주느냐 마느냐를 놓고 갈등과 분쟁을 벌인다.


이 영화는 짱족 감독인 완마차이단(萬瑪才旦)의 유작으로 이전 작품서부터 보여온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설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주제적으로, 이 영화는 짱족 사회 문화 공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 안에서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 종교적 신념과 현대 문명 등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서사적으로는 다각도적인 전술로 ‘설표 사건’을 전방위적으로 조명한다. 진바(金巴)의 분노, ‘설표 라마’와 아버지의 자비심, 기자들의 방관과 공무원들의 강경함은 이야기의 다양한 입장과 관념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제 전달에 모순적인 긴장감과 변증적인 의미를 더한다. 영상적으로 이 영화는 흑백 화면을 여러 번 등장시켜 차갑고 맑으면서도 명암대비가 주는 깊이감이 인간과 동물이 ‘대화할 수’ 있고, 만물이 ‘서로 통할 수’ 있는 영적인 현실 공간으로 관객을 이끈다. 이것이 바로 짱족 문화·정신 세계의 표현이고, 생명을 대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영화는 ‘완마차이단 표’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영화 시퀀스에 대해 새로운 돌파를 시도했다. 저예산 예술 영화임에도 이 영화는 CG 기술로 설표를 생생하게 표현해 예술 영화의 탐구와 산업화된 제작 기법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이 밖에 완마차이단 감독의 작품이 대부분 여백을 남기며 끝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목축민들이 설표를 놔주고 설표가 사람을 향해 달려가 인간과 따뜻한 교감을 나누며 조화로운 공존으로 끝을 맺는다. 세상의 모든 것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개인이 업장을 없애고 해탈을 얻는 유효한 방법이라는 명징한 지향성을 보여준다.


영화 <설표>는 감독 연출 스타일의 연속과 시청각 언어의 혁신 속에서 넓은 시야와 풍부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다차원적인 미학적 체험과 철학적 사고를 제시한다. 갈수록 상업화되는 환경에서도 <설표>로 대표되는 예술 영화가 불굴의 생명력과 창의력으로 중국 영화 시장의 다양한 측면을 확장하고 전 세계 예술 영화의 탐구에 독특한 중국 관점의 색채를 입혔다.


한편, 지난 해 말 한국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는 <설표>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완마차이단 감독을 기리기 위해 추모전을 개최한 바 있다. 


글|리둬(李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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