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필자가 2006년 중국 윈난농업대학(雲南農業大學)에 재직한 이래로 1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중국의 급속한 발전상을 지켜본 필자는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나는 세상에 살고있다.
가난했었던 중국은 1978년 개혁 개방 이래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룩했으며, 2024년 현재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가진 국가가 됐다. 농업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실시간 통계 웹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s)’에 따르면, 2024년 1월 25일 기준 중국의 인구는 약 14억3천만명으로 인도와 더불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이다. 일련의 정책과 조치를 시행함으로써 중국은 10억명 이상 인구의 식량 안보를 보장했다.
1980년 한국에서 전국적인 냉해로 인해 쌀 수확량이 급감해서 1981년 미국으로부터 시세의 3배 가격으로 5년간 쌀을 수입했으며 이는 식량 안보적 측면에서 뼈아픈 경험이었다. 그러나 세계 잉여 농산물 중 중국 인구가 먹을 정도의 식량의 수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중국 또한 식량안보는 항상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였다. 그래서 중국은 가장 엄격한 경작지 보호 시스템을 구현하고 ‘식량을 땅에 저장하고 기술에 저장하는(藏粮于地、藏糧於技)’ 전략을 실시했다. 중국은 그동안 농업과학 기술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농업생산의 효율성과 품질 향상에 노력하는 등 곡물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현재는 안정된 곡물 공급을 하고 있다. 2023년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의하면 식량 생산량이 6억9541만t으로 작년보다 1.3% 증가해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또 2023년 중국 양식 및 물자저축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100% 이상이고, 곡물 자급률 또한 95% 이상에 달하여 곡물의 기본적 자급과 식량의 절대적 안보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2023년 10월 3일,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 탄청(郯城)현 탄청 가도(街道)에서 한 농민이 수확한 옥수수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사진/VCG
식량 안보는 거대한 인구의 생산 및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빈곤 감소 관리에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그동안 빈곤 퇴치 방면에서도 현저한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은 빈곤 문제를 중시하고 투자를 늘려 빈곤 지역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빈곤 감소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으며 거의 1억명의 빈곤 인구가 성공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났다. 중국은 인구 대국으로서 중국의 식량 안보와 빈곤 감소에 대한 성과는 세계 식량 안보와 빈곤 감소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세계 최대의 농산물 생산국 중 하나이며 중국의 안정적인 곡물 생산량과 품질 향상은 세계 곡물 공급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업 발전의 경험과 성과는 국제 사회에서 널리 인정되고 평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국가에게도 참고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 빈곤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중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1998년 한중 관계가 21세기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했고,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농업 부문에 있어서도 각종 민간단체들을 통한 민간교류와 농업과학기술원을 통한 국가적인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이제 한중 양국 모두 급속한 경제 발전과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농업인구 감소, 도농 소득 격차 확대, 농촌인구의 고령화 등의 공통의 문제점을 겪고 있다. 이들 문제를 먼저 겪은 한국의 경험이 공유될 수 있고, 이들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자동화와 지능화를 이용한 스마트농업에 대한 기술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개혁 개방 초기에는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다가 중국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2010년대에는 서로 경쟁관계의 경제구조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2024년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는 서로 상생의 경제협력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 2024년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1인당 GDP가 1만3156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의 1인당 GDP가 1만달러였을 때를 회상해 보면, 의료와 미용,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 식품에 대한 폭발적 수요가 있었다. 또한 세계적인 팬더믹을 격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생명과 건강이라는 단어가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이 이점을 눈 여겨 보고 관련 분야의 발전 기회를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글 | 이동선(한국), 윈난농업대학 특임교수, 박사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