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2022년 7월 21일, 칭하이성 궈러 짱족자치주 다르현 황허 습지 노을 풍경 사진/VCG
봄날의 중국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숲을 ‘지구의 폐’라고 한다면 초원은 ‘지구의 피부’다.
중국은 초원 자원 대국이다. 2021년 발표된 제3차 전국 국토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의 초원 면적은 26만ha 이상으로 나타났다. 근 10년간 중국은 생태 보호 복원 중대 공정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국토 녹화와 초원 생태의 지속적인 회복을 과학적으로 추진했다.
흑토 벌판에서 양질의 목초지로 ‘변신’
“나는 초원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초원을 지키며 흑토 벌판을 푸르게 만들 것이다.” 칭하이(青海)성 궈뤄(果洛) 짱(藏)족 자치주 다르(達日)현 워싸이(窩賽)향의 초원 관리원 사췬(沙群)의 말이다. 그는 날이 밝기가 무섭게 문을 나서 하루 순찰을 시작했다.
평균 해발 4200m인 다르현은 황허(黃河) 발원지의 중요한 수원 저장고다. 과거 과도한 방목과 기후 변화 등 여러 이유로 이 아름다운 고랭지가 흑갈색 반점처럼 맨땅이 노출되는 ‘흑토 벌판’으로 바뀌었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다르현은 생태 관리와 보호를 첫 번째 과제로 삼고 초원 생태 복원 행동을 적극 진행했다.
“보세요, 예전에는 산비탈에 온통 쥐구멍이었고 모래땅이 될 뻔했는데 지금은 풀들이 잘 자라고 있어 얼마나 좋아요.” 사췬 초원 관리원은 주변의 녹색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2017년 다르현은 퇴화 초원 종합 관리 시험지구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과학연구팀의 기술 지도 아래 다르현은 흑토 벌판 관리의 다르 경험을 찾아내 전국 고랭지 습지 복원 관리 작업에 샘플을 제공했다.
우수한 향토 풀 품종을 선정하고 여러 품종을 결합해 식수 식생의 안정성을 높였다. 혼합 파종, 배합 비료 등 기술을 종합적으로 응용한 흑토 벌판 관리 등 효과적인 조치를 통해 퇴화된 초원이 과거의 울창함을 점차 회복했다.
“이것은 부직포의 일종으로 토양을 보온 보습해주고 모종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한다. 싹이 트고 자라면 부직포가 서서히 풍화된다.” 허원징(賀文靖) 다르현 자연자원 및 임업초원국 부국장은 산비탈을 덮고 있는 녹색 막을 가리키며 이렇게 설명했다. 부직포 관리 방식 덕분에 목초의 활착율이 3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2023년 7월 말 기준, 다르현은 흑토 벌판 246.03만무(亩, 1무는 약 666.67m²)를 관리했고, 목초의 평균 높이가 30cm 이상이었으며, 자연 초원 1무 당 평균 213kg의 풀을 생산했다. 과거의 흑토 벌판이 지금은 초록 융단처럼 변했고 생명이 자라는 소리가 초원에 울려 퍼졌다.
초원 녹화와 목축농가의 소득 증대 ‘윈윈’
매년 5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 위치한 퉁랴오(通遼)시 자루터(扎鲁特)기의 아르쿤더우렁(阿日昆都楞)초원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된다. 초원에 신록이 끝없이 펼쳐지고 가끔 작은 야생동물도 나타난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곳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생태 보호 관념이 희박했다. 사람들은 소와 양을 많이 키울 수록 돈을 많이 버는 줄 알았다. 목초지가 그렇게 많은 소와 양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풀이 안 자라니 소와 양이 배불리 먹지 못했고 목축으로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과거 목축을 했던 우윈아오르거러(烏雲敖日格樂)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오랫동안 수용 능력을 초과한 방목으로 초원이 빠르게 퇴화됐고 하류가 단절됐으며, 방목 수입이 해마다 줄어드는 심각한 상황이 됐다. 그러자 자루터기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태 이주와 이사 전략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2013년 아르쿤더우렁진은 ‘생태 이주’ 공정을 시작하고 11개 자연촌의 789가구 2116명을 이주시키고 80만무의 무인 무가축 지역과 360만무의 집중 연결 생태 기능구를 건설했다.
다년간의 방목 및 개간 금지와 자연적인 회복을 거친 아르쿤더우렁초원은 ‘변신’에 성공했다. 말라버린 하천에 다시 물이 흘렀고 목초의 성장세가 해가 다르게 좋아졌다. 고라니와 여우 등 동물 10여 종과 쇠재두루미, 초원수리 등 조류 20종이 초원에 다시 나타났다.
생태 이주 이후 우윈아오르거러 가족도 도시로 이주했고, 그는 현지 관리소의 관리원이 됐다. “지금은 일이 있고 도시에 집도 있어 거주 환경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차도 샀다. 이런 변화는 예전에 생각도 못한 일이다.” 우윈아오르거러 관리원이 웃으며 말했다.
농민과 목축민의 초원 보호 적극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2011년부터 중국은 네이멍구, 시짱(西藏), 신장(新疆) 등 13개 주요 초원 목축지에서 초원 생태 보호 보조 장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목축민의 초원 방목 금지, 초원과 가축 균형 조치 시행자에게 일정한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기존 초원 분야에서 투자 규모가 가장 크고 커버 면적이 가장 넓으며 농민과 목축민이 가장 직접적인 수익을 얻는 정책이다.
2021년 발표된 <국무원 판공청 초원 보호 복원 강화에 관한 약간 의견(國務院辦公室有關加強草原保護修復的若干意見)>에서는 중국의 초원 보호 복원의 단계적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까지 초원 종합 식생 커버율을 57% 내외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2035년까지 초원 종합 식생 커버율을 60%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앞으로 초원에서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고, 바람이 풀을 스치고 지나가면 한가롭게 거니는 소와 양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리자치(李家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