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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띠 문화


2023-01-20      



어느덧 또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설맞이 상품이 가득해 사람들이 무엇을 고를지 애를 먹을 정도다. 2023년은 음력으로 토끼의 해라서 토끼를 테마로 한 상품들이 특히 많다. 그래서 쇼핑하러 온 사람들로 하여금 새해에는 토끼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순간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기대를 갖게 한다.


12지(支) 문화는 유라시아 대륙에 널리 퍼져 있다. 동아시아의 중일한 3국은 물론 북쪽의 러시아에도 띠로 나이를 세는 풍습이 있다. 하지만 각 나라의 12지 선택은 각자의 문화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의 12지는 ‘12지지(十二地支)’의 화신으로, 고대 역법에 기원을 두고 있다. 후에 외래의 불교, 본토의 도교 등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오늘의 모습을 형성했다. 12지에는 그 자체로 수천 년 동안의 시간에 대한 감명, 자연에 대한 이해, 삶에 대한 기대가 응축돼 있다.


한국의 띠 문화는 중국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고고학 및 문헌학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12지 문화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반도(한반도)에 전해졌다. 특히 사주명리, 풍수지리 등에서 한국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면, 잘 알려진 민요 <아리랑>에는 <열두 아리랑 고개>의 판본이 있다. ‘12’가 ‘윤회’라는 개념 역시 12지의 대중화를 통해 민족의 저변 의식에 스며들었다.

  

한국 친구를 처음 사귈 때는 항상 나이를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같은 음력 해에 태어난 사람을 ‘동갑(同甲)’이라고 부르는데, 구어체에서도 흔히 ‘같은 띠’라는 말을 사용한다. 동갑내기 친구들은 개월 수가 크게 차이 나더라도 존댓말을 쓸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같은 띠이기 때문에 성격과 운명을 같이한다고 믿으며 깊은 친밀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인 개개인의 인생 대사 중 하나인 환갑 역시 61갑자의 시간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국인들은 두 사람이 배필로 잘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궁합(宮合)’에도 열광한다. 그중 띠에 따라 궁합을 보는 ‘띠별 궁합’이 있는데, 이를테면 호랑이띠 남성은 뱀띠 여성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며, 중국의 민간신앙과 이곡동공(異曲同工)의 묘미를 가지고 있다.


띠가 과연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까? 당대 한국에는 ‘58년 개띠’라는 특이한 세대가 있다. 1958년 출생한 개띠인 사람들이다. 6.25전쟁 이후 첫 ‘베이비붐’의 ‘산물’인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밑바닥에서 출발한 한국 경제와 호흡을 같이해왔으며, 어느덧 환갑을 넘겼다. 이들은 고난을 겪으면서 빛을 발했고, 현재 한국 각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부분 이 세대이다. 개는 영리하고 충성스러우며 활력이 넘치고 힘든 일을 견디며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한다. 바로 이들의 성격을 묘사한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띠와 생활이 이렇게 서로 어우러진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해마다 띠가 하나씩 있는데, 이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삶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다. 이 해에 태어난 사람들도 이러한 축복을 가지고 태어나 자신만의 ‘1갑자’ 인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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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토끼 해, ‘兔(突)然發財’를 기원하며

중국에서는 상대방의 나이가 궁금할 때 대놓고 몇 살이냐고 묻기보다는 띠를 물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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