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빈들이 단상에 올라 함께 개막식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 인민중국 제공

2020년 7월 22일 오후, 중일한 3국의 여러 기관 대표들이 베이징(北京) 중국외문국에 모여 2020 ‘오공배(悟空杯)’ 중일한 청소년 만화대회 개막을 선언했다. ‘오공배’ 중일한 청소년 만화대회의 키워드는 ‘가운(駕雲)’·‘만유(漫遊)’·‘축몽(逐夢)’으로 3국의 참가자가 자유롭게 창작하고 만화의 꿈과 교류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는 기대를 담고있다. ‘가운’은 ‘오공배’ 중일한 청소년 만화대회가 한 차원 높은 단계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뜻하고 ‘만유’는 대회가 3국의 청소년들이 만화 세계에서 마음껏 창작 여행을 하는 것이며 ‘축몽’은 인문 교류로 동아시아 미래의 꿈과 비전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귀빈들이 함께 마스코트 ‘오공’의 베일을 벗기고 있다. 사진/ 인민중국 제공

만화로 세대의 우호적 바통을 전달하다

2019년 12월 리커창(李克強)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제8차 중일한 3국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긴밀한 인문 교류로 우호의 유대를 공고히 하자”고 제안했다. 리커창 총리는 “만화예술은 3국 청소년에게 매우 사랑받는 장르다. 중국은 내년 제1회 ‘오공배’ 중일한 청소년 만화대회를 개최해 3국의 예술 교류를 촉진하고 청소년 간의 우의를 증진해 세대의 우호적인 바통을 대대로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의 제안은 중일한 3국의 인문 교류 기관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이후 6개월 동안 대회 조직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각종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번 ‘오공배’ 중일한 청소년 만화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전세계 10여 개 국가의 유명 만화가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주제로 창작한 만화 작품이 전시됐다. 동시에 한일 양국의 협력기관 대표와 평가위원회 대표들이 화상 연결을 통해 개막식에 참가해 축사를 했다.

이번 대회는 중일한 3국 청소년 만화 애호가를 대상으로 만화 작품을 공모해 잠재력 있는 만화 작가를 발굴하고 만화라는 젊고 트렌디한 문화 요소를 통해 중일한 3국의 문화적 매력을 발산하는 동시에 3국 청소년의 상호 이해와 우호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는 18세 이하와 18세 이상 경쟁부분으로 나뉘며 각각 ‘장편, 단편, 카툰’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3개 분야의 ‘오공배’ 수상자에게는 각각 6만 위안(약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9개 종목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1만 위안의 상금이 마련돼 있다. 대회 주관측으로 중국 인기 애니메이션 공유 사이트인 비리비리(哔哩哔哩),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거두 가도카와 픽처스(Kadokawa Pictures), 중한 양국의 만화 창작과 작품 인큐베이팅 기업 싱지후위(星際互娛, IIE STAR GROUP)가 참여했다.

중국외문국 개막식 현장 사진/ 인민중국 제공

‘오공배’, 3국 협력 아이디어를 부여하다

개막식 현장에서 대회 마스코트인 ‘오공’의 이미지가 공개됐다. ‘오공’의 얼굴 디자인은 중국 경극 검보(臉譜)의 예술 풍격을 차용해 홍(紅), 황(黃), 남(藍), 백(白), 흑(黑)의 5가지 색깔로 표현해3국 국기 색채의 요소를 응집하면서 동양 문화의 가치관과 철학을 구현했다. 홍색은 용감함을, 남색은 성실함을, 황색은 지혜를, 흑색과 백색은 대립 통일의 변증 사상을 각각 대표한다. 이 또한 손오공 인격의 5대 기본 요소를 구성하며 3국 청소년이 동양 문화의 자양분을 흡수해 건강하게 성장하고 교류와 융합을 바라는 대회의 기대가 담겨있다. 이 밖에 ‘오공’의 머리에 머리띠인 ‘금고(金箍)’가 없는 것도 3국 청소년이 생각의 제한을 뛰어넘어 자유로운 창작을 하라는 기대를 상징한다.

한일 경쟁부문 주최측과 지원기관, 전문가 심사위원 대표가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사진/ 인민중국 제공

개막식 현장에서 대회 주관측 대표이자 중국외문국 부국장, 총편집장인 가오안밍(高岸明)은 손오공이 주인공인 ‘서유기’는 중국의 4대 명저 중 하나이자 동아시아 공동의 문화 유산이라고 말했다. 중국 고전문학의 대표적인 이미지이자 지혜와 용맹을 갖춘 자유로운 손오공도 요즘 유행하는 모습으로 변신해 중일한 3국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다. 때문에 대회명을 ‘오공배’라고 한 것도 한국과 일본측은 높이 평가했다.

개막식에서 중일한 3국 청년 만화가들이 대회를 위해 창작한 합동 방역 주제의 만화를 전시했다. 사진/ 인민중국 제공

그는 “대회 참가자들이 손오공에게서 영감을 얻어 3국 문화의 매력과 동아시아 문명 정신을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을 많이 창작하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만화를 사랑하는 3국의 청소년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고 3국 인문 교류 협력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창조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쉐젠(薛劍) 중국 외교부 아시아사(司) 부사장은 만화 예술은 중일한 3국에서 모두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만 3억명의 만화 소비자가 있다. 3국 청소년이 대회에서 우정을 나누고 중일한 3국의 우호 협력의 이야기를 그려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청년 만화가가 대회를 위해 창작한 합동 방역 주제의 만화 작품 사진/ 인민중국 제공

한국 청년 만화가가 대회를 위해 창작한 합동 방역 주제의 만화 작품 사진/ 인민중국 제공

일본 청년 만화가가 대회를 위해 창작한 합동 방역 주제의 만화 작품 사진/ 인민중국 제공

김만수 주중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관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면 접촉에서 비대면 접촉으로, 문화 분야도 간접 참여와 온라인 감상 시대로 진입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번 ‘오공배’ 중일한 청소년 만화대회 기획과 추진은 시기에 딱 알맞은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후지오카 켄이치(藤岡謙一) 주중 일본대사관 뉴스문화센터 참사관은 “대회를 통해 중일한 청소년의 우호적인 왕래가 촉진되고 인문 교류가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측 후원기관 대표이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 신종철, 한국측 전문가 평가위원회 대표이자 만화 <풀하우스>의 작가 원수연, 한국측 전문가 평가위원회 대표이자 상명대학교 교수 고경일 등 한일 양국 협력기관 대표와 평가위원회 대표들은 화상 연결을 통해 개막식 축사를 하면서 대회 개막을 축하했다. 이들은 “중일한 청소년이 창작한 만화 작품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식 현장에 중국·일본·한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전세계10여 개국 유명 만화가들의 합동 방역을 주제로 한 만화 작품이 전시됐다. 사진/ 인민중국 제공

왕중이(王衆一) 인민중국 잡지사 총편집장은 “대회 원칙상 주제는 자유지만 올해는 코로나19를 고려해 ‘상호 협력의 이웃의 정’이라는 특별 주제를 마련했다. 3국의 참가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전세계에 중일한 3국의 상호 협력과 코로나19 공동 대응의 협조 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