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둥성이 중앙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찍은 기념사진 사진/왕둥성 본인 제공
교육 사업에 있어 ‘평생교육’ 혹은 ‘계속 교육’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는 학교 교육과 학력 보충 교육, 성인 교육, 직업 교육, 문화·예술 교육 및 시민 교육 등이 포함된다. 현재 평생교육 사업은 중국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학습형 사회의 구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생교육 사업의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 있어 한국의 평생교육 발전 모델은 긍정적인 귀감이다. 그 외에도 근래 중한 양국의 문화, 경제, 무역 등의 교류가 긴밀해짐에 따라 양국 국민의 왕래에 더욱 폭넓은 기반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양국이 평생교육에 있어 교류 협력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가 현실적인 과제가 되었다.
중한 평생교육 국제협력의 기초
중한 양국은 이웃나라로서 오랫동안 우호적인 교류를 해왔다. 일찍이 당나라 시대에 많은 조선반도(한반도)의 학자들과 사신들이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長安)과 낙양(洛陽)에 와서 중국 문화를 공부했고, 어떤 이들은 중국 조정의 관리가 되기도 했다. 그들은 귀국하면서 화하(華夏)문화를 조선반도로 가져와 조선반도의 정치·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양국의 문화·사상 교류는 끊이지 않았으며, 유무상통(有無相通)했다. 송·명나라 시대의 주자학과 양명학이 조선반도 사상계에서 명성이 높았는데, 퇴계 이황은 주자학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오랜 역사·문화의 교류는 두 나라가 자연적으로 비슷한 문화적 유전자를 갖게 했다. 2014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서울대 초청 강연에서 “중한 양국 인민은 태생적으로 친근감을 가지고 있으며 1100년 이래 물보다 진한 피 같은 우의를 형성했다”라고 언급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한국 방문에 대해 “마치 친척집을 방문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017년 방중 기간 베이징(北京)대학 초청 강연에서 “중국에는 ‘가까운 이웃이 먼 사촌보다 낫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한중 양국은 문화·정서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며, 공통된 기억과 우정을 가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중한 양국의 문화·역사의 뿌리는 양국의 평생교육 국제협력을 위한 인문적 토대를 마련했다.
중한 수교 이후 양국의 인문 교류는 나날이 밀접해졌다. 중한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 ‘정치 관계’가 연못의 ‘물고기’라면 ‘인문교류’는 연못의 ‘물’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2019년 1월, 양국 인적교류는 1992년 13만명에서 803만명으로 약 62배 증가했다. 중국과 한국은 서로 상대방의 최대 유학생 유치국으로, 현재 6만8000명의 중국 유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중국에는 7만3000명의 한국 유학생이 있다.
한국의 드라마·영화는 많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중국 방송에서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양국의 싱크탱크 교류 역시 매우 활발하다. 현재 한국의 거의 모든 유명 싱크탱크가 중국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와 연계를 맺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공자학원이 가장 많은 나라로, 현재 중국문화센터(주한중국문화원)가 한국의 10여 개 대학에 공자학원을 잇따라 설립하며 중국어 학습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양국의 평생교육 국제협력을 위해 다리를 놓아 길을 닦고 통로를 넓히고 있다.
양국 수교 이후 경제무역의 발전은 문화교류의 건실한 기초를 다졌다. 중한 수교 이래 양국의 상호간 경제무역 총액은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무역 파트너다. 중한 FTA는 2015년 11월 30일 발효됐고 양국은 전방위적으로 폭넓은 분야에서 시장을 개방했다. 중한 FTA가 시행된 이래, 양측은 이미 네 차례의 관세 인하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현재 무관세 제품이 무역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미 중국과 한국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와 같은 무역경제 교류는 인적자원에 대한 새로운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한국기업들의 중국 특파원 및 직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필요로 하며, 직원들은 중국의 풍습과 지방법규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양국은 평생교육에 있어 협력의 여지가 많다. 경제무역의 긴밀한 왕래는 양국의 평생교육 국제협력을 위한 경제적 통로를 닦아 주었다.
신중국의 평생교육 사업은, 1950년대 이래의 성인 고등 교육 체제를 계승하고 있다. 1950년대 초 일부 대학교에서 한수(函授, 재직교육)교육을 실시한 후, 중국은 잇달아 라디오·텔레비전 교육, 독학 시험과 인터넷 교육을 개설했다. 다년간, 성인 고등 교육은 학력 교육의 보충부분으로서 신중국 건설에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평생교육 사업은 더욱 발전했다. 1993년 발표한 <중국교육개혁·발전개요(中國教育改革和發展綱要)>에서 정식으로 ‘평생교육’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1995년 <중화인민공화국교육법(中華人民共和國教育法)>에서는 ‘각급, 각계 교육이 조화롭게 발전하도록 촉진하여 평생교육 체계를 수립하고 보완한다’는 말이 등장하며 처음으로 교육법에서 평생교육의 지위를 확립했다. 1998년 < 21세기를 위한 교육진흥 행동계획(面向21世紀教育振興行動計劃)>에서 처음으로 평생교육 발전의 목표와 계획표를 제시했고, 이에 따라 <중화인민공화국국무원의 교육 개혁의 심화, 소질 교육 전면 추진에 관한 결정(中共中央國務院關於深化教育改革全面推進素質教育的決定)>에서 처음으로 평생교육의 내실에 대해 비교적 포괄적으로 밝혔다. 2004년 교육부에서 <평생 학습법(終身學習法)> 초안을 제정하여 입법 작업 계획에 포함시켰다. 2006년 평생학습법 타당성 검토를 기본으로 하고 주체적 틀을 제시한다는 전제 아래, 전문가들이 평생학습법 초안을 작성했다. 2010년 <국가 중장기 교육개혁과 발전계획 요강 2010-2020(國家中長期教育改革和發展規劃綱要(2010-2020年)>을 발표하며 ‘유연하고 개방적인 평생교육 시스템 구축’과 ‘평생학습 입체 교차로 구축’의 발전전략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의 평생교육 사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발전 여지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의 평생교육이 중국에 주는 시사점
중국에게 있어 한국의 평생교육 사업은 긍정적인 귀감이다. 1992년, 한국은 정식으로 <평생교육법>을 발표해 정부의 입법을 거쳐 입법 목적과 원칙, 중앙 및 지방 정부의 평생교육 관리와 재정적 지원, 인적 자원 구축, 평생교육의 주요 시설 및 세부 관리와 상벌 방법을 명시했다.
2000년, 4년간의 검토를 거쳐 한국은 최종적으로 <사회교육법>을 <평생교육법>으로 수정했다. 이번 수정에서 정부·학교·사회단체의 ‘평생교육’ 보급을 위한 역할과 구체적 업무는 이전보다 훨씬 세밀하게 명시됐다. 한국의 사회 분업에 대한 명확하고 세밀한 접근이 평생교육 보급에 대한 각계의 강력한 지지와 폭넓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면 현재 중국의 평생교육의 혁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평생교육 발전 과정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모두 전문적인 양성 기관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평생교육 시설과 기관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유형도 다양해 교육 목표, 교육 수요에 따라 각기 다른 교육 기관들이 마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지역 학원·캠퍼스, 성인 학교, 기업 대학, 사교육 기관 등이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 부문에 있어 중국 역시 개선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2011년부터 중국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국가급 전문기술자 평생교육 기지 건설을 적극 추진해 대학교, 과학연구원, 대기업 등 기존 교육기관에 의탁해 국가급 전문기술자 교육 기지 200곳을 분할 건설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재정적으로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양한 형태와 여러 부류의 성인 교육과 평생교육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정 숫자의 교육기관을 확보하는 것 외에 전문 교육기관의 건설에 있어서도 아직은 기존 자원에 의존해 각종 교육시설 건설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훈련장 설비와 하드웨어 시설을 지속적으로 완비함으로써 다양한 전문 인력의 평생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필요한 교육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중한 양국의 평생교육 사업 협력
평생교육 국제 협력은 사실상 평생교육의 국제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이며 교육 국제화는 교육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평생교육 국제협력은 중국과 외국 대학의 교육자원을 활용해 교육자원의 상호보완 및 공유를 실시하는 교육모델이다. 한 나라의 교육 개방성 차원에서 보면, 평생교육 국제화는 평생교육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국제 학술 교류를 강화하고 유학생 파견과 접수를 늘리고 협력 연구와 공동 설립을 추진하는 추세를 가리킨다. 평생교육 국제협력 모델은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 교육 제도, 그리고 수업 방식을 충분히 고려하고, 그 기초 위에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채널, 다양한 플랫폼의 전방위적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첫 번째 국제협력 모델: 한국에 설립한 공자학원 플랫폼을 이용해 평생교육원은 학사 학위 과정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공자학원은 중국국가한판(中國國家漢辦)이 국내외 대학 및 교육기관들과 협력해 설립한 중국어 교육기관이다. 중국 문화를 알리고 상호 신뢰와 이해를 넓히고 문화 교류를 촉진하며, 나아가 다른 나라와의 우호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다. 중국이 세계 최초로 설립한 공자학원은 서울 공자학원으로 1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23개의 공자학원과 5개의 공자학당이 있다. 이미 한국의 100여 개 대학에 중국어 학과를 개설했으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한국인의 중국어 학습자 수가 20만명에 달하고, HSK(중국한어수평고시) 시험도 점점 더 많은 한국 기업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 대학에 개설한 공자학원 플랫폼을 이용하면 한국 학생들이 중국어를 배우는 동시에 공자학원을 통해 중국의 평생교육원에서 학사 학위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중국어도 배우고 중국 평생교육원에서 학위도 신청할 수 있어 한국 학생들은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중국 대학의 평생교육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일부 한국 대학생들은 이미 이 플랫폼을 통해 졸업할 때 자국의 대학과 중국 대학 평생교육원의 학위와 졸업장을 받아 ‘출국 없는 유학’을 수월하게 실현했다. 학생들이 국외 대학의 졸업 증서를 하나 더 받게 되면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해 해외 유학 직통 통로도 개설했다. 이러한 협력 모델은 학생들의 외국어 활용 실력을 크게 향상시켜 학생들의 향후 구직과 발전을 위한 좋은 외국어 기반을 닦아 준다.
두 번째 국제협력 모델: 양국은 상대 대학에서 선택 과목으로 이수한 대학 과정 협력 프로그램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협력 방식은 바로 중국 대학의 평생교육원이 이미 한국에 개설한 공자학원과의 협력을 기초로 하고 있다. 양측은 과정 선택 및 논문 평가와 관련해 협력하고 상대 학교 학생들의 해외 학습 성적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 2년, 중국에서 2년 공부하거나 한국에서 3년, 중국에서 1년간 공부해 동시에 두 학교의 졸업장과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협력 모델을 2+2라고 약칭한다. 이러한 형태의 협력은 국내에서 2년간 학부생으로 공부한 후 학점에 맞춰 해외 협력 대학에서 학부생으로 이어서 2, 3년간 공부하는 것이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협력 대학의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이 협력 모델은 두 가지 이점이 두드러진다. 첫째, 앞서 국내에서 재학하는 동안의 학점을 해외 대학에서 인정하므로 학생들의 유학 비용이 절감된다. 둘째, 이 협력 모델은 평생교육 학생들의 제1 학력 문제를 해결한다. 많은 학생들이 가오카오(高考,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중국내 명문 대학에 진학할 수 없을 때 이러한 유학 모델을 통해 해외의 명문 대학에 입학해 학위를 받게 되면, 유학 후 귀국해 취업을 하든 해외에서 취업을 하든 모두 학생들에게 훌륭한 기틀이 마련되는 것이다.
세 번째 국제협력 모델: 평생교육 학부에 이은 석사 과정
이 프로그램은 양국의 학부 졸업생이 상대 나라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수 있게 해준다. 한국직업대학 졸업생들은 중국 평생교육원에서 재직 대학원생으로, 중국의 평생교육원 학부 졸업생은 한국 대학에서 계속 대학원생 생활을 하거나 재직 대학원생으로 재학할 수 있다. 중국 평생교육원 학부 졸업생은 한국의 대학에서 대응하는 전공의 대학원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교환 프로그램은 졸업생의 대학원 진학 결정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유학 기간을 줄여주는 동시에 경제적 부담도 경감하고 최종학력 문제도 해결해 준다. 이 유학 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국내의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 이 프로그램으로 해외의 비교적 유명한 명문 협력 대학에서 대학원생으로 진학할 수 있어 졸업 후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일부 우수한 학생들은 해외 명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학업을 마친 뒤 국내 대학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 국제협력 모델: 양측은 각 나라에 있는 다국적 기업의 직원들을 위해 단기 기술능력 교육과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한 양국 경제·무역 교류가 밀접한 만큼 서로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많아 양측이 협력하여 직원들을 교육시킬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단기 교육 위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국내 대학에서 부분 언어 학습 과정을 배우면서 기술 훈련 과정에 참가하고 있다. 교육이 끝나면 해외 수강생을 위해 관련 교육 수료증을 수여한다. 이 같은 협력 모델은 국내 대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줄 뿐 아니라 국내 관련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국제협력 모델은 현재 중국 내 평생교육의 주요 협력 모델이다. 국제협력을 통해 평생교육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키고 취업 통로를 넓히고 평생교육 학생들의 약한 경쟁력과 저임금 문제 등과 같은 많은 문제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에 더해 중국 대학 평생교육원의 국제적 명예와 지위를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국제협력 모델이다.
중국과 한국은 다양하고 전방위적인 평생교육 협력으로 평생교육의 가치를 높이고 협력 영역을 보완해 양국 평생교육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 평생교육의 전환 및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는, 한국의 평생교육 이념과 학점 은행제가 우리가 보고 배울 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양국간 평생교육 국제협력은 거대한 공간과 밝은 전망을 가지고 있다.
글|왕둥성(王東勝), 중국 런민(人民)대학 국가발전전략연구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