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5
편집자 주
‘푸바오(福寶) 패밀리, 세상에 없던 판다 팬덤 열풍!’ 푸바오 탄생 이후 판다 가족은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판다에 대한 독자들의 깊은 애정과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월간 <중국>은 ‘니하오(你好), 판다’라는 특별 코너를 새롭게 선보인다. 멸종 위기의 귀여운 친구, 판다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자이언트 판다(이하 판다)의 귀염 뽀짝한 외모 이면에는 골격에서 근육, 감각 기관에 이르기까지 생존을 위한 정교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골격
판다의 골격은 둥글둥글한 외모와 매우 대조적이다. 날카로운 송곳니, 옹골차고 건장한 견갑골과 두꺼운 두개골이 갈색 곰의 골격 구조와 매우 비슷하다. 이런 특징은 식육목(食肉目) 유전자를 잘 드러낸다. 짧고 단단한 골격은 매우 강한 충격을 견딜 수 있게 한다. 또, 척추의 특수한 탄성 구조는 20m 높이의 전나무를 자유자재로 올라갈 수 있게 한다. 친링(秦嶺) 자이언트 판다만의 독특한 짧은 주둥이는 대나무 섬유를 씹기에 적합하게 진화한 ‘도구의 개량’으로 대나무 줄기를 씹는 효율성이 쓰촨(四川) 개체군 대비 18% 향상됐다.
근육
판다는 겉으로 둥글둥글하고 통통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밀한 근육이 형성돼 있다. 먹이의 99%가 열량이 낮은 대나무이기 때문에 대사 시스템이 ‘절전 모드’로 진화됐다. 근섬유 중 지근(느리게 수축하는 근섬유) 비율이 73%에 달해 14시간 내내 씹어도 피로하지 않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숨겨진 폭발력이 순식간에 발휘된다. 뒷다리 근육군에서 0.3초 만에 800N(뉴턴)의 힘이 방출되면서 지면을 차고 시속 40km 속도로 질주할 수 있다. 2019년 쓰촨 탕자허(唐家河) 보호구에서 새끼를 양육하는 어미 판다가 직경 5cm의 대나무 전죽(箭竹)을 손바닥으로 격파한 것이 관찰됐다. 이는 프로 권투선수의 강펀치에 맞먹는 폭발력이다.
감각 시스템
판다의 귀는 단순히 귀엽기만 한 장식이 아니다. 귓바퀴 안 18개의 주름은 자연적인 음파 수집기 역할을 해 200m 밖 구름표범의 발소리도 포착할 수 있다. 검은 귓등은 대나무숲에서 맹수의 눈동자처럼 보이는 ‘위장 효과’를 내어 작은 육식동물의 회피율을 35% 증가시킨다. 판다의 상징인 눈 주위의 다크서클은 ‘천연 고글’ 역할을 한다. 눈 주위의 멜라닌 색소가 설원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을 흡수해 해발 3000m의 서식지에서 일반 곰보다 시력 선명도가 4배 높아진다.
생존 무기
판다의 ‘육지(六指)’ 구조(가짜 엄지손가락)는 진화 역사상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손목뼈에서 특화된 것인데 움켜쥘 수 있는 ‘손가락’으로 형성됐다. 가느다란 대나무 가지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고 고기를 찢을 수 있는 숨겨진 능력도 가지고 있다. 5cm 길이의 갈고리 모양 발톱과 함께 단단하고 질긴 죽순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다. 현대 판다의 어금니는 요철 교합면으로 진화돼 마치 분쇄기가 내장된 맷돌처럼 콘크리트 마냥 단단한 대나무 줄기를 으깨는 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