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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알고 보면 까다로운 라오베이징(老北京) 자장면(炸醬面)


2023-05-26      글|김은지



한국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중국에서는 ‘민이식위천(民以食為天·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이라고 한다. 그만큼 중국에서는 먹는 것을 아주 중요시한다는 말이다. 물론 땅이 넓으니 그만큼 요리 종류도 풍성하고 다채롭다. 하지만, 생각 외로 심지어 한 그릇의 서민적인 자장면에도 정통적인 맛을 상당히 까다롭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베이징(北京)에 온 초기, 베이징 토박이 친구가 이끈 구러우다제(鼓樓大街)에 위치한 라오베이징 자장면은, 전에 한국에서 즐겨먹던 중화요리의 자장면과는 굉장히 달라 신선했다. 오색으로 둥글게 올려진 풍성한 많은 종류의 고명 야채들이 눈에 띄고, 중간에는 한화 500원짜리 3개 크기 정도 뿐인 검붉은 자장 양념이 올려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후후 불어 먹는 따뜻한 음식이 아닌 차가운 음식이었다. 궁금해서 집에 와서 더 찾아보니 베이징을 사랑하는 문학가 루쉰(魯迅)도 소설 ‘번웨(奔月)’에서 “후예(後羿)가 사냥을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부인 상아(嫦娥)가 일년 내내 까마귀고기 자장면 밖에 못 먹는다며 이 때문에 달로 날아갔다”고 썼다. 실제로는 청대 말에야 탄생한 것으로 추측되는 자장면을 재미나게 언급한 것이다. 또한 베이징은 중국 내에서도 워낙 전통적 자부심이 강한 곳인데, 맛있는 라오베이징 자장면이라면 3가지 마지노선이 있다. 집에서 직접 만든 수제 소스와 오이 한 개, 마늘 반쪽과 더불어 고명은 야채 컬러팔레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름 저녁 무렵 베이징의 골목 후퉁(胡同)과 다위안(大院) 입구에는, 할아버지들이 자장면 한사발씩 손에 들고 삼삼오오 앉아 가장 좋아하는 ‘모임’을 했다는데, 오늘은 라오베이징런(老北京人, 토박이 베이징 사람)의 기준에는 미흡할 테지만, 직접 집에서 라오베이징 자장면을 만들어 먹으며 베이징의 정취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재료 준비(3~4인분)

주재료: 수타면 사리 4개


부재료: 돼지 삼겹살 150g, 대파 흰 부분 1/2개, 얇게 썬 생강 5조각, 오이 1개, 당근 1개, 래디시 조금(무로 대체 가능), 콩나물 50g, 풋콩 1다발, 동부 5개(녹두로 대체 가능), 마늘 1쪽(적당량), 황장(黃醬, 대두를 볶아서 발효해 만든 소스에 설탕과 캐러멜 등을 첨가한 중국식 짠맛 된장) 100g, 톈몐장(甜面醬, 밀가루와 소금으로 발효해 만든 카오야 등에 자주 사용되는 단맛이 강한 중국식 검은 장) 50g, 소금,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돼지고기는 네모나게 깍둑으로 썰고, 파와 생강은 곱게 다져둔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 생강, 고기를 넣고 함께 볶는다. 고기 색이 변하고 기름이 나오면 황장을 넣고 계속 볶다가 돼지고기가 완전히 잠기기 직전 높이까지 물을 넣고 황장이 고루 퍼지도록 계속 젓는다.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20분간 끓여준다.


기다리는 동안 풋콩을 삶아 껍질을 벗겨둔다. 당근은 채를 썰고 동부는 마디크기로 썰은 후 이 두 가지를 익혀둔다. 콩나물도 데쳐둔다. 래디시, 오이는 채 썰어 준비해둔다.


돼지고기는 20분간 끓인 후, 톈몐장과 다진 파를 넣은 후(이것이 맛있어지는 비결이다) 고르게 잘 섞어 약한 불에서 10분간 더 끓이면 자장 소스가 완성된다.


면을 삶고, 자장 소스와 고명을 담아내면 완성이다.(여름에는 물에 넣었다가 꺼내면 더 시원하다)

글|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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